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각'에 해당되는 글 1

  1. 2011.07.21 [2011. 7. 21] 아홉번째 할머니 보따리 이야기 8

2011.07.13. 장마끄트머리, 여름이네논. 씨뿌린지 87일, 모내기한지 48일. 언제 이렇게 잘 자랐노?


한 달 내내 비가 오고, 한 여름 무더위가 시작되었네요. 긴 장마 끝에 상추가 녹아내리고, 녹두는 꼬투리에 매달린 채 싹이 트고, 밭에는 풀이 엄청 나게 자랐습니다. 이번 보따리는 장마 끝에 신선한 밭작물이 넉넉지 않아서, 보관해두었던 양파, 김치 두 가지, 이웃에서 구해온 통밀을 함께 넣습니다. 그래도 이제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 키가 크고 속을 채워가는 옥수수, 한 두개씩 익어가는 참외, 주렁주렁 열리는 호박, 토마토 등을 보면 흐뭇합니다. 할머니보따리 보내는 날을 잘 맞추어 열매를 맺어주면 좋으련만... 첫해다 보니 가늠이 되지 않고, 마음이 초조합니다.   
저희 집은 갑자기 두 아이 모두 수족구병에 걸렸답니다. 일주일내에 낫는 감기 같은 병이라지만, 여울이가 입에 수포가 많이 나서, 먹지도 못하고 잠도 잘 못자고 있지요. 그래서 긴 글을 전하기 어렵네요.
할머니보따리 식구 여러분들도 모두 아프지말고 건강한 여름 나시길 바랍니다.

1. 햇양파 : 올해 양파가 풍년이라더니. 저희 양파도 알이 큽니다. 모처럼 고기를 구워먹는데, 양파도 함께 구웠더니 달콤하니 맛납니다. 양파껍질은 잘 씻어서 국물 낼 때 쓰시면 좋아요. 껍질까지 살뜰히 드세요.
2. 노각 : 긴 장마 끝에 오이가 순식간에 늙어서 노각이 되었습니다. 오이는 먹을 만해지면 쉬 늙어버려서 그때그때 수확할 수밖에 없다보니, 오이는 보내드리지 못하고 노각으로 보냅니다. 칼슘, 섬유질이 많고 피로회복에도 도움을 준다니 많이 드세요^^ [1.껍질 벗기고, 씨 있는 부분을 파냅니다. 2.소금을 약간 넣고 절여두었다가, 물기를 꼭 짜내고. 3.고추장1, 고춧가루1, 다진파마늘 0.5, 매실효소(설탕, 조청) 0.5, 식초 0.5, 통깨 넣고 조물조물 무쳐서 드세요.] [장아찌 담아 드셔도 됩니다.]
3. 깍두기 : 여름철 백숙 먹을 때, 꼭 필요한 깍두기. 지난번 옆 동네 이웃집 무 캐는 날 가서 가지고 온 무이고요. 고춧가루, 마늘 등 모든 양념재료는 저희가 직접 농사지은 것들입니다.
4. 무동치미 : 조금 짜게 담갔습니다. 간이 맞게 물을 적당히 넣어서 드세요. 드시기 전에 얼음동동 띄워서 먹으면 아주 시원하니 좋아요.
5. 청양고추 : 매운 청양고추입니다. 두고두고 매운 양념으로 드시려면, 냉동하셨다가 요리에 바로 사용하시면 됩니다.(별도로 해동하지 않고 바로 요리에 넣으시면 됩니다)
6. 강낭콩 : 완두콩 다음으로 나오는 여름 콩입니다. 밥에 넣어 드세요. (오래 두고 드실 땐, 냉동보관)
7. 가지 : 저희가 키운 것으로는 양이 부족해서, 풀무학교 고등부와 홍성유기농 채담이농장에서 더 구해 보냅니다. [가지는 길게 2등분해서 김오른 채반에서 살짝 찌고, 간장, 참기름, 깨소금, 다진마늘로 무쳐드시면 됩니다]
8. 부추 : 이번에도 부추 조금 넣어드립니다. 날이 더우니, 고춧가루 넣고 살짝 무쳐 먹으면 좋겠네요. 노각과 같이 무쳐 드셔도 좋아요.
9. 햇통밀 알곡 (냉장보관): 이번에 채소가 좀 부족한 것 같아서, 통밀 알곡을 구해서 조금 넣어드립니다. 문철의 스승이신 풀무학교 생태농업전문과정 장길섭 선생님께서 기르신 밀이고요. 얼마 전에 추수한 햇곡식입니다. 현미처럼 도정을 적게 한 통밀 상태입니다. 조금 거친 맛도 있지만, 밥하실 때 잡곡처럼 한주먹씩 넣어서 같이 드시면 좋습니다. 저는 씹히는 맛이 참 좋더라고요. 통밀은 섬유질이 풍부해서 변비에도 좋고, 무기질, 식이섬유, 비타민 등이 풍부해서 당뇨, 고혈압 등 성인병에도 좋고, 성장기 아이들 면역력을 높여준답니다. [1. 보리차 끓이듯이 통밀차로 끓여 간편히 드셔도 좋습니다. 2.가루를 내서 빵을 만들 수도 있어요.]

*보따리로 보내는 모든 농작물들은 농약과 제초제를 치지 않고 기른 것들입니다. 반찬에 들어가는 양념이나, 마을이웃들에게 구해온 것들 역시 모두 유기농이랍니다. 행여라도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다면 꼭 별도로 언급 하겠습니다.

❖ 할머니 장독대에는 집된장, 집간장, 마늘고추장, 쌀조청이 있습니다. 모두 저희가 직접 기른 농산물로 직접 담근 것이지요. 이웃의 유기농쌀(샘이네 이야기가 있는 쌀)도 함께 보내드릴 수 있습니다. 주문은 할머니보따리 보내드리는 직전 일요일 오후까지 해주세요.

❖ 다음 할머니보따리는 옥수수가 익어가는 8월3일(수) 즈음에 보냅니다. 옥수수 사정에 따라 조금 더 빨리 보낼 수도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