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정은 잘 보내셨나요? 저희는 어머님, 아이들과 함께 만두 빚고, 동그랑땡 만들어 먹었고요. 이젠 아이들이 제법 커서, 함께 윷놀이도 했습니다. 일곱 살 여름이가 연이서 모를 두 번 쳐서, 역전승을 거두기도 했지요. 4살짜리 여울이부터 일흔이 넘으신 어머님까지 모두 즐겁게 재미나게 놀 수 있었습니다. 

 지난 편지에서 3월말까지만 할머니보따리를 보낼 수 있겠다는 말씀을 드렸더니, 보따리 식구분들께서 아쉬움을 담은 말씀을 많이 전해주셨네요. 고맙기도 하고, 죄송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할머니들의 김치를 아쉬워하시는 분들이 많으시네요. 할머니들은 몇 번 남지 않은 보따리를 최대한 잘 챙기고 싶으신 눈치세요. 마지막까지 뭐라도 넉넉히 담아드리려 마음을 쓰고 있답니다. ^^


 농부들은 정월대보름까지만 쉬는 거라지요? (요즘은 비닐하우스 때문에 겨울에도 온전히 쉬지는 못하지만..) 저희도 다음 주부터는 파종을 하고, 농사준비를 슬슬 시작해야겠습니다. 24일(일)은 정월대보름입니다. 부럼 깨물으시라고 볶은 땅콩과 밤 조금씩 넣었고요. 묵나물도 드시라고 숙주, 시래기, 고구마순도 보냅니다. 정월대보름 새벽에는 부럼 깨물면, 부스럼도 나지 않고 이도 튼튼해진다지요? 올 한해, 모두 모두 건강하시고 평화를 누리시길 기도합니다. 


1. 숙 주 : 녹두를 잘 갈무리해서, 매일 아침저녁으로 물을 주어 8일 동안 방에서 길렀습니다. [끓는 물에 3분 정도 데쳐서, 찬물에 헹구어 물기 빼고, 소금1, 다진마늘1, 참기름1, 깨소금 넣고 무쳐 드세요.]

2. 삶 은 시래기 : 잘 말려둔 시래기를 하루 동안 물에 불리고, 삶아서 보내드립니다. 호박나물과 같이 나물로 드셔도 좋고요. 된장 넣고 지져 드셔도 맛있어요. [된장(2), 다진 파 마늘(1), 들기름(1)넣고 무쳐서 볶아주세요. 물(멸치육수) 반 컵에 들깨(2) 넣고 믹서기에 갈아서 넣고 푹 끓여주세요. 국간장으로 간 맞추고 드세요] 시래기에는 흡수가 잘되는 칼슘과 비타민이 많답니다. 

3. 삶 은 고구마 순 : 편하게 드시라고, 고구마순을 삶아서 보냅니다. [1..찬물에 헹구고, 적당한 길이로 잘라 2.기름 두른 팬에서 볶다가, 다진파(1), 다진마늘(0.5), 국간장(1), 소금(0.3) 기호에 따라 조청이나 설탕 조금 넣으세요. 3. 들기름(1), 들깨가루(1) 넣어서 드세요.]1

4. 밤, 볶 은 땅 콩 : 부럼 깨물기 하시라고 조금씩 넣었습니다. 밤은 자연 상태에서 열린 것을 저장해두었다 보내는 거라, 간혹 벌레 먹은 것이 있을 수 있습니다. 

5. 콩 나 물 : 찬찬히 잘 골라낸 검정 쥐눈이콩(서목태)으로 일주일 동안 길러낸 콩나물입니다. 콩나물무침, 콩나물밥, 콩나물국, 콩나물찜도 맛있지요. 

6. 배 추 : 땅에 묻어 두었던, 배추 보냅니다. 겨우내 땅속에서 속이 더 알차게 찼어요. 이번에 땅을 깊이 파고 묻었더니 얼지 않고 저장이 잘 되었네요.

7. 유 정 란 : 암수가 어울려 살며, 깻묵, 들풀, 청치, 생선 대가리, 조개, 굴 껍질을 먹으며 낳은 건강한 유정란입니다. [일반적으로 말하면, non-GMO먹이를 먹인 방사 유정란]. 



❖ 다음 할머니보따리는 3월 5일(화)에 보내드릴 예정입니다.  

❖ 농협 473042-56-020271 최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