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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6.22 [2011. 6. 22] 일곱번째 할머니 보따리 이야기 3
엄청 덥습니다. 집안은 시원한 편인데, 논과 밭은 정말 덥습니다. 잠 없으신 할머니들은 새벽부터 일을 하시고, 아침잠 많은 젊은이들은 좀 선선해지고 일을 시작하면, 8시가 넘어 해 질 때까지 일하게 되는 날이 많아지네요. 하루가 정말 길고, 하루에 하는 일도 정말 많습니다. 오늘은 온 가족 총출동해서 감자 캤어요. 그저께부터 감자줄기를  자르는 작업을 하고, 어제는 멀칭비닐 걷어내고, 오늘 아침 7시부터 캐고 있습니다. 남편 문철은 경운기 쟁기로 한번 슥 밀어주어서 캐기 좋게 만들고, 엄니, 옆집 아줌니가 호미로 캡니다. 저녁 늦게까지 해야, 감자를 다 캘 수 있을 것 같아요. 감자밭에 비름나물이 많이 나서, 비름나물도 캡니다. 아침참으로 감자를 쪄서 먹었는데, 포슬포슬 맛나네요. 바로 쪄서 밭에서 먹으니 더욱 그렇겠지요. 요 몇 주 가물어서, 감자알이 큰 게 많지 않네요. 게다가 지난 봄, 씨감자 싹을 잘 틔우려고 덮어두었는
데, 더웠는지 많이 상해서 싹이 안 난 것이 많았어요. 매년 상황이 다르고, 일 년에 한번 밖에 심을 수 없어서 시행착오가 많네요. 그래도 잘 여문 감자를 보니 참 고맙습니다.

감자 가격을 정하는데 참 많이 고심했습니다. 인터넷에 보니 정말 싼 감자부터, 유기농 럭셔리 엄청 비싼 감자까지 가격이 천차만별이네요. 전라도 쪽에는 감자, 양파가 풍년이라 가격이 뚝 떨어졌다는 이야기도 들리고요. 비닐, 택배비, 기름값 등 자재비는 다 올랐는데, 풍년
이라 가격이 떨어졌다니 난감합니다. 게다가 저흰 작년보다 수확이 더 줄었는데 말입니다. 이럴 때일수록, 할머니보따리 식구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이 듭니다. 가격 고민하지 않고 계산하지 않고 저희가 농사지은 것을 나눠 먹을 수 있으니깐요. 할머니보따리 여러분~ 참말로 고맙습니다.


 
1. 햇감자 : 간식으로 찐감자. 감자볶음, 감자국, 생선조림에 감자, 된장찌개에 감자, 삶아서 감자샐러드. 할 수 있는 요리가 무궁무진 합니다. 그래도 일단 햇감자는 찐감자로 먹어줘야 제 맛. 밥할 때 넣어서 함께 쪄 드셔도 좋아요.

2. 오이 : 오이는 수확시기를 놓치면 급격히 늙어 버려서 쓴맛이 생기는데, 오이들이 할머니보따리 보내는 날까지 기다려주질 않고, 주렁주렁 달리네요. 어쩔수 없이 미리 수확해서 냉장고에 넣어두었다가 보냅니다. 가끔 엄청 쓴 오이가 들어가 있을 수 있어요. 노각오이가 잘못 들어간 것이니, 드시지 마시고 오이 마사지하세요^^

3. 고추김치 : 방아다리에 열린 고추를 땄습니다.(고추가 크게 많이 열리게 하기 위해서 따주어야 하는 부분이지요) 엄니께서 고추김치 담그셨습니다. 고추밭에 고추가 주렁주렁 열리고 있습니다.

4. 비름나물 : 여름철 배앓이에 최고라는 비름나물. 살짝(2분정도) 데쳐서, 마늘고추장(1), 다진파(1), 다진마늘(0.5), 깨(0.5), 참기름(1)넣고 무쳐드세요.

5. 모듬 쌈채소(상추, 쑥갓, 치커리) : 쌈이나 샐러드로 드시거나 잘게 잘라 비빔국수나 비빔밥에 넣어드세요.

6. 근대: 칼슘, 철분이 많아 아이들의 성장에도 좋대요. 적당하게 잘라서, 멸치육수, 된장, 고춧가루 조금, 양파나 콩나물 조금 넣고 근대된장국 끓여드세요. 참, 꼭 뚜껑열고 끓여야 수산성분이 날아가서 칼슘 흡수 잘된답니다.

7. 보리수 열매 : 저희 집 보리수나무에서 열린 보리수 열매 조금 넣어드립니다. 요즘 여름이, 여울이가 좋아하는 간식은 나무에서 자연적으로 열리는 보리수열매, 버찌열매, 오디열매랍니다. 산책길이 즐겁지요. 더운 날씨에 무사히 도착할지 걱정이네요. 잘 살펴 드세요. 원래 약간 떫은 듯한 맛이 있어요. 


* 다음은 7월 6일(수)에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