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봄, 꿈이자라는뜰 농장에서 키운 오이모종이랍니다. 봄을 기다리는 마음에 넣습니다.


  안녕하세요? 곧 구정이네요. 여기 홍동은 내일까지만 택배를 받는다고 해서 급하게 보냅니다. 명절에 택배가 폭주하여 늦게 받으신 분들도 계실 것 같은데, 사고 없이 잘 배달되었기를 바랍니다.

  이번 편지에는 두 가지 중요한 말씀을 드리려고 해요. 저희 할머니보따리가 2011년 3월에 시작했으니, 어느덧 만2년을 꽉 채우게 되네요. 농사짓는 농산물을 나눠먹자, 할머니들이 소득을 얻을 수 있는 작은 일을 해보자고 시작했는데, 작년 한해는 농사일도 많아지고, 날씨도 좋지 않아 할머니들이 고생을 많이 하셨답니다. 특히 저희 어머님께서 귀농하시기 전에 허리수술을 하셨는데, 겨울 들어서면서 체력의 한계를 많이 느끼시고, 많이 아프셨어요. 그래서 고민을 많이 하다가, 할머니보따리를 그만하기로 결정하게 되었답니다.(털보 문철군은 ‘꿈이자라는뜰’ 일만으로도 벅차기 때문에, 할머니보따리를 위한 농사를 전적으로 짓긴 어려운 상태고요.) 저희 어머님 나이가 일흔둘이시니. 힘드신 게 당연하지요^^ 1년 단위로 보따리식구들을 모집하였으니, 계획한 3월말까지 할머니보따리를 보내려 합니다. 갑자기 그만두게 되어 죄송합니다. 저희도 아쉬움이 많답니다.

1. 도라지 : 날이 풀려서 언 땅이 좀 녹았네요. 할머니들이 며칠간 정성껏 깐 도라지입니다. 할머니들이 도라지 깔 때마다 하시는 말씀, “시장에서 나오는 건 무신 약을 뿌려서 껍질을 까는 것일껴. 손가락 빠지게 누가 껍질 까고 있겄어?” 힘드시면 껍질 채 보내자고 해도, 젊은 사람들이 누가 도라지 껍질까는 방법을 알겠냐며 정성스레 껍질까셨네요. 생으로 고추장에 찍어드셔도 좋고요. 초고구장 양념에 무쳐드셔도 맛있어요. 가래 많고, 목 아플때는 도라지, 생강, 파뿌리 함께 끓여 드셔도 좋지요. 

2. 나*박*김*치 : 명절에 느끼한 음식 드실 때, 요긴하게 먹을 수 있는 나 박 김 치입니다. 저장해 둔 무로 새로 담근 거예요. 입맛대로 익혀드세요.

3. 떡국떡 : 설맞이 떡국떡입니다. 떡국, 떡볶이 만들어 드셔도 좋지요. 

4. 배추 : 땅에 묻어 두었던, 배추 보냅니다.  

5. 당근 : 당근도 땅에 함께 묻어 두었던 것이지요. 설날 잡채나 동그랑땡 만들 때 쓰이겠지요? 

6. 무 : 웰빙무(보라색무) : 요즘 기본 육수 낼때 무를 계속 사용하고 있어요. 몸을 따뜻하게 해주니깐, 겨울철에 많이 드세요. 보라색무는 무생채, 무쌈하실때 쓰면 좋아요. 

7. 식*혜 : 직접 농사지은 쌀과 직접 싹틔운 엿기름으로 만든 식 혜입니다.  

8. 유정란 : 암수가 어울려 살며, 깻묵, 들풀, 청치, 생선 대가리, 조개, 굴 껍질을 먹으며 낳은 건강한 유정란입니다. [일반적으로 말하면, non-GMO먹이를 먹인 방사 유정란]. 

❖ 다음 할머니보따리는 2월 19일(화)에 보내드릴 예정입니다. 

가을걷이가 끝난 밭에서 티피(인디언천막)놀이를 하는 여름이

  어느새, 올해 마지막 할머니보따리를 보내드리네요. 올해는 할머니보따리 식구들을 다섯 가정 더 늘리기도 했고, 콩밭, 언덕밭... 등 가꾸시는 밭도 조금 넓어져서 꽤 고단한 한해를 보냈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따리 식구분들께서 맛있게 드셔주시고, 귀하게 여겨 주실 때 저희도 힘이 많이 났답니다. 고맙습니다. 할머니들께서 정성껏 심고 가꾼 농산물, 김치, 식혜, 장아찌로 맛있게 요리한 먹을거리가 보따리 식구 여러분들의 건강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었길 기원합니다. 

  마을에는 겨울을 맞아 여러 모임들이 많습니다. 백승종 선생님의 역사 강의에서는 광해군, 흥선대원군, 김춘추 같은 역사 속 인물들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들을 수 있었고요. <의료생협>을 만들기 위해 공부하는 모임을 시작하기도 했답니다. 이번 주에는 마을총회도 열리네요. 바쁜 일철에는 잘 만나지 못했던 사람들도, 겨울에는 공부, 모임, 회의를 명목으로 모여서 이야기도 나누고 밥도 같이 먹으니 참 좋습니다. 새해에는 몸과 마음이 더욱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1. 떡국떡 : 며칠 뒤면 새해지요. 떡국 맛있게 끓여 드시라고, 떡국떡 보냅니다. 저희 집과 아줌니댁에서 농사지은 쌀로 만든 유기농쌀 떡국떡이지요. 떡볶이를 해먹어도 맛있지요. 

2. 호박잼 : 늙은 호박을 설탕과 함께 졸여 만든 호박잼입니다. 방부제 없이, 호박과 설탕으로만 만든 것이라 쉽게 상할 수 있어요. 깨끗한 숟가락 사용하시고, 꼭 냉장보관 부탁드려요. (유기농설탕 가격이 너무 비싸서, 일반 설탕을 사용하였습니다.)

3. 동치미 : 시원한 동치미입니다. 짭짜롬하게 담궜으니, 무 잘라서 생수를 미리 조금 부어두면 슴슴하게 드실 수 있어요. 

4. 말린 표고버섯 : 가을에 마을에 버섯 기르는 농가에서 사둔 표고버섯입니다. 할머니들이 직접 말리셨고요. 표고버섯은 뜨거운 물에 바로 끓이는 것보다는 찬물에 담가놓으면 국물이 더 맛있게 우러나요. 아침에 국을 끓이려면, 전날 밤에 찬물에 말린 표고버섯과 다시마를 넣어 국물을 우려 사용해보세요. 

5. 대파 : 비닐하우스에서 추위를 피하고 있는 대파입니다. 겨울철엔 아무래도 국이나 찌게를 많이 끓이지요. 겨울에 대파, 생강, 무를 많이 먹으면 몸이 따뜻해지고 감기 예방에도 좋아요. 기본 국물 내실 때, 파를 듬뿍 넣어서 끓여보세요. 

6. 콩나물 : 검정 쥐눈이콩(서목태)으로 일주일 동안 길러낸 콩나물입니다. 콩나물무침, 콩나물국, 콩나물 돼지고기볶음... 양념간장만 있으면 간편히 먹을 수 있는 콩나물밥도 좋지요. 

7. 식혜 : 쌀과 직접 싹틔운 엿기름으로 만든 식혜. 설탕은 아주 조금만 넣고, 대신 쌀을 많이 넣어 단맛을 냈어요. 단맛이 덜 하신 분은 설탕을 조금 더 넣어서 드세요.  

8. 유정란 : 암수가 어울려 살며, 깻묵, 들풀, 청치, 생선 대가리, 조개, 굴 껍질을 먹으며 낳은 건강한 유정란입니다. [일반적으로 말하면, non-GMO먹이를 먹인 방사 유정란]. 겨울이라 알을 많이 낳지 않네요. 가능한대로 보냅니다. 


❖ 다음 할머니보따리는 1월 9일(수)에 보내드릴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