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걷이가 끝난 밭에서 티피(인디언천막)놀이를 하는 여름이

  어느새, 올해 마지막 할머니보따리를 보내드리네요. 올해는 할머니보따리 식구들을 다섯 가정 더 늘리기도 했고, 콩밭, 언덕밭... 등 가꾸시는 밭도 조금 넓어져서 꽤 고단한 한해를 보냈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따리 식구분들께서 맛있게 드셔주시고, 귀하게 여겨 주실 때 저희도 힘이 많이 났답니다. 고맙습니다. 할머니들께서 정성껏 심고 가꾼 농산물, 김치, 식혜, 장아찌로 맛있게 요리한 먹을거리가 보따리 식구 여러분들의 건강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었길 기원합니다. 

  마을에는 겨울을 맞아 여러 모임들이 많습니다. 백승종 선생님의 역사 강의에서는 광해군, 흥선대원군, 김춘추 같은 역사 속 인물들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들을 수 있었고요. <의료생협>을 만들기 위해 공부하는 모임을 시작하기도 했답니다. 이번 주에는 마을총회도 열리네요. 바쁜 일철에는 잘 만나지 못했던 사람들도, 겨울에는 공부, 모임, 회의를 명목으로 모여서 이야기도 나누고 밥도 같이 먹으니 참 좋습니다. 새해에는 몸과 마음이 더욱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1. 떡국떡 : 며칠 뒤면 새해지요. 떡국 맛있게 끓여 드시라고, 떡국떡 보냅니다. 저희 집과 아줌니댁에서 농사지은 쌀로 만든 유기농쌀 떡국떡이지요. 떡볶이를 해먹어도 맛있지요. 

2. 호박잼 : 늙은 호박을 설탕과 함께 졸여 만든 호박잼입니다. 방부제 없이, 호박과 설탕으로만 만든 것이라 쉽게 상할 수 있어요. 깨끗한 숟가락 사용하시고, 꼭 냉장보관 부탁드려요. (유기농설탕 가격이 너무 비싸서, 일반 설탕을 사용하였습니다.)

3. 동치미 : 시원한 동치미입니다. 짭짜롬하게 담궜으니, 무 잘라서 생수를 미리 조금 부어두면 슴슴하게 드실 수 있어요. 

4. 말린 표고버섯 : 가을에 마을에 버섯 기르는 농가에서 사둔 표고버섯입니다. 할머니들이 직접 말리셨고요. 표고버섯은 뜨거운 물에 바로 끓이는 것보다는 찬물에 담가놓으면 국물이 더 맛있게 우러나요. 아침에 국을 끓이려면, 전날 밤에 찬물에 말린 표고버섯과 다시마를 넣어 국물을 우려 사용해보세요. 

5. 대파 : 비닐하우스에서 추위를 피하고 있는 대파입니다. 겨울철엔 아무래도 국이나 찌게를 많이 끓이지요. 겨울에 대파, 생강, 무를 많이 먹으면 몸이 따뜻해지고 감기 예방에도 좋아요. 기본 국물 내실 때, 파를 듬뿍 넣어서 끓여보세요. 

6. 콩나물 : 검정 쥐눈이콩(서목태)으로 일주일 동안 길러낸 콩나물입니다. 콩나물무침, 콩나물국, 콩나물 돼지고기볶음... 양념간장만 있으면 간편히 먹을 수 있는 콩나물밥도 좋지요. 

7. 식혜 : 쌀과 직접 싹틔운 엿기름으로 만든 식혜. 설탕은 아주 조금만 넣고, 대신 쌀을 많이 넣어 단맛을 냈어요. 단맛이 덜 하신 분은 설탕을 조금 더 넣어서 드세요.  

8. 유정란 : 암수가 어울려 살며, 깻묵, 들풀, 청치, 생선 대가리, 조개, 굴 껍질을 먹으며 낳은 건강한 유정란입니다. [일반적으로 말하면, non-GMO먹이를 먹인 방사 유정란]. 겨울이라 알을 많이 낳지 않네요. 가능한대로 보냅니다. 


❖ 다음 할머니보따리는 1월 9일(수)에 보내드릴 예정입니다.  



2012.05.08 참깨 심는 이른 아침



5월은 갈아엎고, 심는 달이네요. 새벽에도, 저녁에도, 주말에도 계속 밭 갈고, 두둑 만들고, 심고, 멀칭하는 일이 계속됩니다. 작년에 받아 둔 씨앗 중에서 참깨, 땅콩, 호랑이콩, 덩쿨콩을 심었고, 이른 봄부터 열심히 키운 고추, 단호박, 애호박, 오이, 토마토, 옥수수 모종들도 본밭에 옮겨 심었습니다. 지난 가을에 심어 둔 양파, 마늘, 보리도 밭에서 쑥쑥 잘 자라고 있네요. 아, 고구마 순도 열심히 기르고 있어요. 마당 빗자루라도 나서서 일을 해야 할 것 같이 바쁜 날들이네요. 이 바쁜 와중에 할머니들은 마을 장터에서 봄소풍 도시락으로 유부초밥, 김밥, 깻잎쌈밥을 만들어서 팔기도 하셨고요. 내일은 요리교실에서 젊은 새댁들에게 맛있는 도시락 비법들을 가르쳐 줄 예정이랍니다.

지난번 보따리에서 식혜와 쑥개떡 반죽이 쉬어버려 너무 속상하셨지요? 갑자기 더워진 날씨에 저희도 안타까웠답니다. 마침 화요일이라 택배도 물량이 많아서인지 밤늦게 받으신 가정도 있으셨네요. 정말 죄송합니다. 농사짓는 일이 쉽지 않다지만, 농산물을 챙겨 보내는 일 역시 쉽지가 않네요. 그래도 괜찮다며 오히려 할머니들 위로해 주신 분들이 많아서 참 고마웠습니다. 다음에는 이런 일이 또 생기지 않도록 좀 더 신경쓰고 노력하겠습니다.^^ 

1. 미나리 물김치: 유기농으로 농사짓는 논둑 물길에서 채취한 미나리와 돌나물 물김치입니다. 날씨가 더워, 가면서 너무 익을까 걱정이네요.   
2. 머위장아찌: 봄에 올라온 머위로 담근 장아찌입니다. 딱 맞게 맛이 들었네요. 
3. 들풀효소: 3년 이상 숙성된 들풀효소입니다. 설탕 대신 모든 양념에 쓰시면 됩니다. [고추장에 효소 넣고, 식초만 약간 넣어도 맛있는 새콤달콤 맛있는 초고추장 됩니다. 고기 양념 할때 넣으면 비법 소스가 되지요. 고기 부드럽게 하고, 냄새를 없애줍니다. *샐러드소스 : 간장2, 들풀효소2, 현미식초1, 깨소금(들깨가루)1, 올리브오일(들기름)1. *4배 정도 찬 물에 희석해서 여름 음료로 드셔도 좋아요. 피로회복!]  
4. 질경이: 이름에도 질기다는 의미가 들어있듯이, 생명력이 대단한 풀입니다. 이뇨, 진해, 해독작용이 뛰어난 만병통치 풀이라고 하네요. 집 근처 밭둑에서 캤어요. [살짝 데쳐서, 참기름, 마늘, 간장조금, 깨소금, 마늘 넣고 볶아서 드세요
5. 부추: 싱싱하게 잘 올라왔어요. 비소식은 없지만, 부추전에 막걸리 한잔. 저도 생각나는 메뉴^^ 
6. 말린 표고버섯: 마을에서 표고버섯을 구해 보내드립니다. 싱싱한 버섯을 사서, 할머니들이 봄볕에 잘 말려서 보냅니다. 흐르는 물에 씻어서, 표고버섯 2-3개 넣고 ‘하룻밤’ 물에 담궈 두면 맛있는 버섯다싯물이 나옵니다. 이 버섯물로 국이나 찌게를 끓이면 정말 맛있어요. 물론 표고버섯 불린 것도 찌게나 국, 볶음으로 드시면 좋고요. 
7. 취나물: 취나물은 단백질, 칼슘, 인, 철분, 비타민이 풍부해서 감기, 두통, 진통에 효과가 있답니다. 저도 첨 먹어봤어요. [1. 끓는물(5컵)에 굵은소금(1), 취나물(한다발=100g) 넣어 2분 정도 데치고 2.찬물에 헹궈 물기를 꼭 짜고 3. 취나물(1줌)에 된장(0.5), 다진 파마늘(1), 깨(0.5), 참기름(0.5), 고추장 조금 넣어 무치거나 볶아서 드세요.
8. 쌈채소: 갓골생태농업연구소 청년협업농장에서 기른 쌈채소입니다. 상추와 비타민채소를 섞어서 넣었어요.  
9. 유정란: 암탉, 수탉이 어울려 살며, 깻묵, 들풀과 청치, 생선 대가리, 조개, 굴 껍질을 먹으며 낳은 건강한 유정란입니다. [일반적으로 말하면, non-GMO 사료 먹인 방사 유정란] 암닭의 컨디션에 따라, 10개 안될 수도 있으니 이해부탁드려요^^ 

+ 다음 할머니보따리는 5월 23일(수)에 보내 드릴 예정입니다. 작물의 상태에 따라 변경될 수 있어요.    


* 취나물과 질경이 구분하기 - 취나물은 잎 끝이 뾰족뾰족해요. 질경이는 잎은 동글길쭉하게 생겼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