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논에서 논농사를 시작한지 삼년째. 첫해부터 홍동중학교 아이들과 함께 모내기를 해왔으니, 1학년때 모내기를 했던 친구가 올해는 3학년이 되어 모내기를 한 셈이네요. 갓골논에서 논배미와 함께 어린이집 아이들과 모내기를 할 때엔  그나마 이야기를 해주거나, 농요를 함께 부르면서 무언가 교감을 주고받는 느낌이 들곤 합니다. 그런데 중학교 아이들이 한꺼번에 백여명이 논에 들어와서 모내기를 하자면 정말 정신이 없습니다. 큰소리, 잔소리를 하는 것도 열심히 참아야하구요.

       해마다 아이들과 함께 모내기를 하면서, '이 아이들에게 모내기 경험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어떤 색깔의 추억일까?' 늘 궁금했습니다.  그런데 마침 '아무 말도 듣지못하고, 무작정 논에 들어가서 모내기체험만 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을 수 있다'라는 홍순명선생님의 말씀을 듣고보니, 그저 모내기하는 논을 내주는 것만으로는 뭔가 무책임하게 느껴지기도 하고해서 올해는 중학교 아이들에게 편지를 써보았습니다. 그 편지가 바로 아래에 있는 편지입니다. 뭘 하나라도 더 가르쳐야겠다는 생각은 아니었고요, 그저 아이들 마음에도 모한포기 더 심겨졌으면 하는 마음에 몇자 적어서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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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내기를 도와줄 홍동중학교 친구들에게

    안녕하세요, 털보입니다. 이번 주 수요일에 모내기하는 논을 돌보는 사람이지요. 아마도 오다가다 한두 번쯤은 만나본 적이 있을겁니다. 모내기에 앞서 매번 고맙다고, 이번에도 잘 부탁한다고 이야기하고 싶어 편지를 몇 자 적어 보냅니다. 재작년부터 손모내기를 시작했으니 올해로 벌써 삼년 째이군요. 첫 해에 이웃 논 아저씨들이 지나가다가 말씀하시길, 애들이 모를 내서 어디 농사가 되겠어? 하셨지요. 그런데 그 해 가을에 오히려 결실이 잘 맺은 논을 보시고는 젊은 학생들이 손모를 내서 그런지 농사가 참 잘 되었다고 하셨지요.  손모를 낸지 둘째 해, 그러니까 작년에는 수확량이 첫 해보다 더 늘어서 여느 논만큼 수확량이 나온데다가, 수율도 아주 좋았습니다. 수율이 좋다는 것은 알곡이 실했단 이야기지요. 즐겁고 고마운 일이었습니다.

    2, 3학년은 작년에 손모내기를 해 봤을 테고, 1학년 중에는 초등학교 때 해 본 친구도 있을 테고, 또 몇 명은 손모내기를 난생 처음 해보는 친구들도 있겠지요? 아무쪼록 먼저 해 본 친구들이 처음 하는 친구들을 도와서 즐겁게 모를 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못줄이라고 아시지요? 못줄이 넘어가려면 그 줄에 모가 마지막 한포기까지 다 심겨져야 넘어가는 것도 잘 아시겠구요. 혼자서 빨리한다고 일이 되는 게 아니라는 것을 손모내기처럼 잘 보여주는 농사일도 없을 것입니다. 예전에 기계가 없던 시절에 모내기는 온 동네 일꾼들이 다 모여야만 가능한 일이었지요. 마을사람들끼리 협동을 안할래야 안 할 수 없는 일이 바로 논농사였답니다. 요즘에야 기계가 있어서 빠르고 수월해졌지만요.



    백여명이 한 줄로 늘어서서 모내기를 하는 모습은 정말 장관이 아닐 수 없습니다. 감동적인 장면이지요. 해마다 그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즐겁습니다. 지금은 잘 감이 안 오겠지만 먼 훗날에 이 장면을 뒤돌아보면, 아마도 왠만한 또래 친구들은 가지고 있지 않을 홍동중학교 친구들만의 남다른 추억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올 해도 친구들과 함께 웃고 떠들면서 신나고 즐겁게 모내기를 함께 하면 좋겠습니다. 올 해도 잘 부탁할게요~

+ 당부하고픈 몇 가지
1. 한 포기에는 더도 말고 더도 말고 딱 3대씩만 꼽아주세요.
2. 모심는 깊이는 쓰러지지 않고 바로 서 있을 만큼만 해서, 되도록 얕게 심어주세요.
3. 윗 논 논둑이 매우 약합니다. 논둑 중간을 밟고 올라가면 쉽게 허물어지지요. 모내기를 마치고 나올 때, 큰 걸음으로 한번에 논둑에 올라서서 조심조심 나와주세요.

 2013. 6. 4 털보 최문철

 

2013.5.18
달려라! 달려!
경운기로 논갈기

2013.6. 3
어린 모를 쓰다듬어 보았네.
한없이 여리고 또 보드랍구나.
살다보면 이 하늘하늘한 감촉이
생각날 때가 있겠지?

 

2013.6. 5
심자 심자~ 모를 심자~
이논에 모를 심자~
심자 심자~ 모를 심자~
얘들을 논에 심자~

 

얘들아, 모들아~ 부디 잘 자라주렴.
이 땅에 뿌리를 단단히 내리고!

 

 

할머니 보따리 | Posted by cosmoslike 2013. 3. 27. 11:20

임은영 식구님이 남겨주신 글^^


마지막 할머니보따리가 배달되었다. 


처음 소농직거래로 회원제 보따리를택한 이유는 믿을만한 유기농 먹거리를 먹고싶다는 개인적 욕심에, 시골에서 정직하게 무농약으로 농사짓는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길 바라는 약간의 명분이 더해진 것이었다.


그러나 일년 남짓한 시간동안 한달에 두번씩 배달온 할머니보따리로 밥상을 차려낸 그동안의 소회를 밝히자면 얼굴도 모르는 두분 할머니께 그저 감사한 마음이다. 결혼 6년차이지만 손으로 무치고 끓이고 하는 밥상이 조금은 서툰 나는 계절나물로 밥상차리는 즐거움을 알게 되었고, 인스턴트음식에 길들여진 남편도 소박하지만 건강한 집밥의 참맛을 조금씩 알게 되었다. 그리고 우리가 보내는 회비에 비해 늘 풍성히 받은것은 물론이고, 찌는듯한 여름 무더위에 자고나면 쑥쑥 자라나는 풀과 벌레들을 약을치지 않고 일일이 할머니들 손으로 뽑고, 잡고 하신다는 소식은 도시에서 편하게 유기농 먹자고 어르신들 고생시키는것같아 정말 몸둘바를 몰랐다. 내가 가졌던 약간의 그명분은 할머니들의 노고에 비해 얼마나 가볍고 빈약한 것이었는지...


아.. 그런데 70세가 넘으신 할머니 두분이 건강이 좋지 않으셔서 이제 한달에 두번씩 보따리 꾸리시기가 무리가 되시는 모양이었다. 오늘 결국 마지막보따리를 풀어가면서 다른때보다 더 그득그득 담아주시려는 할머니들 마음이 느껴져서 마음이 좀 뭉클했다. 보따리 편지에 할머니 두분 사진을 보며 혼자 나직이 인사해본다. 


할머니! 그동안 정말 감사했어요. 저희 세식구 그동안 덕분에 맛있고 건강한 집밥 해먹었답니다. 보내주셨던 깍두기랑 식혜는 정말 그리울거예요. 기회가 되면 홍동마을에 놀러갈게요. ^^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세요~!!





<사진: 보따리 시작하던 2011년 3월에 찍은 사진. 서로 도닥이며 즐겁게 농사지으신 권정열, 김정자 할머니> 


 봄바람과 꽃샘추위가 번갈아 오가는 3월의 봄날입니다. 농부들은 밭에다 거름을 내고, 비닐하우스에선 고추, 가지, 파프리카 모종을 열심히 기르고 있습니다. 지난주에는 감자도 심었네요. 


 어느새 정말 마지막 할머니보따리를 보내드립니다. 만 2년을 뒤돌아보니, 힘든 기억도 있지만 빙그레 웃음이 나네요. 애호박 자라는 때를 기다려서 보따리 보낼 날을 정하면, 그 사이에 오이는 늙어서 노각이 되고, 날짜 맞춰 콩나물 키우다보니 10키로가 넘는 콩나물시루를 들고 따뜻한 아줌니댁 안방과 추운 엄니댁 방을 오갔던 일. 겨울에 보내려고 정성스레 찌고 말려 둔 감입차를 겨울에 펼쳐보니 벌레가 생겨 무용지물이 된 일. 와야 할 비가 오지 않아서 열무 씨앗을 세 번이나 다시 뿌렸는데도 결국 싹이 나지 않아 결국 이웃농부네서 구해왔던 일, 새벽 한시까지 냉이, 도라지 다듬었던 일...


 마지막 소감을 여쭤보았더니, 엄니께서는 “내가 건강했으면, 더 오래 할머니보따리를 하고 서로서로 좋았을텐데 아쉽다.” 라는 말씀 전해주셨어요. 우리가 농사지을 수 있는 것 위주로 보내다보니, “받고 싶지 않은 먹거리도 있었을텐데, 잘 받아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도 하시고. 김정자 아줌니께서는 “아쉬운 것도 많은디, 참말 고맙지.”라고 하셨어요. 보따리 식구 여러분들도 ‘아쉽고 고맙다’는 말씀을 전해주셨지요. 고맙습니다. 밭에 농작물이 넉넉한 날에는 연락드릴께요. 식구 여러분들도 가끔 그리운 먹거리가 있으면 문자주세요. 조금이라도 여분이 있으면 기쁜 마음으로 보내드릴께요. 건강하세요. 고맙습니다. ^^


1. 유채(삼동채) : 유채꽃 아시지요? 찬물에 5분정도 두시면 싱싱해집니다. 생으로 쌈장에 찍어 드셔도 되고요. 살짝 데쳐서 된장양념(된장1 고추가루 조금, 다진마늘조금, 참기름, 깨)에 무쳐 드셔도 좋아요. 아직 이른 봄이라 양은 많지 않네요. 

2. 깍 두 기 : 겨우내 저장해두었던 무를 가지고 담근 깍두기입니다. 입맛대로 익혀서 드세요.

3. 삶 은 죽 순 : 작년 초여름에 자르고 말려서 보관해 둔 죽순을 삶아 보내드립니다. (기름 넣고 볶다가 다진마늘, 채썬 양파 넉넉히 넣고 볶아줍니다. 집간장(물을 조금 넣어도 됩니다)으로 간을 맞추고, 깨소금, 참기름 마무리) 

4. 떡 볶 이 떡 : 유기농 쌀로 동네 떡방앗간에서 뽑은 떡볶이떡. 아이들에게 즐거운 간식이 되면 좋겠네요.  

5. 냉이 : 밭둑, 논둑에서 자연스레 자란 냉이. [쫑쫑 썰어서 부침개에 넣어도 향이 좋아요. 된장찌개에 넣어도 좋고, 살짝 데쳐서 고추장+1조청(또는 들풀효소, 마늘소스1)+깨소금에 무쳐도 맛있어요] 

6. 당근 :  당근은 칼슘 흡수에 도움 되는 비타민 D가 많은데, 기름에 볶아서 먹거나 우유와 함께 갈아드시면 더 흡수가 잘 된답니다. 땅에 묻어 보관했던 당근입니다.

7. 식혜 : 직접 농사지은 쌀과 직접 싹틔운 엿기름으로 만든 식혜입니다.

8. 유정란 : 암수가 어울려 살며, 깻묵, 들풀, 청치, 생선 대가리, 조개, 굴 껍질을 먹으며 낳은 건강한 유정란입니다. [일반적으로 말하면, non-GMO먹이를 먹인 방사 유정란]. 



이번주 보따리 품목 | Posted by cosmoslike 2013. 3. 18. 12:37

[3월 21일] 이번주 먹거리는...


이번주에는 

냉이, 시금치, 유채, 죽순, 깍두기, 당근, 떡뽁이떡, 유정란, 식혜. 보내드립니다. 

시금치, 유채는 아직 막 자라나고 있어서, 양이 넉넉하지는 않을거 같아요. 

21일(목)에 보내드릴께요. 

드디어 마지막 할머니보따리를 보내네요. ^^






우리집 밭둑에서 봄을 알리는 버들강아지 새순.


  ‘엄마, 수선화가 쑥 올라왔어.’ 여름이가 문 앞에 서서 알려줍니다. 매년 그 자리에 수선화 싹이 올라오고, 봄바람이 살랑살랑 불고, 봄비도 내리고, 버들강아지에 새순이 올라오는 봄이 왔네요. 무엇보다 냉이를 먹으니 정말 봄이 느껴집니다. 겨울 지낸 냉이는 뿌리가 길고 다듬기가 번거로워도 맛은 가을냉이에  비교할 할 수 없지요. 남쪽에는 벌써 매화꽃이 피기 시작한다지요? 

 3월은 할머니보따리 보내는 마지막 달이네요. 할머니들께서 할머니보따리는 그만 하시지만, 농사 자체를 그만두시는 것은 아니고, 농사규모를 줄이려 해요. 비교적 손이 덜 가는 감자, 옥수수, 완두콩, 호박, 고구마 등은 조금 넉넉히 심어서 가끔씩 판매도 하려합니다. 블로그나 문자로 연락드릴께요. 남편 문철은 고추, 가지씨앗들을 싹 틔워서 모종 기를 채비를 하고 있고요. 이번 주에는 감자 심을 밭에 거름도 펴고, 밭도 만들어야 합니다. 대지가 봄을 맞이하듯, 농부들도 봄을 맞이하며 슬슬 일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1. 냉  이 : 유기농으로 농사짓는 밭, 논둑에서 자연스레 자란 냉이를 캐서 보내드립니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냉이는 제초제를 엄청나게 많이 치고 기른 게 대부분이랍니다. 깨끗이 씻어서 데치지 않고, 바로 생으로 초고추장에 무쳐 먹어도 맛납니다. 상큼! [쫑쫑 썰어서 부침개에 넣어도 향이 좋아요. 된장찌개에 넣어도 좋고, 살짝 데쳐서 고추장+1조청(또는 들풀효소, 마늘소스1)+깨소금에 무쳐도 맛있지요]  

2. 대 파 : 적당한 크기로 잘라서 냉동보관하시면 오래 두고 드실 수 있어요. 

3. 무 : 땅에 묻어두었던 무입니다. 깊이 파묻어서 얼지 않고 잘 보관되었네요. 

4. 무  말  랭  이  무  침 : 무말랭이, 고춧잎을 무쳐낸 반찬.

5. 숙  주 : 녹두를 잘 갈무리해서, 매일 아침저녁으로 물을 주어 8일 동안 방에서 길렀습니다. [끓는 물에 3분 정도 데쳐서, 찬물에 헹구어 물기 빼고, 소금1, 다진마늘1, 참기름1, 깨소금 넣고 무쳐 드세요.]

6. 콩  나  물 : 찬찬히 잘 골라낸 검정 쥐눈이콩(서목태)으로 일주일 동안 길러낸 콩나물입니다. 콩나물무침, 콩나물밥, 콩나물국, 콩나물찜도 맛있지요. 

7. 식   혜 : 직접 농사지은 쌀과 직접 싹틔운 엿기름으로 만든 식혜입니다.

8. 머 위 장  아  찌: 맛이 독특한 머위는 각종 비타민과 칼슘이 풍부하구요, 기침과 천식에 좋답니다. 

9. 유 정 란 : 암수가 어울려 살며, 깻묵, 들풀, 청치, 생선 대가리, 조개, 굴 껍질을 먹으며 낳은 건강한 유정란입니다. [일반적으로 말하면, non-GMO먹이를 먹인 방사 유정란]. 


☺ 할머니보따리와 비슷한 방식으로 정기적으로 회원들에게 먹거리를 보내주는 농부님들을 소개해 드립니다. 홈페이지 보시면 자세한 내용이 있습니다. 

▷ 시골맛보따리(박영숙) : 010-7303-8451 http://cafe.daum.net/sigolmat  (월 1-4회)

▷ 젊은 협업농장(조대성) : 쌈채소 평촌요구르트 통밀빵. 010-3271-7602 co.small-talk-project.com

▷ 홍동 자연재배 협동조합(이연진 외) : 다섯농가 모여 자연재배. 041-631-0986 / zeumeun2.blog.me (월 2회)

▷ 함께 풍요롭게 꾸 러 미(정해일 조유상) : 010-6356-9622 http://blog.naver.com/lit_flower (월 1-4회)

▷ 민재네집 꾸 러 미(금창영 장현숙) : 070-7760-7075 http://www.minjene.com (월 1-4회)


❖ 다음 할머니보따리는 3월 19일(화)에 보내드릴 예정입니다.  



구정은 잘 보내셨나요? 저희는 어머님, 아이들과 함께 만두 빚고, 동그랑땡 만들어 먹었고요. 이젠 아이들이 제법 커서, 함께 윷놀이도 했습니다. 일곱 살 여름이가 연이서 모를 두 번 쳐서, 역전승을 거두기도 했지요. 4살짜리 여울이부터 일흔이 넘으신 어머님까지 모두 즐겁게 재미나게 놀 수 있었습니다. 

 지난 편지에서 3월말까지만 할머니보따리를 보낼 수 있겠다는 말씀을 드렸더니, 보따리 식구분들께서 아쉬움을 담은 말씀을 많이 전해주셨네요. 고맙기도 하고, 죄송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할머니들의 김치를 아쉬워하시는 분들이 많으시네요. 할머니들은 몇 번 남지 않은 보따리를 최대한 잘 챙기고 싶으신 눈치세요. 마지막까지 뭐라도 넉넉히 담아드리려 마음을 쓰고 있답니다. ^^


 농부들은 정월대보름까지만 쉬는 거라지요? (요즘은 비닐하우스 때문에 겨울에도 온전히 쉬지는 못하지만..) 저희도 다음 주부터는 파종을 하고, 농사준비를 슬슬 시작해야겠습니다. 24일(일)은 정월대보름입니다. 부럼 깨물으시라고 볶은 땅콩과 밤 조금씩 넣었고요. 묵나물도 드시라고 숙주, 시래기, 고구마순도 보냅니다. 정월대보름 새벽에는 부럼 깨물면, 부스럼도 나지 않고 이도 튼튼해진다지요? 올 한해, 모두 모두 건강하시고 평화를 누리시길 기도합니다. 


1. 숙 주 : 녹두를 잘 갈무리해서, 매일 아침저녁으로 물을 주어 8일 동안 방에서 길렀습니다. [끓는 물에 3분 정도 데쳐서, 찬물에 헹구어 물기 빼고, 소금1, 다진마늘1, 참기름1, 깨소금 넣고 무쳐 드세요.]

2. 삶 은 시래기 : 잘 말려둔 시래기를 하루 동안 물에 불리고, 삶아서 보내드립니다. 호박나물과 같이 나물로 드셔도 좋고요. 된장 넣고 지져 드셔도 맛있어요. [된장(2), 다진 파 마늘(1), 들기름(1)넣고 무쳐서 볶아주세요. 물(멸치육수) 반 컵에 들깨(2) 넣고 믹서기에 갈아서 넣고 푹 끓여주세요. 국간장으로 간 맞추고 드세요] 시래기에는 흡수가 잘되는 칼슘과 비타민이 많답니다. 

3. 삶 은 고구마 순 : 편하게 드시라고, 고구마순을 삶아서 보냅니다. [1..찬물에 헹구고, 적당한 길이로 잘라 2.기름 두른 팬에서 볶다가, 다진파(1), 다진마늘(0.5), 국간장(1), 소금(0.3) 기호에 따라 조청이나 설탕 조금 넣으세요. 3. 들기름(1), 들깨가루(1) 넣어서 드세요.]1

4. 밤, 볶 은 땅 콩 : 부럼 깨물기 하시라고 조금씩 넣었습니다. 밤은 자연 상태에서 열린 것을 저장해두었다 보내는 거라, 간혹 벌레 먹은 것이 있을 수 있습니다. 

5. 콩 나 물 : 찬찬히 잘 골라낸 검정 쥐눈이콩(서목태)으로 일주일 동안 길러낸 콩나물입니다. 콩나물무침, 콩나물밥, 콩나물국, 콩나물찜도 맛있지요. 

6. 배 추 : 땅에 묻어 두었던, 배추 보냅니다. 겨우내 땅속에서 속이 더 알차게 찼어요. 이번에 땅을 깊이 파고 묻었더니 얼지 않고 저장이 잘 되었네요.

7. 유 정 란 : 암수가 어울려 살며, 깻묵, 들풀, 청치, 생선 대가리, 조개, 굴 껍질을 먹으며 낳은 건강한 유정란입니다. [일반적으로 말하면, non-GMO먹이를 먹인 방사 유정란]. 



❖ 다음 할머니보따리는 3월 5일(화)에 보내드릴 예정입니다.  

❖ 농협 473042-56-020271 최수영. 


지난해 봄, 꿈이자라는뜰 농장에서 키운 오이모종이랍니다. 봄을 기다리는 마음에 넣습니다.


  안녕하세요? 곧 구정이네요. 여기 홍동은 내일까지만 택배를 받는다고 해서 급하게 보냅니다. 명절에 택배가 폭주하여 늦게 받으신 분들도 계실 것 같은데, 사고 없이 잘 배달되었기를 바랍니다.

  이번 편지에는 두 가지 중요한 말씀을 드리려고 해요. 저희 할머니보따리가 2011년 3월에 시작했으니, 어느덧 만2년을 꽉 채우게 되네요. 농사짓는 농산물을 나눠먹자, 할머니들이 소득을 얻을 수 있는 작은 일을 해보자고 시작했는데, 작년 한해는 농사일도 많아지고, 날씨도 좋지 않아 할머니들이 고생을 많이 하셨답니다. 특히 저희 어머님께서 귀농하시기 전에 허리수술을 하셨는데, 겨울 들어서면서 체력의 한계를 많이 느끼시고, 많이 아프셨어요. 그래서 고민을 많이 하다가, 할머니보따리를 그만하기로 결정하게 되었답니다.(털보 문철군은 ‘꿈이자라는뜰’ 일만으로도 벅차기 때문에, 할머니보따리를 위한 농사를 전적으로 짓긴 어려운 상태고요.) 저희 어머님 나이가 일흔둘이시니. 힘드신 게 당연하지요^^ 1년 단위로 보따리식구들을 모집하였으니, 계획한 3월말까지 할머니보따리를 보내려 합니다. 갑자기 그만두게 되어 죄송합니다. 저희도 아쉬움이 많답니다.

1. 도라지 : 날이 풀려서 언 땅이 좀 녹았네요. 할머니들이 며칠간 정성껏 깐 도라지입니다. 할머니들이 도라지 깔 때마다 하시는 말씀, “시장에서 나오는 건 무신 약을 뿌려서 껍질을 까는 것일껴. 손가락 빠지게 누가 껍질 까고 있겄어?” 힘드시면 껍질 채 보내자고 해도, 젊은 사람들이 누가 도라지 껍질까는 방법을 알겠냐며 정성스레 껍질까셨네요. 생으로 고추장에 찍어드셔도 좋고요. 초고구장 양념에 무쳐드셔도 맛있어요. 가래 많고, 목 아플때는 도라지, 생강, 파뿌리 함께 끓여 드셔도 좋지요. 

2. 나*박*김*치 : 명절에 느끼한 음식 드실 때, 요긴하게 먹을 수 있는 나 박 김 치입니다. 저장해 둔 무로 새로 담근 거예요. 입맛대로 익혀드세요.

3. 떡국떡 : 설맞이 떡국떡입니다. 떡국, 떡볶이 만들어 드셔도 좋지요. 

4. 배추 : 땅에 묻어 두었던, 배추 보냅니다.  

5. 당근 : 당근도 땅에 함께 묻어 두었던 것이지요. 설날 잡채나 동그랑땡 만들 때 쓰이겠지요? 

6. 무 : 웰빙무(보라색무) : 요즘 기본 육수 낼때 무를 계속 사용하고 있어요. 몸을 따뜻하게 해주니깐, 겨울철에 많이 드세요. 보라색무는 무생채, 무쌈하실때 쓰면 좋아요. 

7. 식*혜 : 직접 농사지은 쌀과 직접 싹틔운 엿기름으로 만든 식 혜입니다.  

8. 유정란 : 암수가 어울려 살며, 깻묵, 들풀, 청치, 생선 대가리, 조개, 굴 껍질을 먹으며 낳은 건강한 유정란입니다. [일반적으로 말하면, non-GMO먹이를 먹인 방사 유정란]. 

❖ 다음 할머니보따리는 2월 19일(화)에 보내드릴 예정입니다. 


4살 여울이가 엄마와 함께 바느질로 작은 장난감을 만들고 있어요.


  새해가 시작된 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시간이 훌쩍 지났네요. 다들 새해 계획들은 잘 이루어지고 계신지요? 여기는 특별할 것 없는 일상이 흘러가고 있습니다. 저희 집은 나무난로로 난방을 하고 있답니다. 아침에 일어나자말자 난로에 나무를 넣고, 하루 땔감을 마련하기 위해, 큰 나무를 도끼질해서 쪼개고 긴 나무는 톱으로 자르고요. 털보 문철은 시간이 많이 걸리고 힘도 들지만, 덕분에 저희는 참 따뜻하게 잘 지냅니다. 나무가 불꽃을 내며 타는 모습을 보는 것도 재밌고요. 겨울에 놀러 오시면, 나무난로 곁에서 오순도순 이야기 나눌 수 있어요. 


  저희 엄니께서는 겨울을 맞아 책도 실컷 보시고, 아주머니와 틈나는 대로 한과를 만들어 마을 가게에서 내놓고 판매하시네요. 지난주에는 엄니 방에서 청국장을 띄우셨어요. 이불을 뒤짚어 쓰고, 안방에 떡하니 차지하고 앉아, 구수한(?) 냄새를 풍풍 풍기더니, 맛있는 청국장이 되었습니다. 양이 많질 않아서, 이번에는 보내드리지 못하고 저희만 맛을 보내요. 작년에 고생해서 콩 농사를 지으셨는데, 생각보다 양이 넉넉치 않으신가봐요. 저는 결혼하고 제대로 청국장 맛을 봤는데요. 냄새는 아직 적응이 안 되지만, 청국장 맛은 참 좋아하게 되었어요. 도시촌년이 많이 발전했지요?^^ 이번 주에는 정농회(유기농으로 농사를 짓는 기독신앙인들의 모임) 겨울연수에 참여하러 전남 보성으로 여행을 떠납니다. 많이 배우고 즐겁게 잘 다녀오겠습니다. 모두 건강하세요. 


❖ 다음 할머니보따리는 2월 6일(수)에 보내드릴 예정입니다.  



+ 먹거리 목록은 할머니보따리와 함께 넣어드린 종이를 참고해주세요.


+ 이번에 포장하려고 보니 유정란이 적어도 너무 적어서, 마을에서 무항생제인증받은, 건강한 사료를 먹여 키우는 닭이 낳은달걀을 구해와서 넣었습니다. 저희 달걀도 겨울에 풀을 못먹이니, 노른자가 별로 노랗지않네요. 풀 먹는 양만큼 노란알의 색깔이 진하다는데... 겨울이라 어쩔 수 없네요. 


+ 정농회 다녀오면서, 글을 빨리 올리지 못했네요. 늦어져서 죄송합니다. 그리고 블로그 내용에도 변화가 좀 있지요? 자세한 사정은 다음번 보따리와 함께 편지 띄우겠습니다. ^^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올해는 특히 추운 날이 계속되네요. 지하수도 얼고, 배수구도 얼고, 자동차 문짝도 얼고, 길에 눈도 잘 녹지 않네요. 보따리 식구 여러분들도 겨울 보내시느라, 어려움이 많으시죠? 어른들은 추운 날씨가 싫고 어렵지만, 아이들은 추워도 밖에서 눈과 얼음가지고 노느라 정신없네요. 지난 주 어린이집 겨울 방학이었던 여름이는 눈썰매 타는 걸 엄청 기다렸는데, 마침 소복소복 내려 준 눈 덕분에 실컷 눈썰매 탔습니다. 비닐포대에 나뭇잎을 넣어서 폭신하게 눈썰매를 만들었습니다. 차가 다니지 않는 경사진 농로길에서 실컷 눈썰매 탔지요. 눈으로 이글루도 만들겠다고, 집 앞 밭에는 여름이 키보다 더 높게 잔뜩 눈을 쌓아 두었네요. 길게 자란 고드름을 따서 지팡이로 들고 다니며 재밌게 놀기도 하고요.   

 겨울이다보니 할머니보따리에 보낼 수 있는 것이 다양하지 않고 반복되는 것들이 있네요. 반찬도 만들어 보고, 간식꺼리도 고민을 열심히 합니다만 다양하진 않지요? 있는 그대로, 시골의 겨울 밥상이랍니다. 소박해도 맛있게 잘 드셔주시길 부탁드리고, 어떻게 드시고 계신지 블로그에도 종종 소식 전해주세요.  

1. 호박 고지 :  여름에 말려둔 애호박 나물입니다. 물에 불렸다가 삶아둡니다. [국간장, 마늘 넣고 무쳐서 기름 넣고 볶다가 멸치육수 약간 넣고 뚜껑 덮어서 익히고, 파, 깨소금, 들기름 넣고 드세요.] 
2. 동치미무침 : 동치미 무를 갖은 양념으로 무쳐 보냅니다. 조금 짭짜롬합니다. 조금씩 드시고요. 김밥 만들 때, 단무지대신 넣어도 좋습니다.   
3. 삶은 시래기 :  비타민과 철분이 엄청 많아요. [1. 시래기를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서, 국간장, 된장(청국장), 다진 파마늘, 들기름, 국멸치 넣고 볶다가 물을 조금 넣고 푹 끓여 드세요] [2. 시래기밥 - 시래기를 넣고 밥을 하고, 양념장에 비벼 드세요. 3.시래기파스타 : 쫑쫑 썰은 시래기를 올리브기름, 마늘, 파마산 치즈를 넣고 볶아, 삶은 파스타면과 함께 드시면 이태리시골마을 파스타가 완성됩니다.]  
4. 마늘쫑무침 : 지난 여름에 거둬 소금으로 장아찌를 담궜던 마늘쫑을 무쳤습니다. 입맛에 맞으실지?^^
5. 쌈채소 : 풀무학교 전공과정을 졸업한, 청년농부(조대성, 유성환)가 기른 쌈채소입니다. 겨울에 푸른잎 채소가 없어서, 이웃에서 조금 구해와 넣습니다. 
6. 콩나물 : 따뜻한 방에서 날마다 물주며 기른, 검정 쥐눈이콩(서목태)으로 기른 콩나물. 콩나물무침, 콩나물국, 콩나물 돼지고기볶음... 양념간장만 있으면 간편히 먹을 수 있는 콩나물밥도 좋지요. 
7. 식혜 : 농사 지은 쌀과 직접 싹틔운 엿기름으로 만든 식혜입니다.  
8. 유정란 : 암수가 어울려 살며, 깻묵, 들풀, 청치, 생선 대가리, 조개, 굴 껍질을 먹으며 낳은 건강한 유정란입니다. [일반적으로 말하면, non-GMO먹이를 먹인 방사 유정란]. 겨울이라 알을 많이 낳지 않네요. 가능한대로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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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할머니보따리는 1월 23일(수)에 보내드릴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