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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11.12 [2012. 11. 12] 서른아홉번째 할머니 보따리 이야기 6

따뜻한 햇살, 가을비, 찬바람 맞아가며 무럭무럭 자라고 있는 김장 무


   지난 달 23일은 서리가 내린다는 상강이었고, 지난 7일은 입동이었습니다. 이제는 서리가 와도 이상할 게 없고, 겨울문턱도 넘어섰다는 이야기이지요. 호박, 콩, 고구마, 들깨와 같은 여름작물들은 서리를 끝으로 수명을 다합니다. 그래서 서리가 내리기 전에 얼른 거두어 들여놔야 겨우내 두고두고 실한 양식을 먹을 수가 있습니다. 어쩌다 시기를 놓치면 그동안 들인 정성이 모두 헛수고가 되어버린답니다. 아울러 요즘은 겨울을 나는 보리와 밀, 마늘과 양파도 본밭에 옮겨 심어야 하는 때이기도 합니다. 요 며칠 가을비가 장마 때처럼 이삼일 걸러 내리는 바람에, 해나온 날을 겨우 잡아서 부지런히 밭을 갈고, 마늘과 양파를 옮겨 심었습니다. 이렇게 가을걷이, 가을파종이 끝나면 본격적인 월동준비에 들어갑니다. 처마에 겨울바람을 막아줄 비닐을 치고, 창문과 문지방도 손을 보고, 김장과 메주도 쑤고, 겨우내 쓸 땔감과 기름도 마련하고, 그러고 나면 따뜻한 방구석에 앉아 한 숨 돌릴 수 있는 농한기가 오겠지요? 물론 우리 부지런한 할머니들은 또 어떤 일을 새로 벌이실지 모른답니다. 안그래도 한과를 만들 궁리를 하고 계신다는 소문이... ^^ 

1. 햅쌀: 아줌니댁 햅쌀 백미와 저희 햅쌀 칠분도를 섞어서 조금 보냅니다. 햅쌀이 나오는 요즘이 일년중에 밥맛이 제일 좋을 때 입니다. 꼭 꼭 씹어서 맛있게 드세요. 
2. 총각무김치: 총각무로 담근 맛있는 김치입니다. 할머니들 김치 비법은 과연 뭘까요? (며느리인 저도 모른답니다. 하여간 참 맛있습니다)
3. 홍시 만드는 감: 껍질을 잘 닦아서 서늘한 곳에 두면, 저절로 홍시가 됩니다. 홍시가 된 후에는 하나씩 담아서 냉동실에 넣어두면 아이스홍시로 즐길 수 있어요. 물론 저희 집은 그러기 전에 후딱 다 없어집니다.  
4. 배추: 가을 배추입니다. 슬슬 김장철이 시작됩니다. 겉잎은 국 끓여 드시고, 속 꼬갱이는 쌈장(된장, 고추장, 들기름, 깨소금, 마늘) 만들어 쌈 싸드세요. 벌레 한마리 한마리 잡아가며, 애지중지 기른 배추입니다.  
5. 시금치 : 서늘한 기후를 좋아하는 시금치입니다. 따끈한 시금치된장국, 시금치무침, 샐러드에 넣어드시면 좋지요. 
6. 상추: 꼭 찬물에 10분 이상 담가두었다가 드세요. 상추부침개(밀가루, 상추, 쪽파 등 넣고 반죽)도 의외도 맛나요.
7. 보라색 무: 작년에는 보라색무가 참 예뻤는데, 올해는 색깔이 제대로 안 나왔다고 할머니들이 속상해 하시네요. 일반적인 무처럼 드시면 되고요. 색깔을 살려서 드시려면 무생채나 무피클에 활용하세요. 
8. 대파: 다듬어서 적당한 크기로 잘라서 냉동보관 하셨다가, 바로 요리에 사용하면 간편하고, 오래두고 드실 수 있어요.  
9. 유정란: 암탉, 수탉이 어울려 살며, 깻묵, 들풀, 청치, 생선 대가리, 조개, 굴 껍질을 먹으며 낳은 건강한 유정란입니다. [일반적으로 말하면, non-GMO 사료 먹인 방사 유정란]. 숫자 가능한대로 보냅니다. 

+ 다음 할머니보따리는 11월 14일(수)에 보내드릴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