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에 이어, 이번에도 할머니보따리 가족들-김정자 할머니, 권정열 할머니, 최문철, 최수영, 최여름, 최여울- 모두가 총출동해서 정농회 겨울 연수에 잘 참여하고 왔습니다. 이번에는 가까운 홍동 문당리 환경농업교육관에서 연수회가 열려 어렵지 않게 참석할 수 있었답니다. 한평생 정직하게 신앙으로 농사 지어오신 훌륭한 백발의 농부님들, 여전히 실험 중인 젊은 농부들, 농촌에서 살아 남을 수 있는 자신만의 방법을 터득한 중년의 농부님들... 전국에서 모인 다양한 농부들의 농법, 유통, 생활, 자녀교육을 엿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문철군은 ‘꿈이자라는뜰(장애학생들을 위한 배움터와 일터)’을 소개하기도 했지요. 농부들이 넉넉히 준비해 온 먹거리를 끼니 때마다 서로 나누어 먹는 것도 아주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저희 할머니들은 나박김치를 담궈 가셨답니다. 

바른농사 정농회 겨울연수중입니다. 하승수선생님이 원자력발전을 멈추는 일에 대하여 열강을 해주셨습니다.


대보름날, 논에서는 달집을 태우고, 여름이는 쥐불놀이 깡통을 들고 섰습니다.(여름이는 열살이 되면 깡통을 돌려보겠다고 합니다. 대신 아빠가 신나게 휘돌렸지요^^)


    농부들은 정월대보름까지만 쉬고, 그 다음부터는 농사준비를 한다지요? 빠른 분들은 벌써 콩 모를 냈다고 하네요. 저는 처음으로 정원대보름에 쥐불놀이, 달집태우기를 봤는데, 추운 날씨에도 아이들이 즐겁게 노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실컷 놀았으니 저희도 슬슬 농사준비를 시작해야 할 듯합니다. 

1. 씨암탉 한마리 : 지난번까지 저희에게 맛있는 달걀을 주었던 암탉들을 할머니들께서 손수 잡으셨습니다. 털과 껍질을 모두 벗겨서 냉동해두었다가 보냅니다. 가능하면 다시 냉동하지 마시고, 바로 요리해서 드세요. 대추, 인삼, 청주(생강술) 등을 넣고 푹 2시간 정도 삶아야 부드러워집니다. 드실 수 있는 부산물(닭똥집, 간 등)도 보내드리니 함께 드세요. 푹 삶아서 고기대로 뜯어 먹고, 찹쌀 넣고 닭죽 끓여 먹어도 좋고요. 양념(간장6, 고추장3, 고춧가루2, 조청(또는 설탕)3, 생강술3, 마늘, 파, 참기름, 후추), 야채(감자, 당근, 대파) 넣고 닭볶음탕 해드셔도 됩니다. 어쨌든 기본은 2시간 정도 푹 삶아 익힌 뒤 요리해야 제 맛이 납니다. 그래도 일반 양계장 닭보다는조금 질기게 느껴질 수 있는데, 이것이 바로 집에서 키운 씨암탉의 참 맛이랍니다^^ 
2. 고추부각 : 작년에 잦은 비 속에서 고생하며 키운 고추에 밀가루를 묻혀 살짝 쪄서 말려 두었던 고추부각이예요. 살짝 튀겨서 보냅니다. 양념간장에 찍어 드시면 좋아요. 가끔 엄청 매운 것이 있으니 조심하세요.  
3. 배추 : 날이 좀 풀리더니 얼었던 땅이 녹기 시작하네요. 지난 늦가을에 땅에 묻어 저장해 둔 배추를 꺼냈습니다. 뜨끈한 배춧국 끓여 드세요. 슥슥 썰어서 겉절이로 무쳐 드셔도 좋고요. 
4. 당근 : 가을에 저장해 둔 당근입니다. 겨울에는 뿌리채소를 많이 먹어야 한다지요? 당근에 많은 비타민D는 칼슘흡수도 도와주니, 많이 드세요. 
5. 총각무김치 : 맛이 잘 든 총각무김치 보내드립니다.  
6. 콩나물 : 찬찬히 잘 골라낸 검정 쥐눈이콩(서목태)으로 닷새 동안 길러낸 콩나물입니다. 콩나물무침, 콩나물밥, 콩나물국, 콩나물 돼지고기볶음... 저는 양념간장만 있으면 간편히 먹을 수 있는 콩나물밥을 좋아해요. 
7. 식혜 : 쌀과 직접 싹틔운 엿기름으로 만든 식혜. 설탕(유기농 비정제 설탕_브라질산)은 아주 조금만 넣고, 대신 쌀을 많이 넣어 단맛을 냈어요. 봄이 오기 전에 몇 번 더 넣어드리려고 해요. 
8. 유정란 : 깻묵, 들풀과 청치-유기농전문 정미소에서 가져온 덜 읽은 푸른 쌀(유기재배), 그리고 생선, 조개, 굴 껍질을 골고루 먹이며 키우고 있어요. 포장을 열심히 해도 깨지는 경우가 꽤 있네요. 깨지는 것이 불편하신 분들은 알려주세요. 유정란 대신 다른 먹거리로 보낼께요.

+ 할머니보따리에서 보내드리는 먹거리는 모두 여름이네 할머니와 옆집 김정자 아줌니께서 유기농으로 직접 기르신 농산물(가공 먹거리)입니다. 모양이 예쁘지 않거나, 거친 맛이 있지만 정직한 먹거리랍니다. 종종 부족한 것은 이웃에서 유기농으로 농사지으시는 농부들의 믿을 만한 먹거리를 구해서 함께 보내드리고 꼭 편지에 그 내용을 밝힙니다.  


❖ 다음 할머니보따리는 2월 28일(화)에 보냅니다.                      
❖ 농협 473042-56-020271 최수영. 

민들레 뿌리가 엄청 깁니다^^

할머니 보따리 식구 여러분, 안녕하세요? 
긴 가뭄 끝에 봄비가 오는데, 이렇게 반갑지 않은 봄비는 처음인 것 같아요. 봄비가 아니라, 방사능비라고 이름까지 바뀌어버렸네요. 더 편하게 살려는 인간의 욕심이 만들어낸 원자력발전소가 큰 재앙이 되어, 다시 우리에게 돌아오고 있네요. 원자력발전에 대해 비판하기에 앞서, 편리함을 쫓아 별 생각 없이 온 집안에 불을 켜고, 가전제품을 사용하는 스스로를 돌아보게 됩니다.

이웃 가운데 일본 분(여름이의 친구 엄마)이 계신데, 그 분 말씀이.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지역에 원자폭탄이 떨어져 많은 사람들이 죽거나, 후유증으로 힘들어 한 것이 사실이지만, 그곳에도 건강하게 오래 산 사람들이 있는데, 그들 대부분은 현미와 된장, 채소, 해초류 등으로 소박하게 먹고 산 사람들’이라는 조사 결과가 있다고 합니다. 당장 방사능비를 피하는 것으로 해결될 것이 아니라, 덜 소비하고, 더 소박하게 먹고, 좀 더 불편하게 살아야만 해결되는 문제가 아닐까 생각되네요. 힘내세요!
 
1. 민들레 - 유기농으로 작물을 심는 논둑, 밭둑에서 채취했습니다. 여울이도 민들레 캐는데 한몫했지요. 민들레는 열을 내려주고 염증을 없애주며 해독작용과 항암효과가 있답니다. 간에도 좋다고 하네요. 쌉싸름한 맛이 입맛을 돋웁니다. [고춧장 2, 고춧가루 조금, 매실효소1, 조청1, 식초1, 참기름, 통깨. 넣고 초고추장 만들어 무쳐 드세요.] *소금물에 담궜다가 드시면 쓴맛이 줄어들어요.

2. 유채(삼동채, 하루나) - 유채꽃 아시지요? 곧 유채꽃이 피려는지 꽃대가 올라온 것도 있네요. 꽃피기 전이라 부드러워 꽃대까지 드셔도 되요. 생으로 쌈장에 찍어 드셔도 되고요. 살짝 데쳐서 된장양념(된장1 고추가루 조금, 다진마늘조금, 참기름, 깨)에 무쳐 드셔도 맛있어요. 

3. 쪽파 - 설명 필요 없지요?^^ 엄니 밭에서 딱 먹기 좋게 잘 자랐네요. *부추전처럼, 파전(밀가루, 계란, 파, 오징어나 조갯살) 부쳐먹어도 되고요. 살짝 데쳐서 초고추장에 찍어먹어도 되요. 대파대신 요리에 사용하셔도 되고요

4. 달래 - 논둑, 밭둑, 저희 집 마당에서 조금씩 채취했어요. [뿌리째 쫑쫑 썰어, 간장, 고춧가루, 마늘, 깨소금 넣고 달래간장 만들어, 비벼 먹거나 김에 싸서 먹으면 다른 반찬이 필요 없어요] 너무 조금이지요?^^

5. 고추부각 - 작년에 농약 한번 안치고 고생하며 키운 고추에 우리밀통밀가루를 묻혀 살짝 쪄서 말린 정성 가득, 고추부각이예요. 양념간장에 찍어 드시면 좋아요. 가끔 엄청 매운 것이 있으니 조심하세요.

6. 무말랭이 고춧잎무침 - 겨울 말려둔 무말랭이와 고춧잎을 고추장 양념에 무쳤습니다.

7. 청국장 - 무농약 콩으로 집에서 직접 띄웠어요. *먹다 남은 것은 한번 먹을 분량으로 나눠서, 냉동실에 넣어두세요. 냉장실에 오래 두시면 곰팡이가 생길 수 있어요.

8. 옥수수뻥튀기 - 작년에 수확해서 말려둔 옥수수를 장날에 가서 뻥튀기 해왔어요.

9. 콩나물 - 농사지은 검은콩으로 시루에서 길러냈어요. 

10. 달걀 - 유기농 쌀(청취), 굴껍질 등을 먹여 키운 저희 집 닭이 낳은 달걀입니다. 무항생제 유정란.

11. 식혜 : 유기농쌀과 직접 싹틔운 엿기름으로 만든 식혜. 설탕(유기농 비정제 설탕_브라질산)은 아주 조금만 넣고, 대신 쌀을 많이 넣어 단맛을 냈어요. 지난번에 좋아하신 분들이 많아 더워지기 전에 한번 더 넣어요.  

유기농 쌀을 찾으시는 분들을 위해, 이웃(샘이네)이 정직하게 기른 쌀을 소개합니다. 할머니보따리와 함께 보내드릴 수 있어요. 할머니보따리 맛있게 드시고, 블로그에 놀러 오셔서 소식도 전해주세요^^

다음은 4월 20일(수)에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