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올해는 특히 추운 날이 계속되네요. 지하수도 얼고, 배수구도 얼고, 자동차 문짝도 얼고, 길에 눈도 잘 녹지 않네요. 보따리 식구 여러분들도 겨울 보내시느라, 어려움이 많으시죠? 어른들은 추운 날씨가 싫고 어렵지만, 아이들은 추워도 밖에서 눈과 얼음가지고 노느라 정신없네요. 지난 주 어린이집 겨울 방학이었던 여름이는 눈썰매 타는 걸 엄청 기다렸는데, 마침 소복소복 내려 준 눈 덕분에 실컷 눈썰매 탔습니다. 비닐포대에 나뭇잎을 넣어서 폭신하게 눈썰매를 만들었습니다. 차가 다니지 않는 경사진 농로길에서 실컷 눈썰매 탔지요. 눈으로 이글루도 만들겠다고, 집 앞 밭에는 여름이 키보다 더 높게 잔뜩 눈을 쌓아 두었네요. 길게 자란 고드름을 따서 지팡이로 들고 다니며 재밌게 놀기도 하고요.   

 겨울이다보니 할머니보따리에 보낼 수 있는 것이 다양하지 않고 반복되는 것들이 있네요. 반찬도 만들어 보고, 간식꺼리도 고민을 열심히 합니다만 다양하진 않지요? 있는 그대로, 시골의 겨울 밥상이랍니다. 소박해도 맛있게 잘 드셔주시길 부탁드리고, 어떻게 드시고 계신지 블로그에도 종종 소식 전해주세요.  

1. 호박 고지 :  여름에 말려둔 애호박 나물입니다. 물에 불렸다가 삶아둡니다. [국간장, 마늘 넣고 무쳐서 기름 넣고 볶다가 멸치육수 약간 넣고 뚜껑 덮어서 익히고, 파, 깨소금, 들기름 넣고 드세요.] 
2. 동치미무침 : 동치미 무를 갖은 양념으로 무쳐 보냅니다. 조금 짭짜롬합니다. 조금씩 드시고요. 김밥 만들 때, 단무지대신 넣어도 좋습니다.   
3. 삶은 시래기 :  비타민과 철분이 엄청 많아요. [1. 시래기를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서, 국간장, 된장(청국장), 다진 파마늘, 들기름, 국멸치 넣고 볶다가 물을 조금 넣고 푹 끓여 드세요] [2. 시래기밥 - 시래기를 넣고 밥을 하고, 양념장에 비벼 드세요. 3.시래기파스타 : 쫑쫑 썰은 시래기를 올리브기름, 마늘, 파마산 치즈를 넣고 볶아, 삶은 파스타면과 함께 드시면 이태리시골마을 파스타가 완성됩니다.]  
4. 마늘쫑무침 : 지난 여름에 거둬 소금으로 장아찌를 담궜던 마늘쫑을 무쳤습니다. 입맛에 맞으실지?^^
5. 쌈채소 : 풀무학교 전공과정을 졸업한, 청년농부(조대성, 유성환)가 기른 쌈채소입니다. 겨울에 푸른잎 채소가 없어서, 이웃에서 조금 구해와 넣습니다. 
6. 콩나물 : 따뜻한 방에서 날마다 물주며 기른, 검정 쥐눈이콩(서목태)으로 기른 콩나물. 콩나물무침, 콩나물국, 콩나물 돼지고기볶음... 양념간장만 있으면 간편히 먹을 수 있는 콩나물밥도 좋지요. 
7. 식혜 : 농사 지은 쌀과 직접 싹틔운 엿기름으로 만든 식혜입니다.  
8. 유정란 : 암수가 어울려 살며, 깻묵, 들풀, 청치, 생선 대가리, 조개, 굴 껍질을 먹으며 낳은 건강한 유정란입니다. [일반적으로 말하면, non-GMO먹이를 먹인 방사 유정란]. 겨울이라 알을 많이 낳지 않네요. 가능한대로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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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할머니보따리는 1월 23일(수)에 보내드릴 예정입니다.  

가을걷이가 끝난 밭에서 티피(인디언천막)놀이를 하는 여름이

  어느새, 올해 마지막 할머니보따리를 보내드리네요. 올해는 할머니보따리 식구들을 다섯 가정 더 늘리기도 했고, 콩밭, 언덕밭... 등 가꾸시는 밭도 조금 넓어져서 꽤 고단한 한해를 보냈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따리 식구분들께서 맛있게 드셔주시고, 귀하게 여겨 주실 때 저희도 힘이 많이 났답니다. 고맙습니다. 할머니들께서 정성껏 심고 가꾼 농산물, 김치, 식혜, 장아찌로 맛있게 요리한 먹을거리가 보따리 식구 여러분들의 건강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었길 기원합니다. 

  마을에는 겨울을 맞아 여러 모임들이 많습니다. 백승종 선생님의 역사 강의에서는 광해군, 흥선대원군, 김춘추 같은 역사 속 인물들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들을 수 있었고요. <의료생협>을 만들기 위해 공부하는 모임을 시작하기도 했답니다. 이번 주에는 마을총회도 열리네요. 바쁜 일철에는 잘 만나지 못했던 사람들도, 겨울에는 공부, 모임, 회의를 명목으로 모여서 이야기도 나누고 밥도 같이 먹으니 참 좋습니다. 새해에는 몸과 마음이 더욱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1. 떡국떡 : 며칠 뒤면 새해지요. 떡국 맛있게 끓여 드시라고, 떡국떡 보냅니다. 저희 집과 아줌니댁에서 농사지은 쌀로 만든 유기농쌀 떡국떡이지요. 떡볶이를 해먹어도 맛있지요. 

2. 호박잼 : 늙은 호박을 설탕과 함께 졸여 만든 호박잼입니다. 방부제 없이, 호박과 설탕으로만 만든 것이라 쉽게 상할 수 있어요. 깨끗한 숟가락 사용하시고, 꼭 냉장보관 부탁드려요. (유기농설탕 가격이 너무 비싸서, 일반 설탕을 사용하였습니다.)

3. 동치미 : 시원한 동치미입니다. 짭짜롬하게 담궜으니, 무 잘라서 생수를 미리 조금 부어두면 슴슴하게 드실 수 있어요. 

4. 말린 표고버섯 : 가을에 마을에 버섯 기르는 농가에서 사둔 표고버섯입니다. 할머니들이 직접 말리셨고요. 표고버섯은 뜨거운 물에 바로 끓이는 것보다는 찬물에 담가놓으면 국물이 더 맛있게 우러나요. 아침에 국을 끓이려면, 전날 밤에 찬물에 말린 표고버섯과 다시마를 넣어 국물을 우려 사용해보세요. 

5. 대파 : 비닐하우스에서 추위를 피하고 있는 대파입니다. 겨울철엔 아무래도 국이나 찌게를 많이 끓이지요. 겨울에 대파, 생강, 무를 많이 먹으면 몸이 따뜻해지고 감기 예방에도 좋아요. 기본 국물 내실 때, 파를 듬뿍 넣어서 끓여보세요. 

6. 콩나물 : 검정 쥐눈이콩(서목태)으로 일주일 동안 길러낸 콩나물입니다. 콩나물무침, 콩나물국, 콩나물 돼지고기볶음... 양념간장만 있으면 간편히 먹을 수 있는 콩나물밥도 좋지요. 

7. 식혜 : 쌀과 직접 싹틔운 엿기름으로 만든 식혜. 설탕은 아주 조금만 넣고, 대신 쌀을 많이 넣어 단맛을 냈어요. 단맛이 덜 하신 분은 설탕을 조금 더 넣어서 드세요.  

8. 유정란 : 암수가 어울려 살며, 깻묵, 들풀, 청치, 생선 대가리, 조개, 굴 껍질을 먹으며 낳은 건강한 유정란입니다. [일반적으로 말하면, non-GMO먹이를 먹인 방사 유정란]. 겨울이라 알을 많이 낳지 않네요. 가능한대로 보냅니다. 


❖ 다음 할머니보따리는 1월 9일(수)에 보내드릴 예정입니다.  



찐고구마는 따뜻한 이불 속에서 테레비 보면서 먹어야 제 맛! ^^

  지난주 대설을 맞아, 말 그대로 큰 눈이 내렸네요. 4박 5일을 펑펑~훨훨~ 눈이 내렸지요. 아직도 날이 덜 풀려서 지붕 위에는 눈이 그대로 있고, 처마 끝에는 고드름이 주렁주렁 달렸습니다. 하루는 차가 꽁꽁 얼어 시동이 걸리지 않아 애를 먹었고, 다음 날은 지하수가 얼었고, 며칠 뒤에는 엄니댁 부엌 하수구가 얼었네요. 골고루 공사다망했지요? 어른들은 눈이 와서 걱정이 되어도 아이들은 즐겁기만 합니다. 눈밭에 실컷 뛰어다니고, 제일 큰 고드름 따서 놀고, 그야말로 온 세상이 눈썰매장이 되었지요.

  눈이 오니 제대로 겨울이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 밖은 추워도 집 안에선 난로를 피우고, 따뜻한 음식을 해서 먹으니, 더욱 포근하고 따뜻합니다. 이 추운 겨울에 높은 철탑에 매달려 계신 노동자들, 송전탑에 맞서 터전을 지키고 계신 밀양의 할머니들, 온 몸으로 해군기지를 막고 있는 강정의 청년들, 할아버지 신부님들을 생각하니, 참 죄송하고 답답할 따름입니다. 그저 제 일상을 잘 살아내고, 기도하는 것밖에 할 수 있는 것이 없네요. 즐거운 성탄, 동지(21일)를 맞이하시면서, 밥 먹을 때마다, 여전히 추운 겨울을 맞고 있는 이웃을 위한 기도를 함께 드렸으면 좋겠습니다. 모두에게 즐거운 연말, 새해가 되길. 특별히 가난한 이웃들에게!

1. 콩나물 : 찬찬히 잘 골라낸 검정 쥐눈이콩(서목태)으로 일주일 동안 길러낸 콩나물입니다. 콩나물무침, 콩나물국, 콩나물 돼지고기볶음... 양념간장만 있으면 간편히 먹을 수 있는 콩나물밥도 좋지요.
2. 식혜 : 쌀과 직접 싹틔운 엿기름으로 만든 식혜. 설탕은 아주 조금만 넣고, 대신 쌀을 많이 넣어 단맛을 냈어요. 단맛이 덜 하신 분은 설탕을 조금 더 넣어서 드세요.
3. 무섞박지 : 갈무리해 두었던 무로 섞박지(충청도식 큼지막한 깍두기)를 담았어요. 입맛대로 익혀서 드세요. 
4. 조청 : 김정자 아줌니댁에서 직접 고아 만든 정성가득 조청입니다. 엿기름도 직접 싹틔운 것이지요. 발효식품이라 소화도 잘되고 (유기농)쌀로 만들어 영양도 최고지요. 쌀조청은 식혜를 만들어, 조린 것입니다.[조청은 단맛이 필요한 모든 요리에 설탕, 물엿대신 쓸 수 있어요. 멸치볶음, 고기볶음, 초고추장 등 각종 양념장. 가래떡 조청에 찍어먹으면 따봉!] [깨끗한 숟가락을 사용하시고, 꼭 냉장보관]
5. 무 : 저장해 두었던 무 넣어드립니다. 겨울철 뜨끈한 찌게 자주 드실텐데, 요긴한 식재료가 되면 좋겠네요. 
6. 양배추 : 마을에서 유기농 양배추를 구해 넣어드립니다. 양배추찜, 샐러드, 야채볶음 골고루 편하게 드세요.
7. 머위장아찌 : 봄에 담가두었던 머위장아찌입니다. 머위 특유의 냄새가 많이 중화되어, 먹기 좋습니다.
8. 유정란 : 암수가 어울려 살며, 깻묵, 들풀, 청치, 생선 대가리, 조개, 굴 껍질을 먹으며 낳은 건강한 유정란입니다. [일반적으로 말하면, non-GMO먹이를 먹인 방사 유정란]. 겨울이라 알을 많이 낳지 않네요. 가능한대로 보냅니다.


* 다음 할머니보따리는 12월 26일(수)에 보내드릴 예정입니다.  

배추장사 여름군 / 리어카에 배추도 싣고, 여름울도 태우고 / 내년 봄에 꺼내 먹을 당근과 보라색무와 그냥 무


  나무난로의 따스한 온기가 반가운 겨울입니다. 저희는 지난주에 김장을 끝냈네요. 쪽파, 갓, 배추, 무 등을 밭에서 뽑아오는 것부터가 김장의 시작입니다. 배추를 절이다가 좀 모자란다 싶으면, 밭에 가서 무와 배추를 더 가지고 오기도 하지요. 이웃 아주머니들께서 배추 절이고, 배추 속을 넣는 일을 품앗이로 도와주셨답니다. 참으로는 금방 삶아서 내온 돼지고기 수육에 김치속 양념을 얹어 먹었지요. 집 마다 서로 돌아주며 거의 일주일 내내 김장을 했습니다. 
  겨울에 저장해두고 먹고, 할머니보따리에도 보내야 하는 무, 자색무, 당근, 밤 등은 땅에 묻고, 시래기도 정리해서 잘 말리고 있습니다. 하우스에서 말리고 있던 메주콩도 1차로 털었고요. 이제 정선하는 작업이 남았네요. 콩을 잘 골라내면 메주, 청국장도 만들어야지요. 마늘밭, 양파 밭은 볏짚이나 풀, 왕겨로 덮어주어 겨울을 잘 보낼 수 있도록 했고요. 추운 시골집은 겨울을 나기위해 여기저기 손볼 때가 많네요. 바람이 드는 곳은 비닐과 테이프로 막고, 수도꼭지도 얼지 않도록 단단히 싸매야 합니다. 김정자 아줌니께서는 찹쌀한과를 준비하고 계십니다. 마을에 몇몇 어르신이 함께 겨울동안 소일거리로 하시려 한답니다. 작년에 맛을 보신 할머니보따리 가족들도 있을텐데, 원하시면 언제든 귀띔 해주세요. (가격은 아직 미정입니다).

1. 은행 : 집 앞 은행나무에서 은행을 따서, 할머니들이 직접 물에 여러 번 씻으며 외과피(냄새나는 부분)를 깨끗이 제거한 것입니다. 은행은 피를 맑게 하고, 기침, 가래에도 좋다고 합니다. 몸에 좋은 만큼, 많이 먹으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으니, 하루에 5-10알 정도만 드세요. [깨끗이 씻은 우유곽에 은행을 껍질 채 넣고 윗부분을 꾹 눌러서 닫습니다. 튈 수 있으니, 꼭 닫아주세요. 2.은행이 든 우유곽을 전자렌지에 3분 정도 돌리면 탁탁 소리가 나면서 껍질이 터지고 맛있게 먹을 수 있습니다.   *전자렌지가 없을 경우, 후라이팬에 (종이)호일을 깔고, 은행이 날라가지 않게 위에도 호일이나 뚜껑으로 잘 덮어서 익혀주세요.] [껍질을 까서 밥에 넣어 몇 개씩 드셔도 좋아요] 냉장보관
2. 삶은 무시래기 : 비타민과 철분이 엄청 많아요. [1. 시래기를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서, 국간장, 된장(청국장), 다진 파마늘, 들기름, 국멸치 넣고 볶다가 물을 조금 넣고 푹 끓여 드세요] [2. 시래기밥 - 시래기를 넣고 밥을 하고, 양념장에 비벼 드세요. 3.시래기파스타 : 쫑쫑 썰은 시래기를 올리브기름, 마늘, 파마산 치즈를 넣고 볶아, 삶은 파스타면과 함께 드시면 이태리시골마을 파스타가 완성됩니다.]  
3. 뽕잎장아찌 : 봄에 여린 뽕잎으로 담근 뽕잎장아찌입니다. 
4. 김장김치 : 액젓을 제외한 배추, 무, 고춧가루, 갓, 쪽파, 마늘, 양파 등 모두 직접 농사지은 재료로 담근 김치.
5. 당근 : 올해 당근은 참 이쁘게 잘 생겼습니다. 여름이 여울이도 함께 뽑은 당근입니다. 당근은 칼슘 흡수에 도움 되는 비타민 D가 많은데, 기름에 볶아서 먹거나 우유와 함께 갈아드시면 더 흡수가 잘 된답니다.
6. 배추 : 겉잎은 국 끓여 드시고, 노오란 속잎은 쌈장(된장, 고추장, 들기름, 깨소금, 마늘) 만들어 쌈 싸드세요. 
7. 상추 : 꼭 찬물에 10분 이상 담가두었다가 드세요.
8. 유정란 : 암수가 어울려 살며, 깻묵, 들풀, 청치, 생선 대가리, 조개, 굴 껍질을 먹으며 낳은 건강한 유정란입니다. [일반적으로 말하면, non-GMO먹이를 먹인 방사 유정란]. 겨울이라 알을 많이 낳지 않네요. 가능한대로 보냅니다. 

❖ 다음 할머니보따리는 12월 12일(화)에 보내드릴 예정입니다.  
❖ 할머니보따리 농사 블로그:  sonong.tistory.com

따뜻한 햇살, 가을비, 찬바람 맞아가며 무럭무럭 자라고 있는 김장 무


   지난 달 23일은 서리가 내린다는 상강이었고, 지난 7일은 입동이었습니다. 이제는 서리가 와도 이상할 게 없고, 겨울문턱도 넘어섰다는 이야기이지요. 호박, 콩, 고구마, 들깨와 같은 여름작물들은 서리를 끝으로 수명을 다합니다. 그래서 서리가 내리기 전에 얼른 거두어 들여놔야 겨우내 두고두고 실한 양식을 먹을 수가 있습니다. 어쩌다 시기를 놓치면 그동안 들인 정성이 모두 헛수고가 되어버린답니다. 아울러 요즘은 겨울을 나는 보리와 밀, 마늘과 양파도 본밭에 옮겨 심어야 하는 때이기도 합니다. 요 며칠 가을비가 장마 때처럼 이삼일 걸러 내리는 바람에, 해나온 날을 겨우 잡아서 부지런히 밭을 갈고, 마늘과 양파를 옮겨 심었습니다. 이렇게 가을걷이, 가을파종이 끝나면 본격적인 월동준비에 들어갑니다. 처마에 겨울바람을 막아줄 비닐을 치고, 창문과 문지방도 손을 보고, 김장과 메주도 쑤고, 겨우내 쓸 땔감과 기름도 마련하고, 그러고 나면 따뜻한 방구석에 앉아 한 숨 돌릴 수 있는 농한기가 오겠지요? 물론 우리 부지런한 할머니들은 또 어떤 일을 새로 벌이실지 모른답니다. 안그래도 한과를 만들 궁리를 하고 계신다는 소문이... ^^ 

1. 햅쌀: 아줌니댁 햅쌀 백미와 저희 햅쌀 칠분도를 섞어서 조금 보냅니다. 햅쌀이 나오는 요즘이 일년중에 밥맛이 제일 좋을 때 입니다. 꼭 꼭 씹어서 맛있게 드세요. 
2. 총각무김치: 총각무로 담근 맛있는 김치입니다. 할머니들 김치 비법은 과연 뭘까요? (며느리인 저도 모른답니다. 하여간 참 맛있습니다)
3. 홍시 만드는 감: 껍질을 잘 닦아서 서늘한 곳에 두면, 저절로 홍시가 됩니다. 홍시가 된 후에는 하나씩 담아서 냉동실에 넣어두면 아이스홍시로 즐길 수 있어요. 물론 저희 집은 그러기 전에 후딱 다 없어집니다.  
4. 배추: 가을 배추입니다. 슬슬 김장철이 시작됩니다. 겉잎은 국 끓여 드시고, 속 꼬갱이는 쌈장(된장, 고추장, 들기름, 깨소금, 마늘) 만들어 쌈 싸드세요. 벌레 한마리 한마리 잡아가며, 애지중지 기른 배추입니다.  
5. 시금치 : 서늘한 기후를 좋아하는 시금치입니다. 따끈한 시금치된장국, 시금치무침, 샐러드에 넣어드시면 좋지요. 
6. 상추: 꼭 찬물에 10분 이상 담가두었다가 드세요. 상추부침개(밀가루, 상추, 쪽파 등 넣고 반죽)도 의외도 맛나요.
7. 보라색 무: 작년에는 보라색무가 참 예뻤는데, 올해는 색깔이 제대로 안 나왔다고 할머니들이 속상해 하시네요. 일반적인 무처럼 드시면 되고요. 색깔을 살려서 드시려면 무생채나 무피클에 활용하세요. 
8. 대파: 다듬어서 적당한 크기로 잘라서 냉동보관 하셨다가, 바로 요리에 사용하면 간편하고, 오래두고 드실 수 있어요.  
9. 유정란: 암탉, 수탉이 어울려 살며, 깻묵, 들풀, 청치, 생선 대가리, 조개, 굴 껍질을 먹으며 낳은 건강한 유정란입니다. [일반적으로 말하면, non-GMO 사료 먹인 방사 유정란]. 숫자 가능한대로 보냅니다. 

+ 다음 할머니보따리는 11월 14일(수)에 보내드릴 예정입니다.  


  가을입니다. 밤이 익어서 툭툭 떨어지고, 감나무에 감이 발갛게 익어가고, 구수한 냄새 풍기는 은행 알이 후두둑 떨어지는 가을이네요. 그리고 저희 엄니께서는 가을에 잘 걸린다는 ‘쯔즈가무시’라는 병으로 일주일 이상 앓으시며 가을맞이 하셨네요. 처음에는 몸살 감기인줄만 알고 감기약 먹으며 며칠 심하게 앓으셨는데, 알고보니 쯔즈가무시여서 바로 입원하셨지요. 가을에 풀에 앉거나 산에서 밤을 따다가, 야생 동물에 사는 진드기가 몸속으로 들어와 생기는 병인데, 몸살처럼 온 몸이 다 아프고 뇌까지 감염이 되면 머리가 많이 아프기도 하답니다. 가을에 야외 나들이 가실 땐, 꼭 돗자리에 앉으시고 풀밭에 옷을 벗어놓는 일이 없어야 한답니다. 그런데 매일 밭일 하고, 밤 주으러 온 동네 산을 돌아다니는 농부들은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지요. 그래도 일주일 앓으시고 완쾌하셔서 얼마나 다행인지요?^^ 보따리 식구 여러분도 꼭 조심하세요.
  이번 주에는 저희도 벼바심을 하려합니다. 이 동네에서는 추수하고 탈곡하는 것을 ‘바심’이라고 하지요. 밭작물은 알곡이 바로바로 보이지만, 논농사는 벼바심을 끝내야만 올해 농사가 잘 되었는지 알 수 있어요. 그래도 여름아빠 문철군은 알곡이 아주 실하다고 자신만만하네요. 작년에 햅쌀은 참말로 달콤하고 맛났는데, 올해는 어떨지 기대가 됩니다.  

1. 시래기: 비타민과 철분이 엄청 많다는 열무시래기입니다. 삶아서 보낼까 하다가, 지난번 고구마순 삶은 게 상했다고 하신 분이 몇 분 계셔서 그냥 보냅니다. 양을 넉넉하게 보내니, 한 번에 다 드시기 어려우시면 데쳐서 물기를 적당히 빼고(꽉 쥐어짜지 마시고) 먹을 만큼 분량을 나눠서 냉동실에 보관하셨다가 드시면 됩니다. [1. 물을 자작자작 부어서, 약간 물렁해질 정도로 삶아냅니다. 2. 시래기를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서, 국간장, 된장(청국장), 다진 파마늘, 들기름, 국멸치 넣고 볶다가 물을 조금 넣고 푹 끓여 드세요] [*시래기밥 - 시래기를 넣고 밥을 하고, 양념장에 비벼 드세요] [삶은 시래기를 볶다가, 새우젓, 마늘 넣고 무쳐드셔도 맛있답니다.] 
2. 밤: 할머니들이 집 주변 산에서 밤나무를 샅샅이 뒤져 딴 밤입니다. 자연상태에서 자란 산밤이라 벌레 먹은 것이 있을 수 있어요. 잘 골라내고 드세요. 물을 넣고 삶아서 먹으면 됩니다. 저희는 생밤으로 깎아 먹는 걸 더 좋아해요.
3. 감: 소금물에 하룻밤 삭힌 감이예요. 떫은 맛 없이 드실 수 있을 거예요. (간혹 덜 삭아져서, 떫은 맛이 있을 수 있어요. 며칠 더 두었다가 삭혀서 드시면 좋아요.)
4. 열무김치: 날이 선선해지면서, 쑥 올라온 열무로 담근 김치예요. 모든 양념은 저희가 직접 농사지은 거예요.
5. 상추와 쑥갓: 보드라운 상추는 찬물에 담가두면 싱싱해집니다. 쑥갓은 상추와 함께 쌈 싸드시거나, 생선찌게, 전골 등에 넣어드세요. [상추 쫑쫑 썰어서 부침개 만들어 먹어도 맛있어요]
6. 냉이: 가을 냉이입니다. 봄 냉이보다는 좀 억세지만, 꼭꼭 씹어서 맛있게 드세요. 
7. 호박: 여름 내 긴 비에 대부분 호박 넝쿨이 죽었더랬는데, 꿋꿋이 살아남은 호박 넝쿨에서 찬바람 맞으며 호박이 달렸네요. 바로 못드시는 분은 적당한 크기로 잘라서 냉동실에 넣어두셨다가, 찌게나 국 끓일 때 바로 넣어서 드세요.
8. 유정란: 암탉, 수탉이 어울려 살며, 깻묵, 들풀, 청치, 생선 대가리, 조개, 굴 껍질을 먹으며 낳은 건강한 유정란입니다. [일반적으로 말하면, non-GMO 사료 먹인 방사 유정란]. 숫자 가능한대로 보냅니다. 

❖ 다음 할머니보따리는 10월 30일(화)에 보내드릴 예정입니다.  

☺ 여름이네 유기농 햅쌀(현미, 쌀눈있는 백미) 미리 주문받아요. 
 : 20kg 82,000원 / 10kg 44,000원 / 5kg 25,000원.(택배비 무료)    *배송: 10월 29일 이후 예정. 

밭옆에 그늘에 앉아 쪽파를 다듬고 계시다가 사랑하는 손주를 반갑게 맞아주신 할머니.


  농사를 짓기 전에는 모든 농사가 봄에 시작해서 가을에 끝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홍성에 내려와서 농사 짓는 걸 보니, 철마다 심고 거둘 것이 있네요. 요즘은 배추, 무, 시금치, 갓, 상추 등을 심는 때입니다. 김장꺼리를 늦여름에 심어서, 가을에 수확하는 것이지요. 더위와 태풍으로 망가졌던 밭에 풀을 메주고, 다시 가꾸어 밭을 만들고 배추, 무를 심었습니다. 날이 습해서, 배추나 무가 심자마자 죽은 것도 많고요. 예년처럼, 벌레 피해도 여전합니다. 달팽이, 굼벵이, 톡톡이, 나비애벌레... 종류도 가지가지 입니다. 아침, 저녁 벌레를 잡아도, 사람보다는 벌레가 더 부지런한 것 같아요. 
  요즘 논길을 걸으면, 벼 익는 구수한 냄새가 솔솔 납니다. 저희 논은 큰 태풍을 잘 견디고 알곡이 실해지고, 점점 고개를 숙이고 있습니다. 이웃 농부네가 가져다 준 햅쌀로 밥을 해서 먹어보았는데, 정말 달콤했습니다. 햅쌀밥엔 반찬이 따로 필요 없어요. 호호.^^ 저희는 추청을 심어서, 다음 달 중순이나 말경에 추수할 예정입니다. 햅쌀 기대해주세요. 햅쌀은 별도로도 판매도 할 예정입니다. 

1. 감자전분: 매일매일 정성스레 물을 갈아주며 만든 감자전분이예요. [밀가루와 감자전분을 3:1로 넣고 수제비반죽 만들어 드셔도 좋고. 탕수육 고기 반죽이나, 탕수육 소스, 마파두부소스 등 걸죽한 국물 만들 때, 사용하시면 되요.] 명절을 맞아, 특별한 음식에 요긴하게 쓰였으면 좋겠네요.  
2. 옥수수: 가을에 먹으려고, 한여름에 심은 옥수수가 그새 익었네요. 많이 익어서, 딱딱한 것도 간혹 있을 거예요. 하루 이틀 사이에 많이 익었네요. 꼭꼭 씹어 드세요. 자작자작 물 넣고 삶다가, 다 삶아지면 물 버리고 살짝 뜸 들여서 드세요. [두고 드셔야 한다면, 비닐봉지에 꽁꽁 싸서 수분이 빠지지 않게 해서 김치냉장고에 넣어두었다가 삶아 드세요] [알알이 까두었다가, 밥할 때 넣어 드셔도 달콤하고 씹히는 맛이 좋아요]
3. 고구마순: 편하게 드시라고, 고구마순을 삶아서 보냅니다. [1..찬물에 헹구고, 적당한 길이로 잘라 2.기름 두른 팬에서 볶다가, 다진파(1), 다진마늘(0.5), 국간장(1), 소금(0.3) 기호에 따라 조청이나 설탕 조금 넣으세요. 3. 들기름(1), 들깨가루(1) 넣어서 드세요.]
4. 쪽파: 한번 더 보내드립니다. 부추 전처럼, 파전(밀가루, 계란, 파, 오징어나 조갯살)으로 부쳐 먹어도 되고요. 살짝 데쳐서 초고추장에 찍어먹어도 되요. 대파대신 요리에 사용해도 됩니다. 
5. 고추: 끝물 고추예요. 고추찜나물이나, 멸치볶음에 넣어드셔도 좋아요. [고추찜나물: 1.꼭지를 제거하고 포크로 콕콕 구멍을 내고. 2. 마른 밀가루에 버무리고 3. 김이 오른 찜통에 넣어 5분 동안 찌고. 4. 진간장(3), 조청(1), 고춧가루(0.5), 다진파마늘, 참기름, 깨(0.3씩) 버무려서 드세요.]
6. 들풀효소: 민들레, 질경이, 등 밭에 나는 다양한 들풀을 3년 이상 발효, 숙성시킨 들풀효소입니다. [고추장에 효소 넣고, 식초만 약간 넣으면 맛있는 초고추장 됩니다. 고기 양념 할때 넣으면, 고기 부드럽게 하고, 냄새를 없애줍니다. *샐러드소스 : 간장2, 들풀효소2, 현미식초1, 깨소금(들깨가루)1, 올리브오일(들기름)1. *4배 정도 시원한(혹은 미지근한) 물에 희석해서 음료로 드셔도 좋아요. 해독, 정화 작용, 피로회복, 소화 촉진 등 여러모로 좋아요.]  
7. 구기자 한과: 청양에서 만든 구기자 한과예요.(유기농은 아닙니다) 추석이라 구해서 넣어드립니다. 추석선물!^^ 설 즈음에는 집에서 직접 만든 한과(작년에도 보내드렸지요?)를 넣어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8. 머위: 날이 선선해지니 쌉싸름한 맛의 머위나물이 다시 올라오네요. * 줄기부분 껍질을 살짝 벗기고, 30초 정도 데쳐서, 찬물에 30분 이상 담가 쓴맛을 뺍니다. [초고추장 양념에 무쳐 드세요] [호박잎 드시듯, 살짝 쪄서 쌈채소와 함께 쌈밥으로 드세요.]
9. 유정란: 암탉, 수탉이 어울려 살며, 깻묵, 들풀, 청치, 생선 대가리, 조개, 굴 껍질을 먹으며 낳은 건강한 유정란입니다. [일반적으로 말하면, non-GMO 사료 먹인 방사 유정란]. 비가 오니, 달걀을 많이 낳지 않네요. 숫자 가능한대로 보냅니다. 

☺ 다음 할머니보따리는 10월 10일(수)에 보내드릴 예정입니다.  

도라지꽃!


  아직은 8월인데, 어느새 시원한 가을이 되었네요. 배추 모종도 내고, 무, 당근, 상추도 심고... 정말 가을이 성큼 다가왔습니다. 지난주에는 홍성 풀무학교에서 열린 정농회 여름연수회에 여름이, 여울이, 저희 부부와 엄니, 김정자 아줌니까지 온식구가 함께 다녀왔습니다. 30여년전부터 생명의 농사를 지어오신 선배 농부님들을 통해 많이 배우는 시간이 되었고요, 젊은 농부들과 즐겁게 교류하는 시간도 가졌답니다. 여름, 여울이는 전국에서 온 정농회 친구, 언니, 형아들과 1박 2일 동안 재밌게 지냈고요. 
  태풍 볼라벤이 온다고 많이 긴장했는데, 저희 집은 다행히 큰 피해가 없답니다. 마을을 둘러보니, 폭삭 주저앉은 비닐하우스, 완전히 쓰러진 벼, 길가로 넘어진 큰 나무... 여기저기 태풍의 흔적이 남아있네요. 저희 논에 가보니, 벼가 많이 흔들리긴 했지만, 그래도 잘 뿌리박고 세찬 바람에도 잘 견뎌주었네요. 혹시 비닐하우스가 무너질까 걱정이 되어, 미리 끈으로 단단히 묶어두고, 닭장도 두꺼운 로프로 저희 차와 함께 묶어두었는데, 큰 피해 없이 잘 지나갔습니다. 함께 기도해주시고, 마음 모아주셔서 감사합니다. 할머니보따리 식구들 중에 혹시 태풍 때문에 피해가 있으셨나요? 아무쪼록 없으셨길 바랍니다. 식구여러분 모두들, 여름 마무리 잘 하시고, 건강한 가을맞이하시길 기도합니다. (사진은 도라지꽃이에요.)

1. 볶은 참깨, 흑임자 : 올해 참깨, 검은깨 농사가 잘 되었습니다. 날이 가물은 해에는 깨가 잘 여문다고 하시네요. 할머니들이 꼼꼼하게 씻어서, 잘 볶았습니다. 특히 흑임자에는 칼슘, 철분, 항산화물질이 풍부하답니다. 참깨 농사 정말 어려운 것 아시지요? 유기농 국산 참깨는 생협에서도 거의 판매되지 않는 귀한 것이랍니다. 밀폐용기에 넣어 냉장(냉동)보관하시고 드세요.
2. 부추김치 : 여름철 보약이라는 부추입니다. 비닐하우스가 아닌 노지밭에서 기른 것이라, 향이 좋아요. 
3. 고구마순 : 고구마순이 제철입니다. [1.껍질은 벗기셔도 되고, 안 벗기셔도 됩니다. 적당한 길이로 자르고. 2.끓는 물에 소금 넣고 4분정도 삶아주세요. 3.찬물에 헹구고. 4.기름 두른 팬에서 볶다가, 다진파(1), 다진마늘(0.5), 국간장(1), 소금(0.3) 야채효소나 설탕 조금 넣으세요. 5. 마지막으로 들기름(1), 들깨가루(1) 넣어서 드세요.]
4. 양파 : 초여름에 수확해서 잘 저장해둔 양파 보냅니다. 시원한 곳에, 양파망에 넣어 보관해주세요. 
5. 마늘쫑장아찌 : 올해 담근 마늘쫑 장아찌예요. 고기 먹을 때 함께 드셔도 좋아요. 
6. 풋고추 : 요즘 비오지 않는 날에는 여기저기 고추말리는 모습이 많습니다. 엄니께서는 고추를 열심히 따다 말리셨는데, 날씨 안좋은 며칠 사이에 말리던 고추가 많이 썩어서 못쓰게 되었다고 속상해하시네요. 풋고추 좀 넣어드립니다. 매운 것 조심하세요. 
7. 양배추 : 홍성유기농영농조합에서 기른 양배추 함께 넣어드립니다. 
8. 유정란 : 암탉, 수탉이 어울려 살며, 깻묵, 들풀, 청치, 생선 대가리, 조개, 굴 껍질을 먹으며 낳은 건강한 유정란입니다. [일반적으로 말하면, non-GMO 사료 먹인 방사 유정란]. 비가 오니, 달걀을 많이 낳지 않네요. 숫자 가능한대로 보냅니다. 

☺ 다음 할머니보따리는 9월 12일(수)에 보내드릴 예정입니다.  

2012.05.08 참깨 심는 이른 아침



5월은 갈아엎고, 심는 달이네요. 새벽에도, 저녁에도, 주말에도 계속 밭 갈고, 두둑 만들고, 심고, 멀칭하는 일이 계속됩니다. 작년에 받아 둔 씨앗 중에서 참깨, 땅콩, 호랑이콩, 덩쿨콩을 심었고, 이른 봄부터 열심히 키운 고추, 단호박, 애호박, 오이, 토마토, 옥수수 모종들도 본밭에 옮겨 심었습니다. 지난 가을에 심어 둔 양파, 마늘, 보리도 밭에서 쑥쑥 잘 자라고 있네요. 아, 고구마 순도 열심히 기르고 있어요. 마당 빗자루라도 나서서 일을 해야 할 것 같이 바쁜 날들이네요. 이 바쁜 와중에 할머니들은 마을 장터에서 봄소풍 도시락으로 유부초밥, 김밥, 깻잎쌈밥을 만들어서 팔기도 하셨고요. 내일은 요리교실에서 젊은 새댁들에게 맛있는 도시락 비법들을 가르쳐 줄 예정이랍니다.

지난번 보따리에서 식혜와 쑥개떡 반죽이 쉬어버려 너무 속상하셨지요? 갑자기 더워진 날씨에 저희도 안타까웠답니다. 마침 화요일이라 택배도 물량이 많아서인지 밤늦게 받으신 가정도 있으셨네요. 정말 죄송합니다. 농사짓는 일이 쉽지 않다지만, 농산물을 챙겨 보내는 일 역시 쉽지가 않네요. 그래도 괜찮다며 오히려 할머니들 위로해 주신 분들이 많아서 참 고마웠습니다. 다음에는 이런 일이 또 생기지 않도록 좀 더 신경쓰고 노력하겠습니다.^^ 

1. 미나리 물김치: 유기농으로 농사짓는 논둑 물길에서 채취한 미나리와 돌나물 물김치입니다. 날씨가 더워, 가면서 너무 익을까 걱정이네요.   
2. 머위장아찌: 봄에 올라온 머위로 담근 장아찌입니다. 딱 맞게 맛이 들었네요. 
3. 들풀효소: 3년 이상 숙성된 들풀효소입니다. 설탕 대신 모든 양념에 쓰시면 됩니다. [고추장에 효소 넣고, 식초만 약간 넣어도 맛있는 새콤달콤 맛있는 초고추장 됩니다. 고기 양념 할때 넣으면 비법 소스가 되지요. 고기 부드럽게 하고, 냄새를 없애줍니다. *샐러드소스 : 간장2, 들풀효소2, 현미식초1, 깨소금(들깨가루)1, 올리브오일(들기름)1. *4배 정도 찬 물에 희석해서 여름 음료로 드셔도 좋아요. 피로회복!]  
4. 질경이: 이름에도 질기다는 의미가 들어있듯이, 생명력이 대단한 풀입니다. 이뇨, 진해, 해독작용이 뛰어난 만병통치 풀이라고 하네요. 집 근처 밭둑에서 캤어요. [살짝 데쳐서, 참기름, 마늘, 간장조금, 깨소금, 마늘 넣고 볶아서 드세요
5. 부추: 싱싱하게 잘 올라왔어요. 비소식은 없지만, 부추전에 막걸리 한잔. 저도 생각나는 메뉴^^ 
6. 말린 표고버섯: 마을에서 표고버섯을 구해 보내드립니다. 싱싱한 버섯을 사서, 할머니들이 봄볕에 잘 말려서 보냅니다. 흐르는 물에 씻어서, 표고버섯 2-3개 넣고 ‘하룻밤’ 물에 담궈 두면 맛있는 버섯다싯물이 나옵니다. 이 버섯물로 국이나 찌게를 끓이면 정말 맛있어요. 물론 표고버섯 불린 것도 찌게나 국, 볶음으로 드시면 좋고요. 
7. 취나물: 취나물은 단백질, 칼슘, 인, 철분, 비타민이 풍부해서 감기, 두통, 진통에 효과가 있답니다. 저도 첨 먹어봤어요. [1. 끓는물(5컵)에 굵은소금(1), 취나물(한다발=100g) 넣어 2분 정도 데치고 2.찬물에 헹궈 물기를 꼭 짜고 3. 취나물(1줌)에 된장(0.5), 다진 파마늘(1), 깨(0.5), 참기름(0.5), 고추장 조금 넣어 무치거나 볶아서 드세요.
8. 쌈채소: 갓골생태농업연구소 청년협업농장에서 기른 쌈채소입니다. 상추와 비타민채소를 섞어서 넣었어요.  
9. 유정란: 암탉, 수탉이 어울려 살며, 깻묵, 들풀과 청치, 생선 대가리, 조개, 굴 껍질을 먹으며 낳은 건강한 유정란입니다. [일반적으로 말하면, non-GMO 사료 먹인 방사 유정란] 암닭의 컨디션에 따라, 10개 안될 수도 있으니 이해부탁드려요^^ 

+ 다음 할머니보따리는 5월 23일(수)에 보내 드릴 예정입니다. 작물의 상태에 따라 변경될 수 있어요.    


* 취나물과 질경이 구분하기 - 취나물은 잎 끝이 뾰족뾰족해요. 질경이는 잎은 동글길쭉하게 생겼어요. 



    지난 여름에 이어, 이번에도 할머니보따리 가족들-김정자 할머니, 권정열 할머니, 최문철, 최수영, 최여름, 최여울- 모두가 총출동해서 정농회 겨울 연수에 잘 참여하고 왔습니다. 이번에는 가까운 홍동 문당리 환경농업교육관에서 연수회가 열려 어렵지 않게 참석할 수 있었답니다. 한평생 정직하게 신앙으로 농사 지어오신 훌륭한 백발의 농부님들, 여전히 실험 중인 젊은 농부들, 농촌에서 살아 남을 수 있는 자신만의 방법을 터득한 중년의 농부님들... 전국에서 모인 다양한 농부들의 농법, 유통, 생활, 자녀교육을 엿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문철군은 ‘꿈이자라는뜰(장애학생들을 위한 배움터와 일터)’을 소개하기도 했지요. 농부들이 넉넉히 준비해 온 먹거리를 끼니 때마다 서로 나누어 먹는 것도 아주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저희 할머니들은 나박김치를 담궈 가셨답니다. 

바른농사 정농회 겨울연수중입니다. 하승수선생님이 원자력발전을 멈추는 일에 대하여 열강을 해주셨습니다.


대보름날, 논에서는 달집을 태우고, 여름이는 쥐불놀이 깡통을 들고 섰습니다.(여름이는 열살이 되면 깡통을 돌려보겠다고 합니다. 대신 아빠가 신나게 휘돌렸지요^^)


    농부들은 정월대보름까지만 쉬고, 그 다음부터는 농사준비를 한다지요? 빠른 분들은 벌써 콩 모를 냈다고 하네요. 저는 처음으로 정원대보름에 쥐불놀이, 달집태우기를 봤는데, 추운 날씨에도 아이들이 즐겁게 노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실컷 놀았으니 저희도 슬슬 농사준비를 시작해야 할 듯합니다. 

1. 씨암탉 한마리 : 지난번까지 저희에게 맛있는 달걀을 주었던 암탉들을 할머니들께서 손수 잡으셨습니다. 털과 껍질을 모두 벗겨서 냉동해두었다가 보냅니다. 가능하면 다시 냉동하지 마시고, 바로 요리해서 드세요. 대추, 인삼, 청주(생강술) 등을 넣고 푹 2시간 정도 삶아야 부드러워집니다. 드실 수 있는 부산물(닭똥집, 간 등)도 보내드리니 함께 드세요. 푹 삶아서 고기대로 뜯어 먹고, 찹쌀 넣고 닭죽 끓여 먹어도 좋고요. 양념(간장6, 고추장3, 고춧가루2, 조청(또는 설탕)3, 생강술3, 마늘, 파, 참기름, 후추), 야채(감자, 당근, 대파) 넣고 닭볶음탕 해드셔도 됩니다. 어쨌든 기본은 2시간 정도 푹 삶아 익힌 뒤 요리해야 제 맛이 납니다. 그래도 일반 양계장 닭보다는조금 질기게 느껴질 수 있는데, 이것이 바로 집에서 키운 씨암탉의 참 맛이랍니다^^ 
2. 고추부각 : 작년에 잦은 비 속에서 고생하며 키운 고추에 밀가루를 묻혀 살짝 쪄서 말려 두었던 고추부각이예요. 살짝 튀겨서 보냅니다. 양념간장에 찍어 드시면 좋아요. 가끔 엄청 매운 것이 있으니 조심하세요.  
3. 배추 : 날이 좀 풀리더니 얼었던 땅이 녹기 시작하네요. 지난 늦가을에 땅에 묻어 저장해 둔 배추를 꺼냈습니다. 뜨끈한 배춧국 끓여 드세요. 슥슥 썰어서 겉절이로 무쳐 드셔도 좋고요. 
4. 당근 : 가을에 저장해 둔 당근입니다. 겨울에는 뿌리채소를 많이 먹어야 한다지요? 당근에 많은 비타민D는 칼슘흡수도 도와주니, 많이 드세요. 
5. 총각무김치 : 맛이 잘 든 총각무김치 보내드립니다.  
6. 콩나물 : 찬찬히 잘 골라낸 검정 쥐눈이콩(서목태)으로 닷새 동안 길러낸 콩나물입니다. 콩나물무침, 콩나물밥, 콩나물국, 콩나물 돼지고기볶음... 저는 양념간장만 있으면 간편히 먹을 수 있는 콩나물밥을 좋아해요. 
7. 식혜 : 쌀과 직접 싹틔운 엿기름으로 만든 식혜. 설탕(유기농 비정제 설탕_브라질산)은 아주 조금만 넣고, 대신 쌀을 많이 넣어 단맛을 냈어요. 봄이 오기 전에 몇 번 더 넣어드리려고 해요. 
8. 유정란 : 깻묵, 들풀과 청치-유기농전문 정미소에서 가져온 덜 읽은 푸른 쌀(유기재배), 그리고 생선, 조개, 굴 껍질을 골고루 먹이며 키우고 있어요. 포장을 열심히 해도 깨지는 경우가 꽤 있네요. 깨지는 것이 불편하신 분들은 알려주세요. 유정란 대신 다른 먹거리로 보낼께요.

+ 할머니보따리에서 보내드리는 먹거리는 모두 여름이네 할머니와 옆집 김정자 아줌니께서 유기농으로 직접 기르신 농산물(가공 먹거리)입니다. 모양이 예쁘지 않거나, 거친 맛이 있지만 정직한 먹거리랍니다. 종종 부족한 것은 이웃에서 유기농으로 농사지으시는 농부들의 믿을 만한 먹거리를 구해서 함께 보내드리고 꼭 편지에 그 내용을 밝힙니다.  


❖ 다음 할머니보따리는 2월 28일(화)에 보냅니다.                      
❖ 농협 473042-56-020271 최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