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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8.11 [2011. 8. 11] 열 번째 할머니 보따리 이야기 8
  계속되는 태풍과 비소식으로 어수선합니다. 다행히 저희 가족은 큰 피해 없이 잘 지내고 있답니다. 단지 농작물들이 고생을 많이 하고 있지요. 긴 비에 고추가 맥을 못 추고 있습니다. 고추가 원래 습하면 병에 잘 걸리기 때문에 최대한 두둑을 높여 심었는데도, 올 여름 긴 비에 견디지 못하고, 대부분 ‘탄저’가 들었습니다. 고추가 검거나 희게 타버리면서 붉은 고추로 딸 것이 거의 없어졌다는 것이지요. 김정자 아줌니 말씀이, ‘지금 노지(밭)에서 멀쩡한 고추들은 대부분 여섯 번, 일곱 번 흠씬 농약을 준 것이여. 저기 건너 마을에 고추를 엄청 많이 심었는디, 하나도 병에 걸리지 않았다고 해서 물어 보니께, 약(농약)을 엄청 줬다고 하더만~’ 하시고, 울 엄니께서는 ‘약 안한 우리 고추는 모조리 죽어 버렸고, 남에 것을 사 먹을라니, 모두 약 쳤다고 하고. 고춧가루를 먹지 말아야 하는지 우째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하시네요. 해답은 백김치? 호호. 아무래도 올해 김장은 백김치로 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나저나 고추장은 어쩌면 좋지요? 올해 남은 것을 아껴먹는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비닐하우스에서 비 맞히지 않고 잘 관리한 고추는 그나마 병에 덜 걸리는 것도 같네요. 그래서 이번 꾸러미에는 꿈뜰(꿈이자라는뜰 greencarefarm.org, 함께 보내드리는 리플렛을 참고해주세요^^) 비닐하우스에서 자란 꽈리고추와 피망을 넣어드립니다.
  참, 알이 크게 잘 여물던 노오란 참외, 호박 등이 긴 비에 거의 다 썩어서 수확할 것이 없네요. 단호박은 미리 따서 일주일 이상 지나야 단맛이 제대로 나기 때문에 지난주에 따두었더니, 다 썩어버렸습니다. 여름철이 되면, 싱싱한 채소를 넉넉히 보낼 수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뜻대로 되지 않아 속상한 마음에 글만 길어졌습니다. 그나마 저장해둔 들풀효소, 뽕잎장아찌를 넣어드릴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1. 햇녹두: ‘새야 새야 파랑새야. 녹두 꽃에 앉지 마라. 녹두꽃이 떨어지면 청포장수 울고 간다’ 노래를 온 가족 함께 부르곤 합니다.^^ 큰비 사이사이에도 녹두 꽃이 피고, 녹두 꼬투리가 잘 영글어서 생각보다 귀한 녹두를 꽤 수확했습니다. 잘 보관하셨다가, 아프거나 열날 때 녹두죽으로 건강 회복하시길 바랍니다. 저희 어머님은 허리수술 하시고, 항생제 때문에 입맛을 완전히 잃으셨을 때 녹두죽을 드시고 원기회복 하셨답니다. 아이들도 열나거나 아프면 꼭 녹두죽을 끓여 먹어요. 녹두는 해독, 해열 작용이 있습니다. [녹두죽 끓이는 방법 : 1. 쌀과 녹두를 1:2로 준비. 2. 쌀은 충분히 불리고. 녹두는 씻어서 10배 물을 넣고 껍질이 벗겨지고 속이 나올 때까지 푹 삶는다. 3. 체에 걸러 으깨면서 껍질을 발라내고(저는 껍질도 몸에 좋을거라 생각해서 믹서로 잘 갈아서 그냥 죽을 끓여요) 녹두(물)을 가라앉힌다. 4. 녹두물에 쌀을 넣고 주걱으로 저어가며 쌀알이 퍼지도록 뭉근히 끓인다. 5. 쌀이 다 익으면 가라앉은 녹두 넣고 끓여 소금간해서 먹는다] [녹두 갈아서 빈대떡 부쳐드시거나, 불렸다가 밥에 넣어 드실 수도 있어요.]
2. 감자전분: 매일매일 정성스레 물을 갈아주며 만든 감자전분이예요. 지난번 수확한 감자 중에서 상하려 하는 것으로 만든 것이지요. [밀가루와 감자전분을 3:1로 넣고 수제비반죽 만들어 드셔도 좋고. 탕수육 고기 반죽이나, 탕수육 소스, 마파두부소스 등 걸죽한 국물 만들 때, 사용하시면 되요.]
3. 들풀효소: 몸에 좋은 들풀을 유기농설탕을 넣고 1년 이상 숙성, 발효시킨 거예요. 설탕 대신 모든 양념에 쓰시면 됩니다. [고추장에 효소 넣고, 식초만 약간 넣어도 맛있는 새콤달콤 맛있는 초고추장 됩니다. 고기 양념 할때 넣으면 비법 소스가 되지요. 고기 부드럽게 하고, 냄새를 없애줍니다. *샐러드소스 : 간장2, 들풀효소2, 현미식초1, 깨소금(들깨가루)1, 올리브오일(생들기름)1. *4배 정도 찬 물에 희석해서 여름 음료로 드셔도 좋아요. 피로회복!] 
4. 참비름나물: 여름철 배앓이에 최고라는 참비름나물. [살짝(2분정도) 데쳐서, 고추장(1), 소금(0.5)다진파(1), 다진마늘(0.5), 깨(0.5), 참기름(1)넣고 무쳐드세요.]
5. 고춧잎: 고추는 딸 게 없지만, 고춧잎은 아직 괜찮네요. [살짝 데쳐 국간장(1), 다진파마늘(1), 깨, 참기름 넣고 무쳐드세요.]
6. 뽕잎장아찌: 봄에 여린 뽕잎으로 담궈둔 장아찌입니다. 두고 드실수록 깊은 맛이 난답니다. 
7. 당근 : 금평리 황연동씨 댁 유기농 당근을 가져와 함께 넣어드립니다.
8. 꽈리고추, 피망: 꿈이자라는뜰 비닐하우스에서 튼실히 자란 꽈리고추, 피망을 사와서 넣어드립니다. 꽈리고추(매우니 조심하세요^^)는 멸치볶음에. 풋고추 대신 쓰셔도 되요. 피망은 생으로 드시거나, 잡채, 감자볶음, 샐러드에 넣어 드세요.

* 다음 할머니보따리는 8월24일(수)에 보냅니다. sonong.tistroy.com에 소식 전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