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에는 언덕 위엣밭에 베어놓은 들깨를 경운기에 실어 집 앞에 내리고, 도리깨질로 들깨 터는 일을 했습니다. 오전 내내 도리깨질을 하고 돌아온 남편에게서 들깨향이 솔솔 납니다. 건너편집 엄씨 아줌니와 옆집 김정자 아줌니, 울 엄니까지 세 할머니 사이에서 재미나게 도리깨질을 했다고 전해주네요. 몇 분 전에 한 이야기는 잊어버려도, 50년 전에 만난 호랑이 이야기는 몇 번이건 생생하게 전해주시는 엄씨 아줌니의 재미난 이야기를 녹음해오지 못한 것을 아쉬워합니다. 기억은 오락가락해도, 몸으로 익히 도리깨질은 끝내주게 잘 하시는 할머니지요. 할머니보따리 싸는 날에도 (기억만 하신다면) 꼭 오셔서 포장을 도와주시는 고마운 분이랍니다.
    요즘 추수가 한창이라, 엄니는 ‘흐뭇하다’고 하셨지만, 하나 하나 다시 여쭤보니, 배추랑 무는 ‘비료도 안 주고, 약도 안하니, 다른 집 무에 반만큼도 자라지 않았고, 배추도 속이 제대로 영글지 않는다’고 하시네요. ‘들깨는 꽤 잘 되긴 했는데, 엄청 많이 심은 것에 비하면 잘 열리지 않았다’고 하시고, ‘올해 콩은 다 풍년이라는데, 약을 안 하니, 우린 반 밖에 안 여물거라’ 하십니다. 말씀은 그리 하셔도, 동네 아저씨들의 ‘배추에는 비료를 줘야 한다’는 끊임없는 설득과 협박에도 전혀 굴하지 않으시는 어머니, 아침저녁으로 배추벌레 잡느라 애쓰시는 울 엄니, 파이팅! 입니다.
    드디어 오늘 벼바심(추수)합니다. 추수를 해도, 땅값의 은행이자만큼도 이익이 나지 않는다고 하지만, 그래도 설레고 기대가 됩니다. 내 땅에서 나오는 쌀, 남편이 아침저녁으로 살피며 농사지은 쌀을 먹는다니 놀랍습니다.

1. 고구마 : 주로 호박고구마입니다. 올해는 대체로 고구마가 흉년이라고 하는데, 저희 고구마도 큰 것이 거의 없네요. 저희 엄니도 고구마 캐시며 좀 속상해 하셨습니다. 비가 많이 오기도 했고, 뭣이(고라니인지, 꿩인지 확인을 못했어요^^) 고구마 달릴 때 많이 파먹었다고도 하시네요. 좀 작어도 생으로 깎아 먹고, 삶아 먹으니 달콤합니다. 
2. 웰빙무 : 보라색 무예요. 원래 크기가 많이 크지 않고요. 항산화물질이 들어있어서, 노화방지하고 피를 맑게 한답니다. 무를 사용하는 곳에 어디든 사용할 수 있지만, 생으로 요리하면 전체적으로 보라색으로 변하는 게 예쁘기 때문에 초절임이나, 피클, 샐러드로 드시면 좋아요. [*무초절임 : 1. 무를 얇게 썬다. 2. 식초(4), 설탕(1), 소금(0.5) 넣고, 설탕이 녹으면 무 넣고. 3. 30분 이상 두면 맛이 나고요. 하루 정도 두면 더 좋아요. 4. 얇게 썬 야채 싸서 먹거나, 고기 구워서 싸 먹으면 맛있어요.]
3. : 김장용으로 자라고 있는 무 중에 뽑아서 하나씩 보내드립니다. 신문지에 싸서, 밀폐용기에 넣어두시면 오래 두고 드실 수 있어요. 무생채, 무나물, 생선조림에 넣서 먹어도 좋고, 육수 낼 때도 넣어주시면 좋아요.
4. 대파 : 처음으로 넣어드리네요. 신문지에 잘 싸서 보관하며 드세요.
5. 아욱 : 단백질, 칼슘, 무기질 등이 풍부해서 특히 아이들에게 좋답니다. [줄기 쪽은 쫑쫑 썰어 넣고, 행주 빨 듯이 박박 문질러 씻어서 녹색 물 빼내고, 된장국에 마른새우와 함께 넣어 푹 끓이면 맛있는 아욱된장국이 됩니다.]
6. 상추 : 보드라운 상추입니다. 맛있게 쌈 싸드세요. 고기 없이 쌈장만 맛있게 해도 즐겁게 먹을 수 있어요.            [된장1, 고추장1, 깨소금, 참기름(0.5), 다진마늘(0.5)] 쫑쫑 썰어서 비빔국수나 비빔밥에 넣어 드셔도 되요.
7. 당근 : 가을 당근. 생으로 먹어도 달콤합니다. 칼슘 흡수에 도움이 되는 비타민 D가 많은데, 기름에 볶아서 먹거나 우유와 함께 갈아드시면 더 흡수가 좋답니다. 고운네 집에서 당근 거둔다고 해서, 일손 거들어 주고 받아온 당근이예요. 생협으로 납품하고 남은 것이라 모양은 별로 좋지 않지만, 맛과 영양은 문제없답니다.
8. 유정란 : 일조량이 줄어들어, 달걀 낳는 숫자가 줄었다고 걱정하십니다. (그래서 일반 양계장에서는 밤까지 환하게 불 켜놓고 사료를 먹여 키우나 봅니다.) 풀이 없어지는 겨울이 되면 무엇을 먹여야 하나 고민도 하시고요. 아직까지는 풀, 청취, 굴이나 조개껍데기 등을 먹고 열심히 달걀을 낳고 있네요.
9. 꽈리고추 : 꿈이자라는뜰 농장에서 자란 꽈리 고추(매울 수 있으니 조심하세요)를 함께 넣어드립니다. 본격적으로 추워지는 바람에 이번을 마지막으로 보내드립니다.

❖ 다음 할머니보따리는 11월9일(수)에 보냅니다.
 

상자에 포장을 하다보니, 꽉 차서 겨우 테이프를 붙였습니다.(흐뭇~) 그런데 계란이 온전할지 걱정이네요. 그리고 대파가 너무 잘 자라서ㅋㅋ 박스에 도저히 들어가지 않아, 반으로 뚝 접어서 보냈는데... 괜찮을지 모르겠네요. 첨부터 예상을 했다면 가위로 한번 이쁘게 잘라서 넣어주었을텐데.. 죄송합니다. 대파에게도 미안~!
 

 

◎ 날씨: 맑음

● 풀무새벽집회: 마태복음 27장_정승관샘

○ 논농사

○ 시각소통(휴강)

○ 농요: 건쟁이(손으로 피뽑기), 2학년과 함께 풍장, 나들이(행진)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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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아리, 알에서 깨어나다.
3월 20일 부화기에 들어간 달걀에서 병아리들이 깨어나기 시작했다. 어쩜 그리 날짜를 잘 지키는지 참. 케니형은 방에 어린 병아리들 숙소를 만들어서 오늘부터 함께 산단다. 아주 신나서 어쩔 줄을 모른다. 옆에서 지켜보던 나도 이렇게 신기하고 좋은데, 케니형은 또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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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하게 잘 자라다오, 얘들아.
케니형, 축하해~

● 원예실습

* 고구마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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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추모종, 잘 자라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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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배추, 결구가 지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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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깐 원두막에서 토마토 공부 좀 하고, 원예하우스 김도 좀 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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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종용 토마토 아주심기:
봄배추 사이에 채종용으로 다양한 품종의 토마토를 옮겨 심었다. 토마토를 옮겨심는 시기가 약간 늦은 편이라, 포트에 양분이 부족해져서 토마토 이파리가 살 누렇게 되기도 했다. 이 토마토는 2월 19일에 침종해서 2월 22일에 파종한 녀석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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