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9일 달날 <연못청소, 논밭 청소와 관찰>
겨울난 연못에 물이 많이 줄었다. 죽은 부레옥잠이 잔뜩이라 걷어내야지 했었는데, 마침 오후에 개인실습시간이 생겨서 우선 그것부터 걷어내기로 했다. 쇠스랑으로 부레옥잠을 걷어내는데, 물속에서 두꺼비가 두어번 얼굴을 내민다. 가만이 보니 알을 잔뜩 놓아두었다. 부레옥잠을 걷어보니 물에 젖은 꼬리털 같은 잔뿌리 사이에 작은 물방개, 물자라, 잠자리 유충, 새끼 붕어들이 같이 딸려올라왔다. 걷어낸 자리에서는 수련의 어린 싹도 보인다. 죽어있는 것처럼 보였던 연못에 작은 생명들이 많이 살아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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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논농사 과제를 진행할 수렁논으로 나갔다. 작년 가을부터 남아있던 볏집을 태우고, 젖어서 타지 않는 볏집은 말려서 태우려고 논둑에 펼쳐 두었다. 둠벙을 보니 겨우내 새들이 잔뜩 빠대고 다녔나보다. 둠벙 주위에 무성했던 마른 풀들이 납작하게 밟아져있고, 뭍으로 오르내리는 턱은 미끄럼틀처럼 반질반질했다.
그아래 물잡이논에 가보니 작년에 심어놓은 연뿌리가 자기 자리를 넘어 논 안쪽으로 기어들어와있다. 캐긴 캐야겠는데, 언제 캐야하나 모르겠다. 물어보든지 찾아보든지 해야겠다. 작년에 경기형이 갖다 놓은 오리 집이랑 그물도 치워야겠고, 둠벙주위로 동네아이들 물에 빠지지 않게 줄도 좀 쳐야겠고, 오가는 길에 수로위에 다리도 두 개 고쳐 놔야겠고, 논 크기 측량도 새로 해야겠고... 아직 여유가 있는 시기라지만 부지런히 해둘 일이 제법 많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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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 나온 김에 동쪽 아랫밭으로 발길을 돌렸다. 작년에 완두콩과 참깨를 심었던 밭인데, 올해 여기다가 개인과제로 잡곡을 심을 계획이다. 밭가에 잘라놓은 나뭇가지를 좀 치우고, 이랑을 세어봤다. 24개다. 생각보다 밭이 커서 씨앗을 더 준비해야할 것 같다. 측량도 정확하게 해봐야겠고. 퇴비를 쌓아놓을려면 어디에 쌓아 놓을지 살펴봤다. 보리수나무 아래쪽에 놓았으면 하는데, 문샘하고 이야기해봐야겠다. 그나저나 밭이 안쪽에 있어서 입구쪽 밭에 옥수수를 먼저 심으면 영 일하기가 불편할 것 같다. 이것부터 먼저 이야기해봐야겠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이 밭에는 키작은 풀들이 잔뜩 나있다. 이름도 확인할 겸 뜯어다가 오도샘을 보여드렸다. 별꽃, 유럼점나도나물, 큰개불알풀(이 동네선 강아지눈꽃), 광대나물이란다. 밭에 별꽃하고 유럽점나도나물이 많다면 그곳은 그늘지고 습한 곳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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