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들이 저녁 7시 20분쯤 되면 자러 들어가. 그리고 (새벽) 5시 20분쯤 되면 먹으러 나와. 그래서 집에서 5시에는 (콩밭으로) 나가.” 콩 심어놓고 일주일 내내 콩밭에 나가 새 쫓으신 엄니의 말씀입니다. “비가 오니께, 밭에서 앉지도 못하고 서지덜 못하고. 미친년처럼 왔다 갔다 허다가, 새도 안 오는 거 같어서 그냥 후딱 걸어왔지.“ 비오는 날, 콩 심은 밭에 새 쫓으러 갔다 오시며 아줌니가 하신 말씀입니다. 콩나물콩(쥐눈이콩)이랑, 메주콩 심어 놓고 날마다 새 쫓으러 밭에 나가시는 게 일이네요. 콩이 싹을 터서 떡잎을 내기 시작하면 새들이 와서 콕콕 집어 먹는답니다. 엄니 말씀이 ‘콩은 산새들이 날아와서 먹고, 옥수수는 까치가 와서 파먹고, 논 김매는 우렁이는 백로가 와서 다 먹는다’고 하시네요. 공중 나는 새들까지 먹이시는 훌륭한 할머니들이지요. 하나님이 하실 일을 나눠 하신다고 하면 좀 위로가 되려나요?

 
  가을까지 콩이 잘 버텨서, 올해는 콩 소출이 넉넉했으면 좋겠네요. 유기농을 많이 한다는 여기 홍동에도, 밭농사엔 약을 쓰시는 분들이 종종 있답니다. 특히 벌레나 병에 약한 고추와 콩은 심으면서 한번, 비오기 전에 한번, 비오고 나서 또 한번. 수시로 농약을 줘야 제대로 따 먹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약 한번, 비료 한번 쓰지 않고, 아침저녁으로 새 망보고, 벌레 잡아주고, 허리가 꼬부라지도록 풀 매면서 열심히 농사짓는 우리 할머니들이 자랑스럽습니다.
  
1. 단호박 : 달콤한 단호박. 익는 대로 잘 모아두었다가 보내요. 툭 잘라서 씨 파내고, 쪄서 바로 드셔도 되고요. 으깨어 (조청, 마요네즈와 다른 채소와 견과류도 넣고) 단호박 샐러드 만들어 드셔도 됩니다.    
2. 강낭콩 : 완두콩 다음으로 나오는 여름 콩. 까서 밥에 넣어 드세요. (오래 두고 드실 땐, 냉동보관) 
3. 가지 : 여름 반찬. 가지가 주렁주렁 열리네요. [길게 2등분해서 김오른 채반에서 살짝 찌고, 간장, 참기름, 깨소금, 다진마늘로 무쳐드세요] 약간 쪼글쪼글해도 맛에는 지장이 없으니, 잘 챙겨서 드세요.
4. 보라색 무 : 보라색 무예요. 한참 무가 자랄 때 비가 제대로 안와서인지 크기도 작년에 비해 좀 작고, 모양도 좀 덜 이쁘네요. 항산화물질이 들어있어, 노화를 방지하고 피를 맑게 한답니다. 무를 사용하는 곳에 어디든 사용할 수 있지만, 생으로 요리하면 전체적으로 보라색으로 변하는 게 예쁘기 때문에 초절임이나, 피클, 샐러드로 드시면 좋아요. [무초절임 : 1. 무를 얇게 썬다. 2. 식초(4), 설탕(1), 소금(0.5) 넣고, 설탕이 녹으면 무 넣고. 3. 30분 이상 두면 맛이 나고요. 하루 정도 두면 더 좋아요. 4. 얇게 썬 야채나, 고기 구워서 싸 먹으면 맛있어요.] 
5. 파프리카와 피망 : 꿈이자라는뜰(문철 일터, greencarefarm.org) 농장에서 나온 파프리카와 피망입니다. 단품으로는 양이 모자라서 섞어서 보내드립니다. 볶아 드셔도 되고, 잘라서 쌈장에 찍어드셔도 시원한 맛이 좋아요. 
6. 부추 : 날이 더우니, 고춧가루, 마늘소스 넣고 살짝 무쳐 먹으면 좋겠네요. 샐러드에 넣어도 좋고요. 비오는 날에 부추전과 막걸리는 말 안해도 아시지요?
7. 아욱(근대) : 단백질, 칼슘, 무기질 등이 풍부한 여름 채소. [줄기 쪽은 쫑쫑 썰어 넣고, 행주 빨 듯이 박박 문질러 씻어서 녹색 물 빼내고, 된장국에 마른새우와 함께 넣어 푹 끓이면 맛있는 아욱(근대)된장국이 됩니다.] 부채처럼 둥글게 생긴것이 아욱, 길쭉한 잎에 줄기부분이 굵은 것이 근대입니다.
8. 조림용 알감자 : 자작자작하게 물 넣고 살짝 삶아내서, 기름 두르고 볶다가 조청과 간장 넣고 조려 드세요.
9. 마늘장아찌 : 햇마늘 가운데 통이 작은 것으로 마늘장아찌를 담궜습니다. 마늘쫑도 같이 어울려 있고요. 조금 짜지만, 정말 귀하고 맛있네요. 
10. 유정란 : 암탉, 수탉이 어울려 살며, 깻묵, 들풀, 청치, 생선 대가리, 조개, 굴 껍질을 먹으며 낳은 건강한 유정란입니다. [일반적으로 말하면, non-GMO 사료 먹인 방사 유정란]. 

☺ 계속되는 장마에 옥수수가 익지 않아서, 이번 보따리엔 옥수수 없이 보냅니다. 다음 번 할머니보따리는 옥수수가 익는 대로, 옥수수 일정에 맞춰 보내려합니다. 갓 따서 쪄먹는 옥수수 맛이 예술이거든요^^ 일정을 격주로 잘 맞추지 못해 죄송합니다. 

2011.11.13 도리깨질로 콩털기


    FTA 비준동의안 강행처리 이후, 온 나라가 어수선합니다. 서울은 물대포, 시위 등으로 떠들썩한 것 같은데, 오히려 여기 홍동은 조용합니다. 무엇보다 본격적인 겨울이 시작되기 전에 콩도 마저 털어야 하고, 김장도 해야 하고, 무와 배추를 땅에 묻어 보관하는 등의 일상이 바쁘기 때문일 것입니다. 하지만 더 큰 이유가 있다면 농부의 자리를 제대로 지키는 일이 FTA에 대항하는 유일하고, 가장 강력한 방법이 아닐까 하는 생각 때문입니다. 
    지난 2주간 홍동에는 녹색평론사의 김종철 선생님과 제주도에서 자연순환 유기농업을 하시는 김윤수 선생님께서 다녀가셨습니다. 두 분 모두 열정적으로 3시간동안 이야기를 나눠주셨지요. 김종철 선생님은 ‘FTA보다도 원전(원자력발전)이 더욱 문제이다. FTA는 석유가 고갈되면 어차피 무역자체를 할 수 없게 될 것이지만, 원전은 보이지 않게 우리와 우리 아이들의 건강을, 삶을 지속적으로 갉아 먹고 있다’고 하셨지요. 김윤수 선생님은 ‘유기농업이라고 하면서도 역시 기계와 석유에 의존해서 농사를 짓고 있다’며, ‘농장 내에서 온전히 순환되지 않는 것을 유기농업이라 할 수 없다’라고 강조하셨답니다. 스스로를 돌아보게 됩니다. 
    웬델 베리(시인이자 농부)가 ‘원자로와 텃밭(녹색평론)’이라는 글에서 ‘원전에 반대하는 가장 큰 행동은 텃밭을 가꾸는 일이다’라고 하셨던 말씀에 큰 위로를 얻습니다. 보따리 식구 여러분들도 베란다에서 작은 텃밭을 가꿔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본격적인 겨울 전에 보내드리는 마지막 밭 채소가 될 것 같습니다. 추위를 견디며 맛을 응축하고 있는 냉이, 아욱, 배추, 파입니다. 맛있게 드시고 건강하세요. 

1. 은행 : 은행은 피를 맑게 하고, 기침, 가래에도 좋다고 합니다. 집 앞 은행나무에서 은행을 따서, 할머니들이 직접 물에 여러 번 씻으며 외과피(냄새나는 부분)를 깨끗이 제거한 것입니다. 몸에 좋은 만큼, 많이 먹으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으니, 하루에 5-10알 정도 드세요. [깨끗이 씻은 우유곽에 은행을 껍질 채 넣고 윗부분을 꾹 눌러서 닫습니다. 튈 수 있으니, 꼭 닫아주세요. 2.은행이 든 우유곽을 전자렌지에 3분 정도 돌리면 탁탁 소리가 나면서 껍질이 터지고 맛있게 먹을 수 있습니다. *전자렌지가 없을 경우, 후라이팬에 (종이)호일을 깔고, 은행이 날라가지 않게 위에도 호일이나 뚜껑으로 잘 덮어서 익혀주세요.] [껍질을 까서 밥에 넣어 몇 개씩 드셔도 좋아요] 냉장보관. 
2. 김장김치 : 지난주에 담근 김장김치입니다. 맛보시라고 넣어드립니다. 고추를 제외한 모든 양념과 배추, 무 모두 저희가 직접 농사지은 것입니다. 올해 비가 많이 와서, 탄저로 고추를 거두지 못해 고춧가루는 자급하지 못했어요. 김정자 아주머니댁 김치 반, 저희 집 김치 반을 나눠서 넣었는데, 저희 집 김치가 좀 많이 맵게 되었습니다. 
3. 동치미 : 알맞게 익었습니다. 조금 짜게 담궜으니, 드시기 전에 물을 적당히 타서 간 맞추어 드시면 됩니다. 
4. 배추 : 할머니들이 아침저녁으로 벌레 잡으며 키운 귀한 배추입니다. 화학비료, 농약의 힘 없이도 잘라서 제법 알이 차고 있네요. 잘 씻어서, 쌈장 찍어 쌈배추로 드세요. 배추 된장국도 좋고요. 
5. 냉이 : 가을 냉이가 한창입니다. 논, 밭 여기저기에 자연스레 올라온 냉이를 캐서 보냅니다. [쫑쫑 썰어서 부침개에 넣어도 향이 좋아요. 된장찌개에 넣어도 좋고, 살짝 데쳐서 고추장+조청+깨소금에 무쳐도 맛있지요]
6. 아욱 : 가을 아욱은 문 닫아놓고 혼자 먹는다고 합니다. 그만큼 맛있고 영양도 좋다는 이야기지요. 단백질, 칼슘, 무기질 등이 풍부해서 특히 아이들에게 좋답니다. [줄기 쪽은 쫑쫑 썰어 넣고, 행주 빨 듯 박박 씻어서 녹색 물 빼내고, 된장국에 마른새우와 함께 넣어 푹 끓이면 맛있는 아욱된장국이 됩니다.]
7. 대파, 쪽파 : 뿌리가 살아있으면 화분에 심어 베란다에 두시면 겨울 내 두고 드실 수 있어요. 대파는 적당한 크기로 잘라 냉동 보관했다가 필요한 만큼씩 요리에 사용하셔도 좋고요. 
8. 유정란 : 요즘 깻묵을 열심히 먹이고 있습니다. 들기름, 참기름을 짜면서 방앗간에서 넉넉히 가져왔지요. 깻묵과 들풀, 청치(유기농전문 정미소에서 가져온 덜 읽은 푸른 쌀(유기재배), 그리고 조개, 굴 껍질을 골고루 먹이며 키우고 있어요. 

# 채소 보관은? 신문지에 싸서, 밀폐용기에 담아 냉장고 야채실에 두면 신선하게 드실 수 있어요. 
# 채소 먹기 전에? 씻어서 차가운 물에 10분정도 담가 두시면 싱싱해집니다.  

❖ 다음 할머니보따리는 12월14일(수)에 보냅니다.
❖ 할머니보따리 & 여름이네 농사일기 블로그: sonong.tistory.com    


 붉은 대추, 주황빛의 감, 주황색 파프리카, 보라색 가지, 노란 은행, 누런 벼... 갖갖이 색깔로 변신을 하며 ‘어서 먹어주세요~’라고 소리치는 농작물들을 바라보며 흐뭇한 요즘입니다. 아들 여름이와 함께, 대추도 따고, 감도 따면서 재밌고도 맛있는 한 시간을 보내고 있지요. (양이 넉넉지 않아서, 자랑만 하고 보따리 식구들과는 나누지 못해 죄송합니다.)


어제는 꿈이자라는뜰(마을의 장애학생들을 위한 배움터와 일터) 농장들이를 했습니다. 저희 집 앞에 밭을 꿈뜰에서 사용하고 있는 데, 한 해를 지나며 어느 정도 농장 모양을 갖추었고, 그동안 여러모로 도움을 주신 분들에게 감사의 마음도 전하고자 마련한 자리였지요. 꿈뜰학생들이 그동안 열심히 배운 풍물도 들려주고, 떡과 고기, 술을 넉넉히 준비해서 함께 나누어 먹었어요. 마을 어르신들을 비롯해서 100여분이 함께해 주셨답니다.


햇볕이 뜨겁고, 바람이 시원한 전형적인 가을날씨가 계속되더니, 오늘은 오래간만에 비가 오네요. 벼 알곡이 더욱 실해 질 수 있을 것이고, 배추는 오래간만에 실컷 비를 맞고 잘 자랄 듯합니 다. 그야말로 가을 단비네요.

1. 열무김치 : 찬바람이 슬슬 부니, 열무가 잘 자랐습니다. 직접 농사지은 양념으로 김치를 담궜습니다.
2. 땅콩 : 땅콩 캐서 보냅니다. 껍질 까서 후라이팬에 약불로 슬슬 볶아서 간식으로 먹어도 좋고요.(적당히 볶는게 생각보다 쉽진 않아요.^^;; 너무 볶으면 타거나 질겨질 수 있어요) 저는 간편하게 밥 지을 때 넣어서 먹는데, 참 맛있습니다. 아이들도 좋아하지요.
3. 유정란 : 날이 선선해져서 다시 달걀을 보내드립니다. 황토농장(무항생제 축산) 기르던 닭을 40마리 정도 더 사와서 기르고 있어요. 일반 사료는 먹이지 않고, 청치(푸른기가 섞여있는 쌀)와 풀, 굴껍질, 잔반 등을 먹입니다. 암탉이 낳은 대로 보내니, 10개 다 채우지 못해도 이해해 주세요^^ 
4. 고구마순 : 고구마 캐기 전에 고구마순부터 보내드립니다. [1.껍질은 벗기셔도 되고, 안 벗기셔도 됩니다. 적당한 길이로 자르고. 2.끓는 물에 소금 넣고 4분정도 삶아주세요. 3.찬물에 헹구고. 4.기름 두른 팬에서 볶다가, 다진파(1), 다진마늘(0.5), 국간장(1), 소금(0.3) 야채효소나 설탕 조금 넣으세요. 5. 마지막으로 들기름(1), 들깨가루(1) 넣어서 드세요.]
5. 가을 쑥차 : 가을 쑥을 뜯어다가 깨끗이 씻어서 유기농설탕에 재워 보냅니다(자장자장 ^^). 며칠 두셨다가 설탕이 녹으면 (생강차처럼), 따뜻한 물에 쑥차를 넣어서 드시면 좋아요. 쑥은 비타민, 무기질이 많다고 하니, 따뜻하게 드시면서 감기예방, 원기 회복 하세요.
6. 꽈리고추와 피망: 꿈이자라는뜰 하우스에서 자란 것입니다. 꽈리고추는 작은 것이 덜 매우니 볶아 드시고, 큰 것은 냉동실에 보관했다가 매운 맛 낼 때 쓰세요.
7. 쪽파 : 부추전처럼, 파전(밀가루, 계란, 파, 오징어나 조갯살)으로 부쳐먹어도 되고요. 살짝 데쳐서 초고추장에 찍어먹어도 되요. 대파대신 요리에 사용하셔도 되고요
8. 아욱(근대, 부추, 호박) : 아욱 양이 많지 않아서 모자라는 양을 근대와 부추, 호박로 대신 넣어드립니다. 아욱은 단백질, 칼슘, 무기질 등이 풍부해서 특히 아이들에게 좋답니다. [아욱이나 근대 요리법 : 줄기 쪽은 쫑쫑 썰어 넣고, 행주 빨 듯이 박박 문질러 씻어서 녹색물 빼고, 된장국에 마른새우와 함께 넣어 푹 끓이면 맛있는 아욱된장국이 됩니다.]

❖ 다음 할머니보따리는 10월 12일(수)에 보냅니다.

  20일 정도 가뭄이 계속되더니, 열흘 정도 비가 계속 오네요. 할머니보따리 보내는 날마다 비가 옵니다. 비 때문에 택배박스에 담고 보내는 작업이 쉽지는 않지만, 기온이 높지 않아, 야채가 싱싱하게 도착할 수 있는 좋은 점도 있네요. 긴 가뭄 끝에 고추에는 진딧물이 생겼습니다. 또 중국에서 ‘멸강나방’이 많이 날아와서, 옥수수 입을 다 갉아 먹고, ‘바랭이’라는 억샌 풀까지 다 먹어치우네요. 기후 변화 때문인지, 한 달 정도 빨리 멸강나방 피해가 시작되었답니다. 달콤한 옥수수를 넉넉하게 보내드릴 수 있으면 좋겠는데, 어찌 될지 지금으로선 알 수가 없네요. 장마도 더 일찍 시작되었다지요? 여기저기서 기후변화로 농사짓기가 더 힘들어진다는 이야기가 들리네요.

  그래도 남편에게 ‘요즘 제일 좋은 건 뭐야.’라고 물어보니, 논에서 우렁이가 김매기를 잘 해주고 있어서 너무 고맙답니다. 유기농으로 논농사를 지을 때, 오리나 왕우렁이의 도움을 받는 경우가 많은데, 저희 논에는 우렁이를 조금 넣었습니다. 우렁이는 물속에서 자라 올라오는 풀을 아주 잘 먹어줍니다. 그래서 우렁이 넣는 시기를 잘만 맞추면 따로 손김매기를 안 해주어도 될 만큼 효과가 좋답니다. 우렁각시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닌 것 같습니다. 저는 남편에게 농사로는 전혀 도움이 안 되는 각시이니, 저보다는 우렁각시에게 더 애틋한 마음을 가질 것 같네요^^ (아, 지구온난화가 더 진행된다면 왕우렁이는 오히려 해충이 되기도 한답니다.)

  여름철 건강하게 잘 보내시구요, 혹시 서해안으로 휴가오신다면, 오가는 길에 꼭 여름이네 들러서 옥수수도 삶아먹고, 토마토도 따 먹으며 이야기 나누는 시간 가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가족 모두 건강하세요~

1. 햇마늘: 햇마늘이라 조금 넣어드립니다. 비를 피해서 마늘을 캐서 말리고 있어요. 기본양념이니, 설명 필요없지요?^^  저는 집에서 피자 만들어 먹을 때 편으로 썰어서 몇 개씩 올려 구워 먹는데, 아이들도 잘 먹습니다. .
2. 상추: 날이 더워지면 상추가 녹아내리기 시작합니다. 더 더워지기 전에 마지막으로 보냅니다~
3. 조림용 알감자: 자작자작하게 물 넣고 살짝 삶아내서, 기름 두르고 볶다가 조청과 간장 조금 넣고 조려주면 됩니다.(*조청 다 드신 분은 별도로 주문해주세요.) 여름이네는 요즘 감자, 오이반찬으로 여름을 보내고 있네요^^
4. 열무얼갈이김치: 여름엔 열무얼갈이김치가 최고지요. 갈수록 벌레가 많이 먹기 시작하네요. 비빔밥, 비빔국수에 넣어 드시면 상큼, 칼칼하니 좋아요. 
5. 아욱: 아욱 한번 더 보내드립니다. 단백질, 칼슘, 무기질 등이 풍부해서 특히 아이들에게 좋답니다. [줄기 쪽은 쫑쫑 썰어 넣고, 행주 빨 듯이 박박 문질러 씻어서 녹색물 빼고, 된장국에 마른새우와 함께 넣어 푹 끓이면 맛있는 아욱된장국이 됩니다.]
6. 부추: 부추 양이 많지는 않네요. 그래도 한번 부침개해서 드세요. 비오는 날 별미.
7. 깻잎 : 쌈도 싸 드시고, 쫑쫑 썰어서 비빔밥에 넣어도 좋고요. 부추와 함께 부침개해도 좋지요.
8. : 동네 이웃분이 무를 수확하고 밭에 많이 남았다고 하셔서, 엄니와 아줌니께서 급히 출동하셨습니다. [얇게 썰어서 (냉면과 함께 나오는 무김치 스타일로) 살짝 소금, 설탕(매실효소)에 절였다가 고춧가루, 생강즙 넣고 살살 무쳐 먹어도 맛있지요. 푹 끓여서 국물로 쓰셔도 되고요. 생선조림 할때 넣어 드셔도 좋지요.]
9. 꽈리고추: 꿈이자라는뜰 농장에서 자란 것이예요. 멸치볶음에 함께 넣어 드시면 여름 별미예요. 요리 포인트는 포크나 이쑤시개로 꽈리고추에 구멍을 뽕뽕 뚫어서 볶아주세요. 그래야 양념이 잘 스며들어요. 양이 많지 않아 조금씩 넣어드립니다. 제법 맵습니다.
*  햇양파: 좀 더 말려서 다음 번 보따리에 보내드릴께요~


* 다음 보따리는 7월 20일(수)에 보냅니다. sonong.tistory.com

꿈이자라는뜰에서 키운 꽃모종, 채소모종.

4월이 갈아엎는 달이라면, 5월은 심는 달입니다. 재작년에 여름이가 한참 말 배울 때, 저를 졸졸 따라 다니며, ‘심’, ‘심’ 했던게 생각나네요. ‘심어요’라는 말을 못해서 ‘심~’이라고 했지요.^^ 그러던 여름이가 어느새 훌쩍 자라 이제는 온갖 말을 다하고요, 요즘엔 여울이가 걸음마에 말 배우느라 한창 바쁘답니다. 여기 홍성은 4월 말까지는 서리 걱정을 해야 해서, 5월 5일 어린이날이 지나야 고추와 가지, 오이, 호박, 토마토, 피망 등 갖가지 모종을 밭에 내다 심습니다. 저희는 트랙터 같은 큰 기계가 없기 때문에, 경운기와 삽으로 밭을 만들고 작물들을 심습니다. 경운기와 삽으로 만든 이랑도 참 예쁘지요.

저희 집 앞마당, 밭, 꽃나무 아래에는 온통 풀이 자라고 있습니다. 풀의 생명력은 정말 대단합니다. (보내드리는 질경이, 머윗대에 특히 그 생명력이 가득하겠지요? 저희가 심은 게 아니라, 유기농으로 농사짓는 밭둑이나 논둑에서 채취해서 보내드립니다) 풀들이 하루가 다르게 쑥쑥 자라더니, 여울이 키만큼 자란 풀도 있습니다. 이제 풀과의 전쟁이라는 여름 농사철이 슬슬 다가 오나봅니다. 할머니들은 매일같이 풀 베다가 닭도 주고, 엉겅퀴, 민들레, 머위 같은 효능이 있는 풀들로는 부지런히 효소를 담으십니다.

1. 들풀효소 [뚜껑 바로 열지 마시고, 반나절이상 냉장보관하신 후 개봉하세요. 발효식품이라 넘칠 수 있어요] - 여러 가지 들풀을 1년 이상 숙성시켜 만든 효소예요. 효소의 4-5배 물을 넣어 희석해 드세요. 여름에는 차갑게 드시면 갈증이 해소되고 피로회복에도 좋아요. 소화도 잘되고요. (너무 뜨거운 물에서는 효소성분이 파괴되니 따뜻하게, 혹은 시원하게 드세요). 양념 만들 때, 설탕대신 넣어도 됩니다. 
2. 솎은 배추 물김치 - 지난번 보내드리려 했던 배추가 알맞게 자라서, 김치를 담궜습니다. 시원하게 두시고 드세요. 김칫국에 국수 말아 먹어도 맛있고요. 고추장, 들기름 넣고 슥슥 비벼 먹어도 맛난 여름밥상이 됩니다.
3. 아욱 - 단백질, 칼슘, 무기질 등이 풍부해서 특히 아이들에게 좋답니다. [줄기 쪽은 껍질을 살살 벗기고, 행주 빨 듯이 박박 문질러 씻어서 녹색물 빼고, 된장국에 마른새우와 함께 넣어 푹 끓이면 맛있는 아욱국이 됩니다.]
4. 질경이 - 이름에도 질기다는 의미가 들어있듯이, 생명력이 대단한 풀입니다. 이뇨, 진해, 해독작용이 뛰어난 만병통치 풀이라고 하네요. 집 근처 밭둑과 풀무전공부 완두콩 밭 근처에서 캤어요. [살짝 데쳐서, 참기름, 마늘, 간장조금, 깨소금, 마늘 넣고 볶아서 드세요]
5. 머윗대(멍우, 머우) - 지난번 보내드린 머위나물은 잘 드셨나요? 머위줄기 부분입니다. [머윗대를 삶아서, 껍질을 벗겨 찬물에 1시간이상 넣고 쓴맛을 우려냅니다. 먹기 좋게 잘라서 기름, 들깨가루, 파, 마늘, 국간장(느타리버섯, 양파, 당근 더 넣어도 되요)으로 볶다가, 물(다싯물)을 넉넉히 부어서 끓이다가 자작자작하게 국물이 잦아들면 드세요.] 기관지, 기침에 좋대요. 여름, 여울이도 열심히 먹여야겠어요.
6. 치커리 - 샐러드나, 쌈채소로 드세요. 무침으로 드셔도 좋아요.[양념-들풀효소, 간장, 식초, 깨소금, 고춧가루 조금, 양파 / 도토리묵이 있으면 곁들여 드셔도 좋지요]
7. 쑥갓 - 생으로 드시거나, 생선찌게에 넣으면 좋아요. 송송 썰어서 달걀, 밀가루 반죽해서 (새우, 오징어 있으면 함께 넣고) 부침개로 드셔도 되요.
8. 열무 - 여린 열무 보내드립니다. 이번에는 ‘된장찌개에 지져서 먹으면 딱 좋아’라고 아줌니가 일러주시네요.[나물이네 찾아보니, 열무를 볶아서도 먹네요. 소금물에 데쳐서, 두부 한줌, 된장(1), 국간장(1), 고추장(0.5), 마늘(1), 파(0.5), 깨소금, 참기름 넣고 무쳐서 기름 두른 팬에서 볶아서 드세요. 저도 이렇게 한번 먹어봐야겠습니다^^]
9. 미나리 - 미나리가 좋아서 한번 더 넣어드립니다.
10. 유정란 - 이번 주에는 달걀 낳는 성적이 별로 안 좋네요. 더워지면 달걀보내기 힘들 것 같아 고민이네요.

✱ 몸과 마음 건강하게 지내세요. 다음 할머니보따리는 6월 1일(수)에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