지난해 봄, 꿈이자라는뜰 농장에서 키운 오이모종이랍니다. 봄을 기다리는 마음에 넣습니다.


  안녕하세요? 곧 구정이네요. 여기 홍동은 내일까지만 택배를 받는다고 해서 급하게 보냅니다. 명절에 택배가 폭주하여 늦게 받으신 분들도 계실 것 같은데, 사고 없이 잘 배달되었기를 바랍니다.

  이번 편지에는 두 가지 중요한 말씀을 드리려고 해요. 저희 할머니보따리가 2011년 3월에 시작했으니, 어느덧 만2년을 꽉 채우게 되네요. 농사짓는 농산물을 나눠먹자, 할머니들이 소득을 얻을 수 있는 작은 일을 해보자고 시작했는데, 작년 한해는 농사일도 많아지고, 날씨도 좋지 않아 할머니들이 고생을 많이 하셨답니다. 특히 저희 어머님께서 귀농하시기 전에 허리수술을 하셨는데, 겨울 들어서면서 체력의 한계를 많이 느끼시고, 많이 아프셨어요. 그래서 고민을 많이 하다가, 할머니보따리를 그만하기로 결정하게 되었답니다.(털보 문철군은 ‘꿈이자라는뜰’ 일만으로도 벅차기 때문에, 할머니보따리를 위한 농사를 전적으로 짓긴 어려운 상태고요.) 저희 어머님 나이가 일흔둘이시니. 힘드신 게 당연하지요^^ 1년 단위로 보따리식구들을 모집하였으니, 계획한 3월말까지 할머니보따리를 보내려 합니다. 갑자기 그만두게 되어 죄송합니다. 저희도 아쉬움이 많답니다.

1. 도라지 : 날이 풀려서 언 땅이 좀 녹았네요. 할머니들이 며칠간 정성껏 깐 도라지입니다. 할머니들이 도라지 깔 때마다 하시는 말씀, “시장에서 나오는 건 무신 약을 뿌려서 껍질을 까는 것일껴. 손가락 빠지게 누가 껍질 까고 있겄어?” 힘드시면 껍질 채 보내자고 해도, 젊은 사람들이 누가 도라지 껍질까는 방법을 알겠냐며 정성스레 껍질까셨네요. 생으로 고추장에 찍어드셔도 좋고요. 초고구장 양념에 무쳐드셔도 맛있어요. 가래 많고, 목 아플때는 도라지, 생강, 파뿌리 함께 끓여 드셔도 좋지요. 

2. 나*박*김*치 : 명절에 느끼한 음식 드실 때, 요긴하게 먹을 수 있는 나 박 김 치입니다. 저장해 둔 무로 새로 담근 거예요. 입맛대로 익혀드세요.

3. 떡국떡 : 설맞이 떡국떡입니다. 떡국, 떡볶이 만들어 드셔도 좋지요. 

4. 배추 : 땅에 묻어 두었던, 배추 보냅니다.  

5. 당근 : 당근도 땅에 함께 묻어 두었던 것이지요. 설날 잡채나 동그랑땡 만들 때 쓰이겠지요? 

6. 무 : 웰빙무(보라색무) : 요즘 기본 육수 낼때 무를 계속 사용하고 있어요. 몸을 따뜻하게 해주니깐, 겨울철에 많이 드세요. 보라색무는 무생채, 무쌈하실때 쓰면 좋아요. 

7. 식*혜 : 직접 농사지은 쌀과 직접 싹틔운 엿기름으로 만든 식 혜입니다.  

8. 유정란 : 암수가 어울려 살며, 깻묵, 들풀, 청치, 생선 대가리, 조개, 굴 껍질을 먹으며 낳은 건강한 유정란입니다. [일반적으로 말하면, non-GMO먹이를 먹인 방사 유정란]. 

❖ 다음 할머니보따리는 2월 19일(화)에 보내드릴 예정입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올해는 특히 추운 날이 계속되네요. 지하수도 얼고, 배수구도 얼고, 자동차 문짝도 얼고, 길에 눈도 잘 녹지 않네요. 보따리 식구 여러분들도 겨울 보내시느라, 어려움이 많으시죠? 어른들은 추운 날씨가 싫고 어렵지만, 아이들은 추워도 밖에서 눈과 얼음가지고 노느라 정신없네요. 지난 주 어린이집 겨울 방학이었던 여름이는 눈썰매 타는 걸 엄청 기다렸는데, 마침 소복소복 내려 준 눈 덕분에 실컷 눈썰매 탔습니다. 비닐포대에 나뭇잎을 넣어서 폭신하게 눈썰매를 만들었습니다. 차가 다니지 않는 경사진 농로길에서 실컷 눈썰매 탔지요. 눈으로 이글루도 만들겠다고, 집 앞 밭에는 여름이 키보다 더 높게 잔뜩 눈을 쌓아 두었네요. 길게 자란 고드름을 따서 지팡이로 들고 다니며 재밌게 놀기도 하고요.   

 겨울이다보니 할머니보따리에 보낼 수 있는 것이 다양하지 않고 반복되는 것들이 있네요. 반찬도 만들어 보고, 간식꺼리도 고민을 열심히 합니다만 다양하진 않지요? 있는 그대로, 시골의 겨울 밥상이랍니다. 소박해도 맛있게 잘 드셔주시길 부탁드리고, 어떻게 드시고 계신지 블로그에도 종종 소식 전해주세요.  

1. 호박 고지 :  여름에 말려둔 애호박 나물입니다. 물에 불렸다가 삶아둡니다. [국간장, 마늘 넣고 무쳐서 기름 넣고 볶다가 멸치육수 약간 넣고 뚜껑 덮어서 익히고, 파, 깨소금, 들기름 넣고 드세요.] 
2. 동치미무침 : 동치미 무를 갖은 양념으로 무쳐 보냅니다. 조금 짭짜롬합니다. 조금씩 드시고요. 김밥 만들 때, 단무지대신 넣어도 좋습니다.   
3. 삶은 시래기 :  비타민과 철분이 엄청 많아요. [1. 시래기를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서, 국간장, 된장(청국장), 다진 파마늘, 들기름, 국멸치 넣고 볶다가 물을 조금 넣고 푹 끓여 드세요] [2. 시래기밥 - 시래기를 넣고 밥을 하고, 양념장에 비벼 드세요. 3.시래기파스타 : 쫑쫑 썰은 시래기를 올리브기름, 마늘, 파마산 치즈를 넣고 볶아, 삶은 파스타면과 함께 드시면 이태리시골마을 파스타가 완성됩니다.]  
4. 마늘쫑무침 : 지난 여름에 거둬 소금으로 장아찌를 담궜던 마늘쫑을 무쳤습니다. 입맛에 맞으실지?^^
5. 쌈채소 : 풀무학교 전공과정을 졸업한, 청년농부(조대성, 유성환)가 기른 쌈채소입니다. 겨울에 푸른잎 채소가 없어서, 이웃에서 조금 구해와 넣습니다. 
6. 콩나물 : 따뜻한 방에서 날마다 물주며 기른, 검정 쥐눈이콩(서목태)으로 기른 콩나물. 콩나물무침, 콩나물국, 콩나물 돼지고기볶음... 양념간장만 있으면 간편히 먹을 수 있는 콩나물밥도 좋지요. 
7. 식혜 : 농사 지은 쌀과 직접 싹틔운 엿기름으로 만든 식혜입니다.  
8. 유정란 : 암수가 어울려 살며, 깻묵, 들풀, 청치, 생선 대가리, 조개, 굴 껍질을 먹으며 낳은 건강한 유정란입니다. [일반적으로 말하면, non-GMO먹이를 먹인 방사 유정란]. 겨울이라 알을 많이 낳지 않네요. 가능한대로 보냅니다. 

▶▷ 배송이 늦어져서 먹거리가 손상되거나 상했을 경우에는? 
 상자 내부 상태 그대로 사진을 찍어주시고, 저에게 연락주세요. 택배사의 잘못일 경우, 배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불편한 상황이 있을땐 언제라도 연락주세요. 

❖ 다음 할머니보따리는 1월 23일(수)에 보내드릴 예정입니다.  

찐고구마는 따뜻한 이불 속에서 테레비 보면서 먹어야 제 맛! ^^

  지난주 대설을 맞아, 말 그대로 큰 눈이 내렸네요. 4박 5일을 펑펑~훨훨~ 눈이 내렸지요. 아직도 날이 덜 풀려서 지붕 위에는 눈이 그대로 있고, 처마 끝에는 고드름이 주렁주렁 달렸습니다. 하루는 차가 꽁꽁 얼어 시동이 걸리지 않아 애를 먹었고, 다음 날은 지하수가 얼었고, 며칠 뒤에는 엄니댁 부엌 하수구가 얼었네요. 골고루 공사다망했지요? 어른들은 눈이 와서 걱정이 되어도 아이들은 즐겁기만 합니다. 눈밭에 실컷 뛰어다니고, 제일 큰 고드름 따서 놀고, 그야말로 온 세상이 눈썰매장이 되었지요.

  눈이 오니 제대로 겨울이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 밖은 추워도 집 안에선 난로를 피우고, 따뜻한 음식을 해서 먹으니, 더욱 포근하고 따뜻합니다. 이 추운 겨울에 높은 철탑에 매달려 계신 노동자들, 송전탑에 맞서 터전을 지키고 계신 밀양의 할머니들, 온 몸으로 해군기지를 막고 있는 강정의 청년들, 할아버지 신부님들을 생각하니, 참 죄송하고 답답할 따름입니다. 그저 제 일상을 잘 살아내고, 기도하는 것밖에 할 수 있는 것이 없네요. 즐거운 성탄, 동지(21일)를 맞이하시면서, 밥 먹을 때마다, 여전히 추운 겨울을 맞고 있는 이웃을 위한 기도를 함께 드렸으면 좋겠습니다. 모두에게 즐거운 연말, 새해가 되길. 특별히 가난한 이웃들에게!

1. 콩나물 : 찬찬히 잘 골라낸 검정 쥐눈이콩(서목태)으로 일주일 동안 길러낸 콩나물입니다. 콩나물무침, 콩나물국, 콩나물 돼지고기볶음... 양념간장만 있으면 간편히 먹을 수 있는 콩나물밥도 좋지요.
2. 식혜 : 쌀과 직접 싹틔운 엿기름으로 만든 식혜. 설탕은 아주 조금만 넣고, 대신 쌀을 많이 넣어 단맛을 냈어요. 단맛이 덜 하신 분은 설탕을 조금 더 넣어서 드세요.
3. 무섞박지 : 갈무리해 두었던 무로 섞박지(충청도식 큼지막한 깍두기)를 담았어요. 입맛대로 익혀서 드세요. 
4. 조청 : 김정자 아줌니댁에서 직접 고아 만든 정성가득 조청입니다. 엿기름도 직접 싹틔운 것이지요. 발효식품이라 소화도 잘되고 (유기농)쌀로 만들어 영양도 최고지요. 쌀조청은 식혜를 만들어, 조린 것입니다.[조청은 단맛이 필요한 모든 요리에 설탕, 물엿대신 쓸 수 있어요. 멸치볶음, 고기볶음, 초고추장 등 각종 양념장. 가래떡 조청에 찍어먹으면 따봉!] [깨끗한 숟가락을 사용하시고, 꼭 냉장보관]
5. 무 : 저장해 두었던 무 넣어드립니다. 겨울철 뜨끈한 찌게 자주 드실텐데, 요긴한 식재료가 되면 좋겠네요. 
6. 양배추 : 마을에서 유기농 양배추를 구해 넣어드립니다. 양배추찜, 샐러드, 야채볶음 골고루 편하게 드세요.
7. 머위장아찌 : 봄에 담가두었던 머위장아찌입니다. 머위 특유의 냄새가 많이 중화되어, 먹기 좋습니다.
8. 유정란 : 암수가 어울려 살며, 깻묵, 들풀, 청치, 생선 대가리, 조개, 굴 껍질을 먹으며 낳은 건강한 유정란입니다. [일반적으로 말하면, non-GMO먹이를 먹인 방사 유정란]. 겨울이라 알을 많이 낳지 않네요. 가능한대로 보냅니다.


* 다음 할머니보따리는 12월 26일(수)에 보내드릴 예정입니다.  

배추장사 여름군 / 리어카에 배추도 싣고, 여름울도 태우고 / 내년 봄에 꺼내 먹을 당근과 보라색무와 그냥 무


  나무난로의 따스한 온기가 반가운 겨울입니다. 저희는 지난주에 김장을 끝냈네요. 쪽파, 갓, 배추, 무 등을 밭에서 뽑아오는 것부터가 김장의 시작입니다. 배추를 절이다가 좀 모자란다 싶으면, 밭에 가서 무와 배추를 더 가지고 오기도 하지요. 이웃 아주머니들께서 배추 절이고, 배추 속을 넣는 일을 품앗이로 도와주셨답니다. 참으로는 금방 삶아서 내온 돼지고기 수육에 김치속 양념을 얹어 먹었지요. 집 마다 서로 돌아주며 거의 일주일 내내 김장을 했습니다. 
  겨울에 저장해두고 먹고, 할머니보따리에도 보내야 하는 무, 자색무, 당근, 밤 등은 땅에 묻고, 시래기도 정리해서 잘 말리고 있습니다. 하우스에서 말리고 있던 메주콩도 1차로 털었고요. 이제 정선하는 작업이 남았네요. 콩을 잘 골라내면 메주, 청국장도 만들어야지요. 마늘밭, 양파 밭은 볏짚이나 풀, 왕겨로 덮어주어 겨울을 잘 보낼 수 있도록 했고요. 추운 시골집은 겨울을 나기위해 여기저기 손볼 때가 많네요. 바람이 드는 곳은 비닐과 테이프로 막고, 수도꼭지도 얼지 않도록 단단히 싸매야 합니다. 김정자 아줌니께서는 찹쌀한과를 준비하고 계십니다. 마을에 몇몇 어르신이 함께 겨울동안 소일거리로 하시려 한답니다. 작년에 맛을 보신 할머니보따리 가족들도 있을텐데, 원하시면 언제든 귀띔 해주세요. (가격은 아직 미정입니다).

1. 은행 : 집 앞 은행나무에서 은행을 따서, 할머니들이 직접 물에 여러 번 씻으며 외과피(냄새나는 부분)를 깨끗이 제거한 것입니다. 은행은 피를 맑게 하고, 기침, 가래에도 좋다고 합니다. 몸에 좋은 만큼, 많이 먹으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으니, 하루에 5-10알 정도만 드세요. [깨끗이 씻은 우유곽에 은행을 껍질 채 넣고 윗부분을 꾹 눌러서 닫습니다. 튈 수 있으니, 꼭 닫아주세요. 2.은행이 든 우유곽을 전자렌지에 3분 정도 돌리면 탁탁 소리가 나면서 껍질이 터지고 맛있게 먹을 수 있습니다.   *전자렌지가 없을 경우, 후라이팬에 (종이)호일을 깔고, 은행이 날라가지 않게 위에도 호일이나 뚜껑으로 잘 덮어서 익혀주세요.] [껍질을 까서 밥에 넣어 몇 개씩 드셔도 좋아요] 냉장보관
2. 삶은 무시래기 : 비타민과 철분이 엄청 많아요. [1. 시래기를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서, 국간장, 된장(청국장), 다진 파마늘, 들기름, 국멸치 넣고 볶다가 물을 조금 넣고 푹 끓여 드세요] [2. 시래기밥 - 시래기를 넣고 밥을 하고, 양념장에 비벼 드세요. 3.시래기파스타 : 쫑쫑 썰은 시래기를 올리브기름, 마늘, 파마산 치즈를 넣고 볶아, 삶은 파스타면과 함께 드시면 이태리시골마을 파스타가 완성됩니다.]  
3. 뽕잎장아찌 : 봄에 여린 뽕잎으로 담근 뽕잎장아찌입니다. 
4. 김장김치 : 액젓을 제외한 배추, 무, 고춧가루, 갓, 쪽파, 마늘, 양파 등 모두 직접 농사지은 재료로 담근 김치.
5. 당근 : 올해 당근은 참 이쁘게 잘 생겼습니다. 여름이 여울이도 함께 뽑은 당근입니다. 당근은 칼슘 흡수에 도움 되는 비타민 D가 많은데, 기름에 볶아서 먹거나 우유와 함께 갈아드시면 더 흡수가 잘 된답니다.
6. 배추 : 겉잎은 국 끓여 드시고, 노오란 속잎은 쌈장(된장, 고추장, 들기름, 깨소금, 마늘) 만들어 쌈 싸드세요. 
7. 상추 : 꼭 찬물에 10분 이상 담가두었다가 드세요.
8. 유정란 : 암수가 어울려 살며, 깻묵, 들풀, 청치, 생선 대가리, 조개, 굴 껍질을 먹으며 낳은 건강한 유정란입니다. [일반적으로 말하면, non-GMO먹이를 먹인 방사 유정란]. 겨울이라 알을 많이 낳지 않네요. 가능한대로 보냅니다. 

❖ 다음 할머니보따리는 12월 12일(화)에 보내드릴 예정입니다.  
❖ 할머니보따리 농사 블로그:  sonong.tistory.com

따뜻한 햇살, 가을비, 찬바람 맞아가며 무럭무럭 자라고 있는 김장 무


   지난 달 23일은 서리가 내린다는 상강이었고, 지난 7일은 입동이었습니다. 이제는 서리가 와도 이상할 게 없고, 겨울문턱도 넘어섰다는 이야기이지요. 호박, 콩, 고구마, 들깨와 같은 여름작물들은 서리를 끝으로 수명을 다합니다. 그래서 서리가 내리기 전에 얼른 거두어 들여놔야 겨우내 두고두고 실한 양식을 먹을 수가 있습니다. 어쩌다 시기를 놓치면 그동안 들인 정성이 모두 헛수고가 되어버린답니다. 아울러 요즘은 겨울을 나는 보리와 밀, 마늘과 양파도 본밭에 옮겨 심어야 하는 때이기도 합니다. 요 며칠 가을비가 장마 때처럼 이삼일 걸러 내리는 바람에, 해나온 날을 겨우 잡아서 부지런히 밭을 갈고, 마늘과 양파를 옮겨 심었습니다. 이렇게 가을걷이, 가을파종이 끝나면 본격적인 월동준비에 들어갑니다. 처마에 겨울바람을 막아줄 비닐을 치고, 창문과 문지방도 손을 보고, 김장과 메주도 쑤고, 겨우내 쓸 땔감과 기름도 마련하고, 그러고 나면 따뜻한 방구석에 앉아 한 숨 돌릴 수 있는 농한기가 오겠지요? 물론 우리 부지런한 할머니들은 또 어떤 일을 새로 벌이실지 모른답니다. 안그래도 한과를 만들 궁리를 하고 계신다는 소문이... ^^ 

1. 햅쌀: 아줌니댁 햅쌀 백미와 저희 햅쌀 칠분도를 섞어서 조금 보냅니다. 햅쌀이 나오는 요즘이 일년중에 밥맛이 제일 좋을 때 입니다. 꼭 꼭 씹어서 맛있게 드세요. 
2. 총각무김치: 총각무로 담근 맛있는 김치입니다. 할머니들 김치 비법은 과연 뭘까요? (며느리인 저도 모른답니다. 하여간 참 맛있습니다)
3. 홍시 만드는 감: 껍질을 잘 닦아서 서늘한 곳에 두면, 저절로 홍시가 됩니다. 홍시가 된 후에는 하나씩 담아서 냉동실에 넣어두면 아이스홍시로 즐길 수 있어요. 물론 저희 집은 그러기 전에 후딱 다 없어집니다.  
4. 배추: 가을 배추입니다. 슬슬 김장철이 시작됩니다. 겉잎은 국 끓여 드시고, 속 꼬갱이는 쌈장(된장, 고추장, 들기름, 깨소금, 마늘) 만들어 쌈 싸드세요. 벌레 한마리 한마리 잡아가며, 애지중지 기른 배추입니다.  
5. 시금치 : 서늘한 기후를 좋아하는 시금치입니다. 따끈한 시금치된장국, 시금치무침, 샐러드에 넣어드시면 좋지요. 
6. 상추: 꼭 찬물에 10분 이상 담가두었다가 드세요. 상추부침개(밀가루, 상추, 쪽파 등 넣고 반죽)도 의외도 맛나요.
7. 보라색 무: 작년에는 보라색무가 참 예뻤는데, 올해는 색깔이 제대로 안 나왔다고 할머니들이 속상해 하시네요. 일반적인 무처럼 드시면 되고요. 색깔을 살려서 드시려면 무생채나 무피클에 활용하세요. 
8. 대파: 다듬어서 적당한 크기로 잘라서 냉동보관 하셨다가, 바로 요리에 사용하면 간편하고, 오래두고 드실 수 있어요.  
9. 유정란: 암탉, 수탉이 어울려 살며, 깻묵, 들풀, 청치, 생선 대가리, 조개, 굴 껍질을 먹으며 낳은 건강한 유정란입니다. [일반적으로 말하면, non-GMO 사료 먹인 방사 유정란]. 숫자 가능한대로 보냅니다. 

+ 다음 할머니보따리는 11월 14일(수)에 보내드릴 예정입니다.  


  가을입니다. 밤이 익어서 툭툭 떨어지고, 감나무에 감이 발갛게 익어가고, 구수한 냄새 풍기는 은행 알이 후두둑 떨어지는 가을이네요. 그리고 저희 엄니께서는 가을에 잘 걸린다는 ‘쯔즈가무시’라는 병으로 일주일 이상 앓으시며 가을맞이 하셨네요. 처음에는 몸살 감기인줄만 알고 감기약 먹으며 며칠 심하게 앓으셨는데, 알고보니 쯔즈가무시여서 바로 입원하셨지요. 가을에 풀에 앉거나 산에서 밤을 따다가, 야생 동물에 사는 진드기가 몸속으로 들어와 생기는 병인데, 몸살처럼 온 몸이 다 아프고 뇌까지 감염이 되면 머리가 많이 아프기도 하답니다. 가을에 야외 나들이 가실 땐, 꼭 돗자리에 앉으시고 풀밭에 옷을 벗어놓는 일이 없어야 한답니다. 그런데 매일 밭일 하고, 밤 주으러 온 동네 산을 돌아다니는 농부들은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지요. 그래도 일주일 앓으시고 완쾌하셔서 얼마나 다행인지요?^^ 보따리 식구 여러분도 꼭 조심하세요.
  이번 주에는 저희도 벼바심을 하려합니다. 이 동네에서는 추수하고 탈곡하는 것을 ‘바심’이라고 하지요. 밭작물은 알곡이 바로바로 보이지만, 논농사는 벼바심을 끝내야만 올해 농사가 잘 되었는지 알 수 있어요. 그래도 여름아빠 문철군은 알곡이 아주 실하다고 자신만만하네요. 작년에 햅쌀은 참말로 달콤하고 맛났는데, 올해는 어떨지 기대가 됩니다.  

1. 시래기: 비타민과 철분이 엄청 많다는 열무시래기입니다. 삶아서 보낼까 하다가, 지난번 고구마순 삶은 게 상했다고 하신 분이 몇 분 계셔서 그냥 보냅니다. 양을 넉넉하게 보내니, 한 번에 다 드시기 어려우시면 데쳐서 물기를 적당히 빼고(꽉 쥐어짜지 마시고) 먹을 만큼 분량을 나눠서 냉동실에 보관하셨다가 드시면 됩니다. [1. 물을 자작자작 부어서, 약간 물렁해질 정도로 삶아냅니다. 2. 시래기를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서, 국간장, 된장(청국장), 다진 파마늘, 들기름, 국멸치 넣고 볶다가 물을 조금 넣고 푹 끓여 드세요] [*시래기밥 - 시래기를 넣고 밥을 하고, 양념장에 비벼 드세요] [삶은 시래기를 볶다가, 새우젓, 마늘 넣고 무쳐드셔도 맛있답니다.] 
2. 밤: 할머니들이 집 주변 산에서 밤나무를 샅샅이 뒤져 딴 밤입니다. 자연상태에서 자란 산밤이라 벌레 먹은 것이 있을 수 있어요. 잘 골라내고 드세요. 물을 넣고 삶아서 먹으면 됩니다. 저희는 생밤으로 깎아 먹는 걸 더 좋아해요.
3. 감: 소금물에 하룻밤 삭힌 감이예요. 떫은 맛 없이 드실 수 있을 거예요. (간혹 덜 삭아져서, 떫은 맛이 있을 수 있어요. 며칠 더 두었다가 삭혀서 드시면 좋아요.)
4. 열무김치: 날이 선선해지면서, 쑥 올라온 열무로 담근 김치예요. 모든 양념은 저희가 직접 농사지은 거예요.
5. 상추와 쑥갓: 보드라운 상추는 찬물에 담가두면 싱싱해집니다. 쑥갓은 상추와 함께 쌈 싸드시거나, 생선찌게, 전골 등에 넣어드세요. [상추 쫑쫑 썰어서 부침개 만들어 먹어도 맛있어요]
6. 냉이: 가을 냉이입니다. 봄 냉이보다는 좀 억세지만, 꼭꼭 씹어서 맛있게 드세요. 
7. 호박: 여름 내 긴 비에 대부분 호박 넝쿨이 죽었더랬는데, 꿋꿋이 살아남은 호박 넝쿨에서 찬바람 맞으며 호박이 달렸네요. 바로 못드시는 분은 적당한 크기로 잘라서 냉동실에 넣어두셨다가, 찌게나 국 끓일 때 바로 넣어서 드세요.
8. 유정란: 암탉, 수탉이 어울려 살며, 깻묵, 들풀, 청치, 생선 대가리, 조개, 굴 껍질을 먹으며 낳은 건강한 유정란입니다. [일반적으로 말하면, non-GMO 사료 먹인 방사 유정란]. 숫자 가능한대로 보냅니다. 

❖ 다음 할머니보따리는 10월 30일(화)에 보내드릴 예정입니다.  

☺ 여름이네 유기농 햅쌀(현미, 쌀눈있는 백미) 미리 주문받아요. 
 : 20kg 82,000원 / 10kg 44,000원 / 5kg 25,000원.(택배비 무료)    *배송: 10월 29일 이후 예정. 

밭옆에 그늘에 앉아 쪽파를 다듬고 계시다가 사랑하는 손주를 반갑게 맞아주신 할머니.


  농사를 짓기 전에는 모든 농사가 봄에 시작해서 가을에 끝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홍성에 내려와서 농사 짓는 걸 보니, 철마다 심고 거둘 것이 있네요. 요즘은 배추, 무, 시금치, 갓, 상추 등을 심는 때입니다. 김장꺼리를 늦여름에 심어서, 가을에 수확하는 것이지요. 더위와 태풍으로 망가졌던 밭에 풀을 메주고, 다시 가꾸어 밭을 만들고 배추, 무를 심었습니다. 날이 습해서, 배추나 무가 심자마자 죽은 것도 많고요. 예년처럼, 벌레 피해도 여전합니다. 달팽이, 굼벵이, 톡톡이, 나비애벌레... 종류도 가지가지 입니다. 아침, 저녁 벌레를 잡아도, 사람보다는 벌레가 더 부지런한 것 같아요. 
  요즘 논길을 걸으면, 벼 익는 구수한 냄새가 솔솔 납니다. 저희 논은 큰 태풍을 잘 견디고 알곡이 실해지고, 점점 고개를 숙이고 있습니다. 이웃 농부네가 가져다 준 햅쌀로 밥을 해서 먹어보았는데, 정말 달콤했습니다. 햅쌀밥엔 반찬이 따로 필요 없어요. 호호.^^ 저희는 추청을 심어서, 다음 달 중순이나 말경에 추수할 예정입니다. 햅쌀 기대해주세요. 햅쌀은 별도로도 판매도 할 예정입니다. 

1. 감자전분: 매일매일 정성스레 물을 갈아주며 만든 감자전분이예요. [밀가루와 감자전분을 3:1로 넣고 수제비반죽 만들어 드셔도 좋고. 탕수육 고기 반죽이나, 탕수육 소스, 마파두부소스 등 걸죽한 국물 만들 때, 사용하시면 되요.] 명절을 맞아, 특별한 음식에 요긴하게 쓰였으면 좋겠네요.  
2. 옥수수: 가을에 먹으려고, 한여름에 심은 옥수수가 그새 익었네요. 많이 익어서, 딱딱한 것도 간혹 있을 거예요. 하루 이틀 사이에 많이 익었네요. 꼭꼭 씹어 드세요. 자작자작 물 넣고 삶다가, 다 삶아지면 물 버리고 살짝 뜸 들여서 드세요. [두고 드셔야 한다면, 비닐봉지에 꽁꽁 싸서 수분이 빠지지 않게 해서 김치냉장고에 넣어두었다가 삶아 드세요] [알알이 까두었다가, 밥할 때 넣어 드셔도 달콤하고 씹히는 맛이 좋아요]
3. 고구마순: 편하게 드시라고, 고구마순을 삶아서 보냅니다. [1..찬물에 헹구고, 적당한 길이로 잘라 2.기름 두른 팬에서 볶다가, 다진파(1), 다진마늘(0.5), 국간장(1), 소금(0.3) 기호에 따라 조청이나 설탕 조금 넣으세요. 3. 들기름(1), 들깨가루(1) 넣어서 드세요.]
4. 쪽파: 한번 더 보내드립니다. 부추 전처럼, 파전(밀가루, 계란, 파, 오징어나 조갯살)으로 부쳐 먹어도 되고요. 살짝 데쳐서 초고추장에 찍어먹어도 되요. 대파대신 요리에 사용해도 됩니다. 
5. 고추: 끝물 고추예요. 고추찜나물이나, 멸치볶음에 넣어드셔도 좋아요. [고추찜나물: 1.꼭지를 제거하고 포크로 콕콕 구멍을 내고. 2. 마른 밀가루에 버무리고 3. 김이 오른 찜통에 넣어 5분 동안 찌고. 4. 진간장(3), 조청(1), 고춧가루(0.5), 다진파마늘, 참기름, 깨(0.3씩) 버무려서 드세요.]
6. 들풀효소: 민들레, 질경이, 등 밭에 나는 다양한 들풀을 3년 이상 발효, 숙성시킨 들풀효소입니다. [고추장에 효소 넣고, 식초만 약간 넣으면 맛있는 초고추장 됩니다. 고기 양념 할때 넣으면, 고기 부드럽게 하고, 냄새를 없애줍니다. *샐러드소스 : 간장2, 들풀효소2, 현미식초1, 깨소금(들깨가루)1, 올리브오일(들기름)1. *4배 정도 시원한(혹은 미지근한) 물에 희석해서 음료로 드셔도 좋아요. 해독, 정화 작용, 피로회복, 소화 촉진 등 여러모로 좋아요.]  
7. 구기자 한과: 청양에서 만든 구기자 한과예요.(유기농은 아닙니다) 추석이라 구해서 넣어드립니다. 추석선물!^^ 설 즈음에는 집에서 직접 만든 한과(작년에도 보내드렸지요?)를 넣어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8. 머위: 날이 선선해지니 쌉싸름한 맛의 머위나물이 다시 올라오네요. * 줄기부분 껍질을 살짝 벗기고, 30초 정도 데쳐서, 찬물에 30분 이상 담가 쓴맛을 뺍니다. [초고추장 양념에 무쳐 드세요] [호박잎 드시듯, 살짝 쪄서 쌈채소와 함께 쌈밥으로 드세요.]
9. 유정란: 암탉, 수탉이 어울려 살며, 깻묵, 들풀, 청치, 생선 대가리, 조개, 굴 껍질을 먹으며 낳은 건강한 유정란입니다. [일반적으로 말하면, non-GMO 사료 먹인 방사 유정란]. 비가 오니, 달걀을 많이 낳지 않네요. 숫자 가능한대로 보냅니다. 

☺ 다음 할머니보따리는 10월 10일(수)에 보내드릴 예정입니다.  

도라지꽃!


  아직은 8월인데, 어느새 시원한 가을이 되었네요. 배추 모종도 내고, 무, 당근, 상추도 심고... 정말 가을이 성큼 다가왔습니다. 지난주에는 홍성 풀무학교에서 열린 정농회 여름연수회에 여름이, 여울이, 저희 부부와 엄니, 김정자 아줌니까지 온식구가 함께 다녀왔습니다. 30여년전부터 생명의 농사를 지어오신 선배 농부님들을 통해 많이 배우는 시간이 되었고요, 젊은 농부들과 즐겁게 교류하는 시간도 가졌답니다. 여름, 여울이는 전국에서 온 정농회 친구, 언니, 형아들과 1박 2일 동안 재밌게 지냈고요. 
  태풍 볼라벤이 온다고 많이 긴장했는데, 저희 집은 다행히 큰 피해가 없답니다. 마을을 둘러보니, 폭삭 주저앉은 비닐하우스, 완전히 쓰러진 벼, 길가로 넘어진 큰 나무... 여기저기 태풍의 흔적이 남아있네요. 저희 논에 가보니, 벼가 많이 흔들리긴 했지만, 그래도 잘 뿌리박고 세찬 바람에도 잘 견뎌주었네요. 혹시 비닐하우스가 무너질까 걱정이 되어, 미리 끈으로 단단히 묶어두고, 닭장도 두꺼운 로프로 저희 차와 함께 묶어두었는데, 큰 피해 없이 잘 지나갔습니다. 함께 기도해주시고, 마음 모아주셔서 감사합니다. 할머니보따리 식구들 중에 혹시 태풍 때문에 피해가 있으셨나요? 아무쪼록 없으셨길 바랍니다. 식구여러분 모두들, 여름 마무리 잘 하시고, 건강한 가을맞이하시길 기도합니다. (사진은 도라지꽃이에요.)

1. 볶은 참깨, 흑임자 : 올해 참깨, 검은깨 농사가 잘 되었습니다. 날이 가물은 해에는 깨가 잘 여문다고 하시네요. 할머니들이 꼼꼼하게 씻어서, 잘 볶았습니다. 특히 흑임자에는 칼슘, 철분, 항산화물질이 풍부하답니다. 참깨 농사 정말 어려운 것 아시지요? 유기농 국산 참깨는 생협에서도 거의 판매되지 않는 귀한 것이랍니다. 밀폐용기에 넣어 냉장(냉동)보관하시고 드세요.
2. 부추김치 : 여름철 보약이라는 부추입니다. 비닐하우스가 아닌 노지밭에서 기른 것이라, 향이 좋아요. 
3. 고구마순 : 고구마순이 제철입니다. [1.껍질은 벗기셔도 되고, 안 벗기셔도 됩니다. 적당한 길이로 자르고. 2.끓는 물에 소금 넣고 4분정도 삶아주세요. 3.찬물에 헹구고. 4.기름 두른 팬에서 볶다가, 다진파(1), 다진마늘(0.5), 국간장(1), 소금(0.3) 야채효소나 설탕 조금 넣으세요. 5. 마지막으로 들기름(1), 들깨가루(1) 넣어서 드세요.]
4. 양파 : 초여름에 수확해서 잘 저장해둔 양파 보냅니다. 시원한 곳에, 양파망에 넣어 보관해주세요. 
5. 마늘쫑장아찌 : 올해 담근 마늘쫑 장아찌예요. 고기 먹을 때 함께 드셔도 좋아요. 
6. 풋고추 : 요즘 비오지 않는 날에는 여기저기 고추말리는 모습이 많습니다. 엄니께서는 고추를 열심히 따다 말리셨는데, 날씨 안좋은 며칠 사이에 말리던 고추가 많이 썩어서 못쓰게 되었다고 속상해하시네요. 풋고추 좀 넣어드립니다. 매운 것 조심하세요. 
7. 양배추 : 홍성유기농영농조합에서 기른 양배추 함께 넣어드립니다. 
8. 유정란 : 암탉, 수탉이 어울려 살며, 깻묵, 들풀, 청치, 생선 대가리, 조개, 굴 껍질을 먹으며 낳은 건강한 유정란입니다. [일반적으로 말하면, non-GMO 사료 먹인 방사 유정란]. 비가 오니, 달걀을 많이 낳지 않네요. 숫자 가능한대로 보냅니다. 

☺ 다음 할머니보따리는 9월 12일(수)에 보내드릴 예정입니다.  

  “새들이 저녁 7시 20분쯤 되면 자러 들어가. 그리고 (새벽) 5시 20분쯤 되면 먹으러 나와. 그래서 집에서 5시에는 (콩밭으로) 나가.” 콩 심어놓고 일주일 내내 콩밭에 나가 새 쫓으신 엄니의 말씀입니다. “비가 오니께, 밭에서 앉지도 못하고 서지덜 못하고. 미친년처럼 왔다 갔다 허다가, 새도 안 오는 거 같어서 그냥 후딱 걸어왔지.“ 비오는 날, 콩 심은 밭에 새 쫓으러 갔다 오시며 아줌니가 하신 말씀입니다. 콩나물콩(쥐눈이콩)이랑, 메주콩 심어 놓고 날마다 새 쫓으러 밭에 나가시는 게 일이네요. 콩이 싹을 터서 떡잎을 내기 시작하면 새들이 와서 콕콕 집어 먹는답니다. 엄니 말씀이 ‘콩은 산새들이 날아와서 먹고, 옥수수는 까치가 와서 파먹고, 논 김매는 우렁이는 백로가 와서 다 먹는다’고 하시네요. 공중 나는 새들까지 먹이시는 훌륭한 할머니들이지요. 하나님이 하실 일을 나눠 하신다고 하면 좀 위로가 되려나요?

 
  가을까지 콩이 잘 버텨서, 올해는 콩 소출이 넉넉했으면 좋겠네요. 유기농을 많이 한다는 여기 홍동에도, 밭농사엔 약을 쓰시는 분들이 종종 있답니다. 특히 벌레나 병에 약한 고추와 콩은 심으면서 한번, 비오기 전에 한번, 비오고 나서 또 한번. 수시로 농약을 줘야 제대로 따 먹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약 한번, 비료 한번 쓰지 않고, 아침저녁으로 새 망보고, 벌레 잡아주고, 허리가 꼬부라지도록 풀 매면서 열심히 농사짓는 우리 할머니들이 자랑스럽습니다.
  
1. 단호박 : 달콤한 단호박. 익는 대로 잘 모아두었다가 보내요. 툭 잘라서 씨 파내고, 쪄서 바로 드셔도 되고요. 으깨어 (조청, 마요네즈와 다른 채소와 견과류도 넣고) 단호박 샐러드 만들어 드셔도 됩니다.    
2. 강낭콩 : 완두콩 다음으로 나오는 여름 콩. 까서 밥에 넣어 드세요. (오래 두고 드실 땐, 냉동보관) 
3. 가지 : 여름 반찬. 가지가 주렁주렁 열리네요. [길게 2등분해서 김오른 채반에서 살짝 찌고, 간장, 참기름, 깨소금, 다진마늘로 무쳐드세요] 약간 쪼글쪼글해도 맛에는 지장이 없으니, 잘 챙겨서 드세요.
4. 보라색 무 : 보라색 무예요. 한참 무가 자랄 때 비가 제대로 안와서인지 크기도 작년에 비해 좀 작고, 모양도 좀 덜 이쁘네요. 항산화물질이 들어있어, 노화를 방지하고 피를 맑게 한답니다. 무를 사용하는 곳에 어디든 사용할 수 있지만, 생으로 요리하면 전체적으로 보라색으로 변하는 게 예쁘기 때문에 초절임이나, 피클, 샐러드로 드시면 좋아요. [무초절임 : 1. 무를 얇게 썬다. 2. 식초(4), 설탕(1), 소금(0.5) 넣고, 설탕이 녹으면 무 넣고. 3. 30분 이상 두면 맛이 나고요. 하루 정도 두면 더 좋아요. 4. 얇게 썬 야채나, 고기 구워서 싸 먹으면 맛있어요.] 
5. 파프리카와 피망 : 꿈이자라는뜰(문철 일터, greencarefarm.org) 농장에서 나온 파프리카와 피망입니다. 단품으로는 양이 모자라서 섞어서 보내드립니다. 볶아 드셔도 되고, 잘라서 쌈장에 찍어드셔도 시원한 맛이 좋아요. 
6. 부추 : 날이 더우니, 고춧가루, 마늘소스 넣고 살짝 무쳐 먹으면 좋겠네요. 샐러드에 넣어도 좋고요. 비오는 날에 부추전과 막걸리는 말 안해도 아시지요?
7. 아욱(근대) : 단백질, 칼슘, 무기질 등이 풍부한 여름 채소. [줄기 쪽은 쫑쫑 썰어 넣고, 행주 빨 듯이 박박 문질러 씻어서 녹색 물 빼내고, 된장국에 마른새우와 함께 넣어 푹 끓이면 맛있는 아욱(근대)된장국이 됩니다.] 부채처럼 둥글게 생긴것이 아욱, 길쭉한 잎에 줄기부분이 굵은 것이 근대입니다.
8. 조림용 알감자 : 자작자작하게 물 넣고 살짝 삶아내서, 기름 두르고 볶다가 조청과 간장 넣고 조려 드세요.
9. 마늘장아찌 : 햇마늘 가운데 통이 작은 것으로 마늘장아찌를 담궜습니다. 마늘쫑도 같이 어울려 있고요. 조금 짜지만, 정말 귀하고 맛있네요. 
10. 유정란 : 암탉, 수탉이 어울려 살며, 깻묵, 들풀, 청치, 생선 대가리, 조개, 굴 껍질을 먹으며 낳은 건강한 유정란입니다. [일반적으로 말하면, non-GMO 사료 먹인 방사 유정란]. 

☺ 계속되는 장마에 옥수수가 익지 않아서, 이번 보따리엔 옥수수 없이 보냅니다. 다음 번 할머니보따리는 옥수수가 익는 대로, 옥수수 일정에 맞춰 보내려합니다. 갓 따서 쪄먹는 옥수수 맛이 예술이거든요^^ 일정을 격주로 잘 맞추지 못해 죄송합니다. 

  지난주에는 저희 논에 모내기를 했습니다. 홍동중학교 전교생이 와서 하나하나 손으로 잘 심어주었고요. 뜬모도 끝내고, 그저께는 우렁이를 논에 넣었습니다. 우렁이가 풀을 먹어주어서, 농약이나 제초제 없이도 벼농사를 지을 수 있지요. 작년에도 우렁각시들이 풀을 잘 매주어, 풀 때문에 고생하는 일은 없었답니다. 올해도 열심히 풀 매주길! 모내기 마치고 문철은 크게 한숨을 돌렸답니다. (살짝 여유가 생겼단 이야기지요) 옆집 김정자 아주머니댁도 어제 모내기를 마치셨답니다. 논 일 맡아서 하시는 아저씨도 이제 한 숨 돌리실 여유가 생기셨겠지요? 이앙기로 모심어주시는 아저씨가 근래 심어본 모들 중에 아저씨댁 모가 제일 짱짱하다고 하셨다네요. 기분좋은 이야기가 아닐 수 없습니다^^
  논에 모내기하고 물대려니 물이 많이 필요할 때이고, 밭에도 감자 알 들어차고, 고구마 심고 하려면 역시 물이 간절한데, 한 달 내내 가뭄이 계속 되어 걱정입니다. 홍동천도 여기저기 바닥이 보일 듯하네요. 이렇게 가뭄이 오래 되다가, 또 작년처럼 여름 장마가 길어지는 건 아닐지 걱정입니다. 기우제라도 지내야 할까요? 적절한 때에 단비가 오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요즘, 오디, 앵두, 버찌, 보리수가 한창입니다. 아이들과 산책하며 따 먹는 재미가 쏠쏠하네요^^

1. 완두콩 : 이른 여름에 첫 수확을 하는 완두콩이예요. 수확이 많지 않아, 조금씩 넣어드립니다. 꼬투리 채 쪄서 드셔도 좋고요. 까서 밥에 넣어 드셔도 됩니다. 
2. 오디잼 (냉장보관) : 뽕나무에 오디가 주렁주렁! 일반 잼보다, 설탕이 좀 적게 들어가서 쉽게 상할 수 있으니, 꼭 냉장보관하고 빨리 드세요. [얼린 두유(우유)를 살짝 녹여 오디잼 한 숟갈 넣으면 맛있는 엄마표 아이스크림.)
3. 깻잎순 : 깻잎 어린순입니다. 깻잎처럼 쌈 싸서 드시거나, 마늘, 국간장 기름 넣고 볶아서 드셔도 되요. 닭볶음이나 순대볶음에 넣어도 향이 좋아요. 부침개에 넣어도 좋지요. 
4. 고춧잎과 풋고추 : 방아다리 아래 고춧잎과 고추를 따서 보내드립니다. 방아다리 아래를 따주어야 고추가 잘 자란답니다. 무쳐먹으면 별미. [고춧잎은 살짝 데쳐 국간장(1), 다진파마늘(1), 깨, 참기름으로 무쳐드세요.]
5. 비름나물 : 여름철 배앓이에 최고라는 비름나물. 살짝(2분정도) 데쳐서, 마늘고추장(1), 다진파(1), 다진마늘(0.5), 깨(0.5), 참기름(1)넣고 무쳐 드세요.
6. 호박 : 좀 빨리 심은 호박이 열리기 시작했어요. 보따리 보내는 날을 기다리다보니, 호박이 좀 늙었네요. 씨가 많은 부분만 잘라내 드시면 됩니다. 여름 열매 채소는 하루 이틀 사이에 쑥쑥 자라니 이해하시고 드셔주셔요. 
7. 오이 : 첫 오이네요. 아삭하니 맛있어요. 
8. 상추, 쑥갓 : 여린 상추는 처음 받으면 시들하게 보일 수 있습니다. 꼭 찬물에 10분 이상 담궈 두세요. 부드럽고 맛있는 상추가 됩니다. 하우스에서 한잎 한잎 따서 파는 상추와는 다른 부드러운 맛이예요. 날이 더워지기 전 마지막 상추가 될 것 같네요. 쑥갓은 찌게에 넣어 드세요.  
9. 유정란 : 암탉, 수탉이 어울려 살며, 깻묵, 들풀, 청치, 생선 대가리, 조개, 굴 껍질을 먹으며 낳은 건강한 유정란입니다. [일반적으로 말하면, non-GMO 사료 먹인 방사 유정란].


❖ 다음 할머니보따리는 6월 27일(수)에 보내 드릴 예정입니다.
❖ 할머니보따리 농사 블로그:  sonong.tisto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