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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8.26 [2011. 8. 25] 열 한번째 할머니 보따리 이야기 8
‘아이고, 팔이야! 아이고, 허리야’ 제가 지난주에 처음으로 밭에서 김매기 해봤다고 티내는 소리입니다. 호호. 긴 장마끝에 밭에 거의 들어가질 못했더니, 밭이 온통 풀 밭입니다. 작물들은 다 쓰러지고 맥을 못 추어도 풀은 정말 잘 자랍니다. 작물들이 거의 죽어버렸으니, 김매기라는 말보다는 풀뽑기라는 말이 더 적격이겠네요. 오늘도 여울이(둘째 아이) 재워놓고, 여름이랑 둘이 밭에 나가서 풀 뽑았습니다. 풀을 뽑다가 땅콩까지 뭉텅 뽑기도 하고, 아직 생명이 있는 메리골드꽃도 줄기를 좀 잘라놓았지만, 그래도 조금이나마 풀을 뽑고 나니 속이 시원합니다. 뽑은 풀은 한쪽에 모아 두고 풀퇴비로 만들어 다시 땅으로 돌려줍니다. 밭을 슬슬 정리하면서 김장농사준비를 합니다. 무, 당근 씨앗을 심고, 배추도 파종을 하고 모종을 키우고 있습니다. 


22일, 23일은 할머니 두 분 모시고, 여름이, 여울이까지 데리고, 전북 정읍에서 열린 ‘정농회’ 여름 연수회에 다녀왔습니다. 30여년 전부터 생명의 농사를 지어오신 백발의 농부할아버지들을 만나는 것만으로도 큰 격려가 되었고, 또한 젊은 농부님들이 자연재배 방법으로 열심히 농사짓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우리의 농사를 다시 돌아보는 시간도 가졌지요. 할머니보따리 여름연수회를 다녀온 격이 되었네요.
 
요즘 저희 논에는 벼꽃이 한창입니다. 벼꽃을 보신 적 있나요? 시골에 내려오기 전까지는 벼에 꽃이 피는 줄도 몰랐답니다. 모든 열매는 당연히 꽃이 피어야 생기는 것인데, 참 무식했구나 새삼 느껴지네요. 벼꽃을 보고나니, 비가 내리고, 센 바람이 불때마다 논에 있는 벼가 생각납니다. 올해 처음, 저희 땅에서 짓는 논농사는 잘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지요^^ 뜨거운 햇볕을 많이 받아야, 알곡이 제대로 여물 듯 합니다. 요즘 기도제목은 햇볕입니다. 따뜻한 햇볕. 어느새 성큼 다가온 가을 문턱, 건강하게 지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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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쌀조청: 김정자 아줌니댁에서 직접 고아서 만든 정성가득 조청입니다. 엿기름도 직접 싹틔운 것이지요. 발효식품이라 소화도 잘되고 쌀로 만들어 영양도 최고지요. 쌀조청은 식혜를 잘 만들어, 조린 것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할머니들이 새벽까지 불조절하며 정성으로 만든 조청입니다. [조청은 단맛이 필요한 모든 요리에 설탕이나 물엿대신 쓸 수 있어요. 멸치볶음, 고기볶음, 초고추장 등 각종 양념장.] 냉장보관해주세요.
2. 호박잎: 호박은 제대로 남은 것이 없지만, 호박잎은 있어서 어린잎 위주로 따서 보냅니다. 살짝 쪄서, 쌈싸서 드세요. 쌈장(된장, 고추장, 마늘, 깨소금, 참기름)만 만들면, 맛있는 밥한그릇 뚝딱!
3. 고춧잎: 고춧잎 한번 더 보냅니다. [살짝 데쳐 국간장(1), 다진파마늘(1), 깨, 참기름 넣고 무쳐드세요.]
4. 양파: 직접 기른 양파를 한번 더 보내드립니다 .
5. 양배추: 홍성유기농 정상진, 이성자 농부님의 양배추입니다. 오랜 장마로 노지 밭에서 자라던 애호박, 토마토, 오이, 대파 등이 상태가 안 좋아서 믿을만한 곳에서 양배추, 당근, 사과 등을 대신 구해서 보내드립니다.
6. 당근: 금평리 황연동 농부님의 유기농 당근을 함께 넣어드립니다.
7. 사과: 정농회 회원이신 이후근 농부님의 저농약 사과도 함께 보냅니다. 아삭!
8. 꽈리고추, 피망, 아삭고추: 꿈이자라는뜰 비닐하우스에서 튼실히 자란 꽈리고추, 피망, 아삭고추 삼형제입니다. 요즘같이 고추가 귀한 시절에 잘 자란 고추입니다. 김치를 생각하면, 모조리 빨갛게 될 때까지 놔두었다가 고춧가루를 만들고 싶은 마음이네요(^^). 이번 꽈리고추는 좀 덜 매울 거예요. 볶아서 드셔보세요. 아삭고추(크고 길쭉하게 생긴것)는 맵지 않으니 맘 놓고 드세요. 근데 양이 많지 않네요.
* 보내드리려 했던, 콩나물은 며칠이 지나도 생각했던 양만큼 싹을 틔우지 않아서 보내드리지 못합니다. 마지막 남은 콩나물 콩이었는데... 아쉽네요. 죄송합니다.

❖ 다음 할머니보따리는 9월7일(수)에 보냅니다.
✚ 할머니장독대 - 집된장(1만원 /1kg), 집간장(9천원 /1kg), 마늘고추장(13000원 /1kg), 쌀조청(12000원 /1kg), 엿기름(5천원/500g), 민들레효소(14000원 /1리터. 유기농설탕. 1년이상 숙성), 들풀효소(12000원 /1리터. 3년이상 숙성), 매실효소(14000원 /1리터. 1년이상 숙성) 필요하신 분들은 주문해주세요. 모두 할머니들이 직접 만드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