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걷이가 끝난 밭에서 티피(인디언천막)놀이를 하는 여름이

  어느새, 올해 마지막 할머니보따리를 보내드리네요. 올해는 할머니보따리 식구들을 다섯 가정 더 늘리기도 했고, 콩밭, 언덕밭... 등 가꾸시는 밭도 조금 넓어져서 꽤 고단한 한해를 보냈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따리 식구분들께서 맛있게 드셔주시고, 귀하게 여겨 주실 때 저희도 힘이 많이 났답니다. 고맙습니다. 할머니들께서 정성껏 심고 가꾼 농산물, 김치, 식혜, 장아찌로 맛있게 요리한 먹을거리가 보따리 식구 여러분들의 건강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었길 기원합니다. 

  마을에는 겨울을 맞아 여러 모임들이 많습니다. 백승종 선생님의 역사 강의에서는 광해군, 흥선대원군, 김춘추 같은 역사 속 인물들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들을 수 있었고요. <의료생협>을 만들기 위해 공부하는 모임을 시작하기도 했답니다. 이번 주에는 마을총회도 열리네요. 바쁜 일철에는 잘 만나지 못했던 사람들도, 겨울에는 공부, 모임, 회의를 명목으로 모여서 이야기도 나누고 밥도 같이 먹으니 참 좋습니다. 새해에는 몸과 마음이 더욱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1. 떡국떡 : 며칠 뒤면 새해지요. 떡국 맛있게 끓여 드시라고, 떡국떡 보냅니다. 저희 집과 아줌니댁에서 농사지은 쌀로 만든 유기농쌀 떡국떡이지요. 떡볶이를 해먹어도 맛있지요. 

2. 호박잼 : 늙은 호박을 설탕과 함께 졸여 만든 호박잼입니다. 방부제 없이, 호박과 설탕으로만 만든 것이라 쉽게 상할 수 있어요. 깨끗한 숟가락 사용하시고, 꼭 냉장보관 부탁드려요. (유기농설탕 가격이 너무 비싸서, 일반 설탕을 사용하였습니다.)

3. 동치미 : 시원한 동치미입니다. 짭짜롬하게 담궜으니, 무 잘라서 생수를 미리 조금 부어두면 슴슴하게 드실 수 있어요. 

4. 말린 표고버섯 : 가을에 마을에 버섯 기르는 농가에서 사둔 표고버섯입니다. 할머니들이 직접 말리셨고요. 표고버섯은 뜨거운 물에 바로 끓이는 것보다는 찬물에 담가놓으면 국물이 더 맛있게 우러나요. 아침에 국을 끓이려면, 전날 밤에 찬물에 말린 표고버섯과 다시마를 넣어 국물을 우려 사용해보세요. 

5. 대파 : 비닐하우스에서 추위를 피하고 있는 대파입니다. 겨울철엔 아무래도 국이나 찌게를 많이 끓이지요. 겨울에 대파, 생강, 무를 많이 먹으면 몸이 따뜻해지고 감기 예방에도 좋아요. 기본 국물 내실 때, 파를 듬뿍 넣어서 끓여보세요. 

6. 콩나물 : 검정 쥐눈이콩(서목태)으로 일주일 동안 길러낸 콩나물입니다. 콩나물무침, 콩나물국, 콩나물 돼지고기볶음... 양념간장만 있으면 간편히 먹을 수 있는 콩나물밥도 좋지요. 

7. 식혜 : 쌀과 직접 싹틔운 엿기름으로 만든 식혜. 설탕은 아주 조금만 넣고, 대신 쌀을 많이 넣어 단맛을 냈어요. 단맛이 덜 하신 분은 설탕을 조금 더 넣어서 드세요.  

8. 유정란 : 암수가 어울려 살며, 깻묵, 들풀, 청치, 생선 대가리, 조개, 굴 껍질을 먹으며 낳은 건강한 유정란입니다. [일반적으로 말하면, non-GMO먹이를 먹인 방사 유정란]. 겨울이라 알을 많이 낳지 않네요. 가능한대로 보냅니다. 


❖ 다음 할머니보따리는 1월 9일(수)에 보내드릴 예정입니다.  



따뜻한 햇살, 가을비, 찬바람 맞아가며 무럭무럭 자라고 있는 김장 무


   지난 달 23일은 서리가 내린다는 상강이었고, 지난 7일은 입동이었습니다. 이제는 서리가 와도 이상할 게 없고, 겨울문턱도 넘어섰다는 이야기이지요. 호박, 콩, 고구마, 들깨와 같은 여름작물들은 서리를 끝으로 수명을 다합니다. 그래서 서리가 내리기 전에 얼른 거두어 들여놔야 겨우내 두고두고 실한 양식을 먹을 수가 있습니다. 어쩌다 시기를 놓치면 그동안 들인 정성이 모두 헛수고가 되어버린답니다. 아울러 요즘은 겨울을 나는 보리와 밀, 마늘과 양파도 본밭에 옮겨 심어야 하는 때이기도 합니다. 요 며칠 가을비가 장마 때처럼 이삼일 걸러 내리는 바람에, 해나온 날을 겨우 잡아서 부지런히 밭을 갈고, 마늘과 양파를 옮겨 심었습니다. 이렇게 가을걷이, 가을파종이 끝나면 본격적인 월동준비에 들어갑니다. 처마에 겨울바람을 막아줄 비닐을 치고, 창문과 문지방도 손을 보고, 김장과 메주도 쑤고, 겨우내 쓸 땔감과 기름도 마련하고, 그러고 나면 따뜻한 방구석에 앉아 한 숨 돌릴 수 있는 농한기가 오겠지요? 물론 우리 부지런한 할머니들은 또 어떤 일을 새로 벌이실지 모른답니다. 안그래도 한과를 만들 궁리를 하고 계신다는 소문이... ^^ 

1. 햅쌀: 아줌니댁 햅쌀 백미와 저희 햅쌀 칠분도를 섞어서 조금 보냅니다. 햅쌀이 나오는 요즘이 일년중에 밥맛이 제일 좋을 때 입니다. 꼭 꼭 씹어서 맛있게 드세요. 
2. 총각무김치: 총각무로 담근 맛있는 김치입니다. 할머니들 김치 비법은 과연 뭘까요? (며느리인 저도 모른답니다. 하여간 참 맛있습니다)
3. 홍시 만드는 감: 껍질을 잘 닦아서 서늘한 곳에 두면, 저절로 홍시가 됩니다. 홍시가 된 후에는 하나씩 담아서 냉동실에 넣어두면 아이스홍시로 즐길 수 있어요. 물론 저희 집은 그러기 전에 후딱 다 없어집니다.  
4. 배추: 가을 배추입니다. 슬슬 김장철이 시작됩니다. 겉잎은 국 끓여 드시고, 속 꼬갱이는 쌈장(된장, 고추장, 들기름, 깨소금, 마늘) 만들어 쌈 싸드세요. 벌레 한마리 한마리 잡아가며, 애지중지 기른 배추입니다.  
5. 시금치 : 서늘한 기후를 좋아하는 시금치입니다. 따끈한 시금치된장국, 시금치무침, 샐러드에 넣어드시면 좋지요. 
6. 상추: 꼭 찬물에 10분 이상 담가두었다가 드세요. 상추부침개(밀가루, 상추, 쪽파 등 넣고 반죽)도 의외도 맛나요.
7. 보라색 무: 작년에는 보라색무가 참 예뻤는데, 올해는 색깔이 제대로 안 나왔다고 할머니들이 속상해 하시네요. 일반적인 무처럼 드시면 되고요. 색깔을 살려서 드시려면 무생채나 무피클에 활용하세요. 
8. 대파: 다듬어서 적당한 크기로 잘라서 냉동보관 하셨다가, 바로 요리에 사용하면 간편하고, 오래두고 드실 수 있어요.  
9. 유정란: 암탉, 수탉이 어울려 살며, 깻묵, 들풀, 청치, 생선 대가리, 조개, 굴 껍질을 먹으며 낳은 건강한 유정란입니다. [일반적으로 말하면, non-GMO 사료 먹인 방사 유정란]. 숫자 가능한대로 보냅니다. 

+ 다음 할머니보따리는 11월 14일(수)에 보내드릴 예정입니다.  


   올해는 음력설이 빨리 찾아와서인지, 1월이 더욱 짧게 느껴집니다. 얼마 전까지는 5시 반만 되어도 캄캄해졌는데, 요즘엔 6시가 되어야 어둑해집니다. 그만큼 해가 길어졌다는 이야기겠지요? 해가 길어졌다는 건, 겨울이 끝나가고, 일철이 다가온다는 소식이네요. 난로 덕분에 따뜻한 겨울을 보내서인지 더욱 겨울이 지나가는 것이 아쉽네요. 다음 주가 음력설이어서, 설음식에 필요한 먹거리 위주로 챙겨 보냅니다. 
   좀 여유가 있는 겨울을 맞아 저도 책 몇 권 빌려와 조금씩 읽고 있습니다. 특히 두 돌 맞은 여울이의 치아가 약해 고민이 많아 그와 관련된 내용이 대부분입니다. 할머니보따리 식구분도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도서관에서 빌려 봐도 좋을 것 같고요. 우유, 설탕의 충격적인 이면을 보여주는 책과 먹거리와 생활습관으로 병을 고치는 임락경 목사님의 책 두 권. 그리고 면역력을 회복시켜주는 자연치료를 소개하는 블로그를 추천합니다. 꼭 한번 읽어보시고, 새해에는 더욱 건강하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우유의 역습_당신이 몰랐던 우유에 관한 거짓말 그리고 선전(알마, 티에리 수카르 저)
 ▶ 슈거 블루스(북라인, 윌리엄 더프티)
 ▶ 먹기 싫은 음식이 병을 고친다(들녘, 임락경) / 돌파리 잔소리(삼인, 임락경)
 ▶ 오뚝이재활클리닉 : http://ottuki.kr/  

1. 생 들기름 : 우리나라에서 나는 기름 중 으뜸이 바로 생들기름입니다. 들깨를 볶지 않고, 바로 압착해서 짜기 때문에 들기름의 좋은 성분을 그대로 가지고 있습니다. 들깨는 몸의 면역력도 높여주고,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성질을 가지고 있답니다. 명절에 나물 무칠 때 쓰세요. 반찬 없는 날, 따뜻한 밥에 들기름, 간장 넣고 슥슥 비벼 먹어도 참 맛있지요. 들기름은 산패가 빠르니까, 꼭 냉장보관하시고, 아끼지 말고 빨리 드세요. 
2. 나박김치 : 좀 느끼할 수 있는 명절음식과 궁합이 잘 맞는 나박김치를 보냅니다. 
3. 감자전분 : 매일매일 정성스레 물을 갈아주며 만든 감자전분입니다. [밀가루와 감자전분을 3:1로 넣고 수제비반죽 만들어 드셔도 좋고. 탕수육 고기반죽이나, 탕수육소스, 마파두부 등 걸쭉한 국물 만들 때 사용하세요. 부침개 만들 때, 밀가루와 섞어서 반죽하시면 쫄깃하게 맛있습니다] 
4. 깐 은행 : 은행은 피를 맑게 하고, 기침, 가래에 좋다고 합니다. 몸에 좋은 만큼, 많이 먹으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으니, 하루에 10알 정도만 드세요. 할머니들이 긴긴 겨울날에 직접 껍질을 까셨습니다. [바로 밥에 넣어 드시거나 갈비찜 고명으로 쓰셔도 됩니다. 후라이팬에 살짝 볶아 드셔도 되고요. 냉동보관]
5. : 얼지 않게 땅에 묻어 둔 무를 갈무리해서 보내드립니다. 바람들지 않게 밀폐용기에 넣어두시면 오래 두고 드실 수 있어요. 무생채, 무나물, 생선조림에 넣어 먹어도 좋고, 육수 낼 때도 넣어주시면 좋아요.
6. 대파 : 뿌리가 살아있으면 화분에 심어 베란다에 두시고 드세요. 적당한 크기로 잘라 냉동 보관했다가 필요한 만큼씩 요리에 사용하셔도 좋고요. 겨울철 찌개, 떡국 끓일 때 마지막에 넣으면 좋지요.
7. 시금치 : 살짝 데쳐서 물기를 빼고 바로 무쳐 드세요. [국간장, 참기름, 깨소금 넣고 조물조물 무쳐 드세요. 된장2, 고추장1, 마른새우, 멸치다시육수 넣고 시금치토장국 끓여도 좋아요] 이웃 이환의씨 댁에서 캐왔어요. 
8. 콜라비 : 제주도에 계신 작은아버님께서 농사지으신 콜라비를 보내주셨네요. 보따리 식구들과 나눠먹으려고 넣어드립니다. 콜라비는 비타민과 칼슘이 풍부합니다. 과일처럼 바로 깎아 드셔도 되고요. 무처럼 생채나 샐러드에 넣으셔도 좋아요. 여름이와 여름이는 달고 맛있다며 잘 먹네요.(유기농은 아니랍니다^^) 
9. 유정란 : 깻묵, 들풀과 청치(유기농전문 정미소에서 가져온 덜 읽은 푸른 쌀(유기재배), 그리고 생선 대가리, 조개, 굴 껍질을 골고루 먹이며 키우고 있어요. 겨울이라 해도 짧고, 먹일 풀도 거의 없어져서 암탉들이 힘든가봅니다. 깨지는 달걀이 다시 많아졌네요. 2개 이상 깨진 경우는 연락주세요. 
10. 찹쌀한과 : 찹쌀을 주원료로 하고, 직접 만든 조청을 묻혀 만든 찹쌀유과입니다. 아줌니께서 옛기억을 떠올려 만든 먹거리입니다. 설날 특집 보너스라 생각해주세요. 맛있게 드세요.  

❖ 다음 할머니보따리는 1월 30일(월)에 보냅니다.                      
❖ 할머니보따리 농사 블로그:  sonong.tistory.com

2011.11.13 도리깨질로 콩털기


    FTA 비준동의안 강행처리 이후, 온 나라가 어수선합니다. 서울은 물대포, 시위 등으로 떠들썩한 것 같은데, 오히려 여기 홍동은 조용합니다. 무엇보다 본격적인 겨울이 시작되기 전에 콩도 마저 털어야 하고, 김장도 해야 하고, 무와 배추를 땅에 묻어 보관하는 등의 일상이 바쁘기 때문일 것입니다. 하지만 더 큰 이유가 있다면 농부의 자리를 제대로 지키는 일이 FTA에 대항하는 유일하고, 가장 강력한 방법이 아닐까 하는 생각 때문입니다. 
    지난 2주간 홍동에는 녹색평론사의 김종철 선생님과 제주도에서 자연순환 유기농업을 하시는 김윤수 선생님께서 다녀가셨습니다. 두 분 모두 열정적으로 3시간동안 이야기를 나눠주셨지요. 김종철 선생님은 ‘FTA보다도 원전(원자력발전)이 더욱 문제이다. FTA는 석유가 고갈되면 어차피 무역자체를 할 수 없게 될 것이지만, 원전은 보이지 않게 우리와 우리 아이들의 건강을, 삶을 지속적으로 갉아 먹고 있다’고 하셨지요. 김윤수 선생님은 ‘유기농업이라고 하면서도 역시 기계와 석유에 의존해서 농사를 짓고 있다’며, ‘농장 내에서 온전히 순환되지 않는 것을 유기농업이라 할 수 없다’라고 강조하셨답니다. 스스로를 돌아보게 됩니다. 
    웬델 베리(시인이자 농부)가 ‘원자로와 텃밭(녹색평론)’이라는 글에서 ‘원전에 반대하는 가장 큰 행동은 텃밭을 가꾸는 일이다’라고 하셨던 말씀에 큰 위로를 얻습니다. 보따리 식구 여러분들도 베란다에서 작은 텃밭을 가꿔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본격적인 겨울 전에 보내드리는 마지막 밭 채소가 될 것 같습니다. 추위를 견디며 맛을 응축하고 있는 냉이, 아욱, 배추, 파입니다. 맛있게 드시고 건강하세요. 

1. 은행 : 은행은 피를 맑게 하고, 기침, 가래에도 좋다고 합니다. 집 앞 은행나무에서 은행을 따서, 할머니들이 직접 물에 여러 번 씻으며 외과피(냄새나는 부분)를 깨끗이 제거한 것입니다. 몸에 좋은 만큼, 많이 먹으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으니, 하루에 5-10알 정도 드세요. [깨끗이 씻은 우유곽에 은행을 껍질 채 넣고 윗부분을 꾹 눌러서 닫습니다. 튈 수 있으니, 꼭 닫아주세요. 2.은행이 든 우유곽을 전자렌지에 3분 정도 돌리면 탁탁 소리가 나면서 껍질이 터지고 맛있게 먹을 수 있습니다. *전자렌지가 없을 경우, 후라이팬에 (종이)호일을 깔고, 은행이 날라가지 않게 위에도 호일이나 뚜껑으로 잘 덮어서 익혀주세요.] [껍질을 까서 밥에 넣어 몇 개씩 드셔도 좋아요] 냉장보관. 
2. 김장김치 : 지난주에 담근 김장김치입니다. 맛보시라고 넣어드립니다. 고추를 제외한 모든 양념과 배추, 무 모두 저희가 직접 농사지은 것입니다. 올해 비가 많이 와서, 탄저로 고추를 거두지 못해 고춧가루는 자급하지 못했어요. 김정자 아주머니댁 김치 반, 저희 집 김치 반을 나눠서 넣었는데, 저희 집 김치가 좀 많이 맵게 되었습니다. 
3. 동치미 : 알맞게 익었습니다. 조금 짜게 담궜으니, 드시기 전에 물을 적당히 타서 간 맞추어 드시면 됩니다. 
4. 배추 : 할머니들이 아침저녁으로 벌레 잡으며 키운 귀한 배추입니다. 화학비료, 농약의 힘 없이도 잘라서 제법 알이 차고 있네요. 잘 씻어서, 쌈장 찍어 쌈배추로 드세요. 배추 된장국도 좋고요. 
5. 냉이 : 가을 냉이가 한창입니다. 논, 밭 여기저기에 자연스레 올라온 냉이를 캐서 보냅니다. [쫑쫑 썰어서 부침개에 넣어도 향이 좋아요. 된장찌개에 넣어도 좋고, 살짝 데쳐서 고추장+조청+깨소금에 무쳐도 맛있지요]
6. 아욱 : 가을 아욱은 문 닫아놓고 혼자 먹는다고 합니다. 그만큼 맛있고 영양도 좋다는 이야기지요. 단백질, 칼슘, 무기질 등이 풍부해서 특히 아이들에게 좋답니다. [줄기 쪽은 쫑쫑 썰어 넣고, 행주 빨 듯 박박 씻어서 녹색 물 빼내고, 된장국에 마른새우와 함께 넣어 푹 끓이면 맛있는 아욱된장국이 됩니다.]
7. 대파, 쪽파 : 뿌리가 살아있으면 화분에 심어 베란다에 두시면 겨울 내 두고 드실 수 있어요. 대파는 적당한 크기로 잘라 냉동 보관했다가 필요한 만큼씩 요리에 사용하셔도 좋고요. 
8. 유정란 : 요즘 깻묵을 열심히 먹이고 있습니다. 들기름, 참기름을 짜면서 방앗간에서 넉넉히 가져왔지요. 깻묵과 들풀, 청치(유기농전문 정미소에서 가져온 덜 읽은 푸른 쌀(유기재배), 그리고 조개, 굴 껍질을 골고루 먹이며 키우고 있어요. 

# 채소 보관은? 신문지에 싸서, 밀폐용기에 담아 냉장고 야채실에 두면 신선하게 드실 수 있어요. 
# 채소 먹기 전에? 씻어서 차가운 물에 10분정도 담가 두시면 싱싱해집니다.  

❖ 다음 할머니보따리는 12월14일(수)에 보냅니다.
❖ 할머니보따리 & 여름이네 농사일기 블로그: sonong.tistory.com    


    지난 주말에는 언덕 위엣밭에 베어놓은 들깨를 경운기에 실어 집 앞에 내리고, 도리깨질로 들깨 터는 일을 했습니다. 오전 내내 도리깨질을 하고 돌아온 남편에게서 들깨향이 솔솔 납니다. 건너편집 엄씨 아줌니와 옆집 김정자 아줌니, 울 엄니까지 세 할머니 사이에서 재미나게 도리깨질을 했다고 전해주네요. 몇 분 전에 한 이야기는 잊어버려도, 50년 전에 만난 호랑이 이야기는 몇 번이건 생생하게 전해주시는 엄씨 아줌니의 재미난 이야기를 녹음해오지 못한 것을 아쉬워합니다. 기억은 오락가락해도, 몸으로 익히 도리깨질은 끝내주게 잘 하시는 할머니지요. 할머니보따리 싸는 날에도 (기억만 하신다면) 꼭 오셔서 포장을 도와주시는 고마운 분이랍니다.
    요즘 추수가 한창이라, 엄니는 ‘흐뭇하다’고 하셨지만, 하나 하나 다시 여쭤보니, 배추랑 무는 ‘비료도 안 주고, 약도 안하니, 다른 집 무에 반만큼도 자라지 않았고, 배추도 속이 제대로 영글지 않는다’고 하시네요. ‘들깨는 꽤 잘 되긴 했는데, 엄청 많이 심은 것에 비하면 잘 열리지 않았다’고 하시고, ‘올해 콩은 다 풍년이라는데, 약을 안 하니, 우린 반 밖에 안 여물거라’ 하십니다. 말씀은 그리 하셔도, 동네 아저씨들의 ‘배추에는 비료를 줘야 한다’는 끊임없는 설득과 협박에도 전혀 굴하지 않으시는 어머니, 아침저녁으로 배추벌레 잡느라 애쓰시는 울 엄니, 파이팅! 입니다.
    드디어 오늘 벼바심(추수)합니다. 추수를 해도, 땅값의 은행이자만큼도 이익이 나지 않는다고 하지만, 그래도 설레고 기대가 됩니다. 내 땅에서 나오는 쌀, 남편이 아침저녁으로 살피며 농사지은 쌀을 먹는다니 놀랍습니다.

1. 고구마 : 주로 호박고구마입니다. 올해는 대체로 고구마가 흉년이라고 하는데, 저희 고구마도 큰 것이 거의 없네요. 저희 엄니도 고구마 캐시며 좀 속상해 하셨습니다. 비가 많이 오기도 했고, 뭣이(고라니인지, 꿩인지 확인을 못했어요^^) 고구마 달릴 때 많이 파먹었다고도 하시네요. 좀 작어도 생으로 깎아 먹고, 삶아 먹으니 달콤합니다. 
2. 웰빙무 : 보라색 무예요. 원래 크기가 많이 크지 않고요. 항산화물질이 들어있어서, 노화방지하고 피를 맑게 한답니다. 무를 사용하는 곳에 어디든 사용할 수 있지만, 생으로 요리하면 전체적으로 보라색으로 변하는 게 예쁘기 때문에 초절임이나, 피클, 샐러드로 드시면 좋아요. [*무초절임 : 1. 무를 얇게 썬다. 2. 식초(4), 설탕(1), 소금(0.5) 넣고, 설탕이 녹으면 무 넣고. 3. 30분 이상 두면 맛이 나고요. 하루 정도 두면 더 좋아요. 4. 얇게 썬 야채 싸서 먹거나, 고기 구워서 싸 먹으면 맛있어요.]
3. : 김장용으로 자라고 있는 무 중에 뽑아서 하나씩 보내드립니다. 신문지에 싸서, 밀폐용기에 넣어두시면 오래 두고 드실 수 있어요. 무생채, 무나물, 생선조림에 넣서 먹어도 좋고, 육수 낼 때도 넣어주시면 좋아요.
4. 대파 : 처음으로 넣어드리네요. 신문지에 잘 싸서 보관하며 드세요.
5. 아욱 : 단백질, 칼슘, 무기질 등이 풍부해서 특히 아이들에게 좋답니다. [줄기 쪽은 쫑쫑 썰어 넣고, 행주 빨 듯이 박박 문질러 씻어서 녹색 물 빼내고, 된장국에 마른새우와 함께 넣어 푹 끓이면 맛있는 아욱된장국이 됩니다.]
6. 상추 : 보드라운 상추입니다. 맛있게 쌈 싸드세요. 고기 없이 쌈장만 맛있게 해도 즐겁게 먹을 수 있어요.            [된장1, 고추장1, 깨소금, 참기름(0.5), 다진마늘(0.5)] 쫑쫑 썰어서 비빔국수나 비빔밥에 넣어 드셔도 되요.
7. 당근 : 가을 당근. 생으로 먹어도 달콤합니다. 칼슘 흡수에 도움이 되는 비타민 D가 많은데, 기름에 볶아서 먹거나 우유와 함께 갈아드시면 더 흡수가 좋답니다. 고운네 집에서 당근 거둔다고 해서, 일손 거들어 주고 받아온 당근이예요. 생협으로 납품하고 남은 것이라 모양은 별로 좋지 않지만, 맛과 영양은 문제없답니다.
8. 유정란 : 일조량이 줄어들어, 달걀 낳는 숫자가 줄었다고 걱정하십니다. (그래서 일반 양계장에서는 밤까지 환하게 불 켜놓고 사료를 먹여 키우나 봅니다.) 풀이 없어지는 겨울이 되면 무엇을 먹여야 하나 고민도 하시고요. 아직까지는 풀, 청취, 굴이나 조개껍데기 등을 먹고 열심히 달걀을 낳고 있네요.
9. 꽈리고추 : 꿈이자라는뜰 농장에서 자란 꽈리 고추(매울 수 있으니 조심하세요)를 함께 넣어드립니다. 본격적으로 추워지는 바람에 이번을 마지막으로 보내드립니다.

❖ 다음 할머니보따리는 11월9일(수)에 보냅니다.
 

상자에 포장을 하다보니, 꽉 차서 겨우 테이프를 붙였습니다.(흐뭇~) 그런데 계란이 온전할지 걱정이네요. 그리고 대파가 너무 잘 자라서ㅋㅋ 박스에 도저히 들어가지 않아, 반으로 뚝 접어서 보냈는데... 괜찮을지 모르겠네요. 첨부터 예상을 했다면 가위로 한번 이쁘게 잘라서 넣어주었을텐데.. 죄송합니다. 대파에게도 미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