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와 공부 | Posted by 여름울 2010. 10. 5. 11:39

<2009년 밭농사> 잡곡류 유기재배


    잡곡은 몸에 필요한 다양한 영양소를 가지고 있어서 밥과 함께 먹으면 양분균형을 맞출수 있어 건강에 좋다.  또한 생협을 통해 잡곡을 찾는 소비자도 꾸준한 편이다. 일반농가에서는 자급을 목적으로 소량 생산하기 때문에 수요에 비해 공급량이 적다. 그리고 잡곡은 미숫가루로 가공해서 판매할 수도 있고, 장기 보관 판매에도 유리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장기적으로 가족의 건강한 먹거리 자급과 가계소득을 위해 2009년 밭농사 실습과제로 잡곡재배를 선택하였다. 재배할 잡곡의 종류는 미숫가루를 만들 것을 고려해서 수수, 녹두, 조, 기장, 쥐눈이콩, 서리밤콩을 선택했고, 찰기가 있는 품종으로 골라서 했다. 재배실습을 하면서 거름준비에서 씨뿌리기, 옮겨심기, 김매기, 수확, 탈곡, 도정, 미숫가루 가공, 판매까지의 전과정을 경험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으며, 현재 수확을 마치고 탈곡과정을 거치고 있다.




    잡곡류 유기재배에서 중점사항은 파종, 시비, 제초, 수확등의 시기와 방법을 구체적으로 계획하고 실행하고 기록하는 것이었다. 6월 초에 포트에 파종하고 옮겨심는 방식은 적절하였다고 본다. 특히 수수와 조, 기장 등은 어린 모의 모양이 일반 밭풀과 별 차이가 없기 때문에, 밭풀을 갈아엎고 이랑을 만든 직후에 옮겨 심는 것은 이후에 김매기를 하거나, 풀과의 시간싸움에서 유리한 점이 많았다. 아울러 새가 씨앗을 집어먹는 피해를 막기에도 적합한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유기재배를 하면서 옮겨심는 방식으로 밭풀을 대비할 수 있었지만, 간격을 넓게해서 심어주거나, 작물이 스스로 건강하게 자라기를 바라는 것 외에는 병충해에 대해서 별다른 대책이 없었다. 다행히 바로 옆 밭 옥수수에서 건너온 벌레 몇 마리와 일부 녹두에 발생한 진딧물외에 큰 병해충 피해는 없어보였다.


    이랑을 새로 만들고 옮겨심은지 닷새만에 밭풀이 싹을 내기 시작했다. 8일후에 첫번째 김매기를 시작해서 일주일에서 열흘 간격으로 김매기를 서너번, 한참 후에 콩순집어주면서 한 번, 녹두 수확하면서 낫으로 한번 김매기를 해주었다. 두둑하나에 20분이 걸리는데, 스물다섯이랑을 다하려면 8~9시간이 소요된다. 도미닉이 스위스에서 가져온 긁는 날이 날카롭고 자루가 긴 호미, 딸깍이, 예초기 연결해서 쓰는 도구, 풀밀어 등을 사용했는데, 두둑에는 긁는 날이 날카롭고 자루가 긴 호미가, 고랑에는 풀밀어가 가장 적합한 도구였다. 수수의 경우엔 키가 월등히 컸으므로 초기에 세번 풀을 잡은 것 만으로 충분했지만, 기장과 조는 한번 더 풀을 잡아줬어야 했다. 하지만 여름방학을 지나면서 한번 시기를 놓쳤고, 이것은 두고두고 화근이 되었다. 콩류의 경우에는 잎사귀가 무성해져서 풀에 치이지 않을 시점 - 옮겨심고나서 약 50일즈음이 지나고나서는 더 이상 김매기를 해주지 않아도 되므로 두번 더해서, 총 대여섯번만 시기를 놓치지 말고 김매기를 해주었으면 나중에 굳이 큰 도움도 안되는 낫으로 풀베주는 김매기는 하지 않아도 괜찮았을 것 같다.



햇빛이 드는 방향을 고려해서 작물의 키에 따라 적절하게 심는 위치 선정하려고 고민했다. 남북방향으로 낸 이랑에 동쪽에서 서쪽으로 녹두, 서리밤콩, 쥐눈이콩, 조, 기장, 수수의 순으로 심었는데, 예상했던 것처럼 동쪽 작물은 키가 작았고, 서쪽으로 갈수록 키가 컸다. 밭 자체가 산기슭에 움푹 들어갔기때문에 일조량이 다른 밭에 비해 부족할 수는 있겠지만, 밭 안에서 작물들 간의 일조량 피해는 적었다고 생각한다.


산기슭에 붙어 있는 밭이라 처음에는 새 피해를 어떻게 막을 것인지 고민이 많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별 대책은 없었다. 작물이 익어갈수록 조심스러웠지만 눈에 띄는 피해는 없어보였다. 수수에 양파망을 씌워서 보호할까 하다가, 수수 이삭이 습해져서 곰팡이가 생기거나 싹이 터버릴 수도 있고, 일일이 씌우는 것도 귀찮아서 그냥 내버려 두었다. 다행히 수확때까지도 눈에 띄는 새 피해는 없어보였다. 조와 기장, 특히 수수는 키가 크기 때문에 바람의 피해를 대비해야했다. 하지만 간격을 넉넉하게 심어주었음에도 불구하고, 새끼를 여럿쳐서 작물간에 간격이 좁아져, 별다른 대비를 하지 않았어도 서로 붙들어주는 바람에 큰 바람 피해는 별로 없었다. 대부분이 3m가 넘게 자란 수수중에 몇 개만 넘어졌다.


내가 재배한 기장은 두가지 품종이었다. 진한 초콜렛색 찰기장과 갈색 찰기장이었는데, 옮겨심을 때 아차하고 그만 섞어서 심어버렸다. 혼자서 심는다면 그런 실수는 덜하겠지만, 학교에서든, 일반 농가에서든 현실적으로 여럿이 함께 일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한 작물에 여러 품종을 심을 경우엔 특히 종자구분에 주의를 더 기울여야 하겠다.


아울러 내가 심은 찰수수와 홍샘댁 이승진 사모님이 보령에서 얻어와 심으신 찰수수, 장곡에 종구아저씨네 갔을 때 본 찰수수, 문당리에서 지나가면서 본 키작고 알많은 빗자루수수를 비교해보면 내 수수는 키가 굉장히 크지만 알곡이 작고 적으며 모양도 깨끗하지 않았다. 내 수수가 나름의 장점이 있을지는 더 오랜시간 재배와 가공을 통해 두고봐야 알 일이겠지만, 일단 눈으로 확연히 차이가 나는 것을 보니 부러운 마음과 아쉬운 마음이 겹쳐졌다. 하지만 한번이라도 직접 겪지 않고는 모를 일이었으니 차라리 지금 겪는게 낫다는 생각도 들었다. 다음에 기회를 만들어서 두가지 종자를 각각 구분해서 심고, 비교해 보았으면 한다.


서리밤콩이나 쥐눈이콩, 녹두를 심을 때, 한 곳에 하나씩 심는 것이 좋을지, 두개나 세개를 한 곳에 심는게 좋을지 고민이 많이 되었다. 오도샘이 하나씩 심으라고 해서 그렇게 심었지만, 왜 한 개만 꽂았냐고 장샘은 또 다른 말씀을 하셨다.


옮겨심은지 한달이 지났을 즈음 큰 비바람에 콩류가 많이 쓰러지고 땅 바로 위 줄기부분이 상한 것이 많았다. 하우스에서 줄기가 약간 웃자란 것이 줄기가 잘 꺽이고 쓰러진 이유 중에 하나이겠지만, 만약에 두세개를 같이 심어주었으면 서로 의지가 되어 더 적게 쓰러졌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나중에 꺽이지 않은 콩의 콩대가 매우 굵어지고, 안그래도 새끼를 많이 치고, 순을 잘 뻗어내는 서리밤콩과 쥐눈이콩의  순을 집어주면서 하나씩만 심어서 잘 키우는 것도 순집기가 수월하고, 작물이 건강해서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결론적으로는 모종을 키울 때 웃자라지 않게 키우고, 한 곳에 두개이하로만 꽂아주는 것이 제일 바람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콩류재배 교과서에는 두세개가 기본이고, 가장 많은 수확량을 낸다고 한다)


아울러 두둑의 모양을 평평하게 평이랑으로 해서 김매기와 북주기를 병행하기 쉽도록 하는 것이, 비닐멀칭을 하지 않고 재배할 때 유의할 점이라고 생각한다. 두둑이 불룩한 경우에는 김매면서 북주기가 쉽지 않았다.


소회

외로운 잡곡        재배와 수확 이후에 알곡을 정선하고 도정해서 학교생협을 통해 판매하거나, 미숫가루를 가공해서 판매하고 싶었지만 여력이 부족하여 아직 탈곡과정에만 머물러 있다. 서리밤콩은 아직 수확도 못하고 밭에서 주인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조와 기장 같은 잡곡은 열사람이 수고해야, 한 사람이나 겨우 먹인다"는 말처럼 작물을 재배하고, 탈곡하고, 정선하고, 도정하는 일은 손이 많이 가는데다가 어렵고 막막하기 그지없다. 주곡인 쌀에 밀려, 그에 비해 기계나 기술이 덜 발달한 탓일수도 있겠다.
    한해동안 일을 많이 벌리지 않으려고 애써 노력했지만, 바람과 달리 일이 점점 늘어나서 나중에는 우선순위에서 밀린 일은 충실하게 수행하지 못했다. 그 밀린 일이 바로 잡곡재배이다. 잡곡재배가 원래 손이 많이 가는 일이기도 하지만, 나도 우선순위를 두지 못하고, 학교 안에서도, 일반적인 농업현실에서도 잡곡은 주곡에 밀려 뒷전으로 물러나기 쉽상인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잡곡을 영양곡으로 바꿔부르자는 주장은 의미가 있다. 다음에 다시 기회를 만들어서 외롭지 않은 영양곡재배를 시도해보고 싶다.

고맙다 동무들    여러 종류의 잡곡을 재배하는 일은 혼자서 하기엔 정말 벅찬 일이라고 생각한다. 씨 뿌리고, 옮겨심고, 김매고, 추수하는데 늘 동무들의 손을 빌었다. 지면을 빌어 지도해 주신 오도샘과 문샘 그리고 함께 땀흘린 동무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 고맙습니다, 모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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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1. 17. 화요일 밭농사과제발표 자료
풀무생태농업전공부 2008 최문철


농부의 하루 | Posted by 여름울 2008. 4. 24. 22:31

생강, 땅콩, 수수 파종 2008.04.24.나무

◎ 날씨: 맑음

○ 논농사

○ 농요

● 농작업: 생강, 땅콩파종

* 생강 Zingiber officinale
Zingiber: sanskrit어의 sringavera(각형)에서 유래. 근경의 형태에서 연상
officinale: 약용의, 약방의

- 원산지: 인도, 말레이야, 열대아시아(자생지에서는 여러해살이)
- 발아적온: 20~30℃
- 생육적온: 20~30℃
- 생육장애온도: 15℃이하, 30℃이상. 10℃이하가 되면 생리적 동해로 썩어버린다.
- 재배형태: 4월중하순~5월상순 파종, 8월~10월 수확. 생육초기에는 반양음지(보리밭등의 이랑사이)

* 토란, 생강은 절대 냉장고에 넣어서는 안된다. 동해를 받고 상해버리기 때문에.
* 중국생강: 재래종보다 2배정도 커서 외관상으로는 좋으나, 매운 맛은 거의 없어 맛과 질이 떨어진다.
* 근경(根莖): 땅속 뿌리줄기가 비대해 구 모양을 이룸. 지면 밑을 수평형식으로 자라는 것. 일반 뿌리와 다르게 절을 가지고 있으며 눈과 잎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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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땅콩파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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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작은 농기구들을 꾸준히 만들어내는 것도 재밌는 일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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