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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12.26 [2011. 12. 26] 열 아홉번째 할머니 보따리 이야기 8

눈이 한뼘이나 왔어요! 앞에는 꿈이자라는뜰 농장 텃밭정원이구요, 뒤쪽이 여름이네 집이랍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성탄절은 잘 보내셨나요? 저희 동네에서는 교회에만 유일하게 크리스마스 장식이 되어 있네요. 워낙 희귀한(?) 풍경인지라 볼 때마다 반갑고 정겹습니다. 저희는 가까운 이웃들과 함께 푸짐하게 먹고, 마시고, 아이들 재롱 보면서 즐거운 성탄절을 보냈습니다. 
  저희가 사는 충남 홍성은 서해안 쪽이다 보니, 눈이 꽤 많이 오는 편입니다. 그저께도 밤새 펑펑 눈이 오더니 며칠째 눈이 녹지 않네요. 겨울농부 문철의 하루 일과는 집 앞 눈 쓸기로 시작됩니다. 큰길에는 제법 눈이 녹았지만, 작은 길들은 아직 눈이 녹지않고 얼어있어서 운전도 조심조심해야지요. 하루 일과 마무리는 나무 난로와 보일러에 땔감 넣기!^^
  저희 어머님은 바쁜 농사철에 손 놓으셨던 책읽기를 다시 시작하셨습니다. 지난번 보따리 보내고 나서, ‘토지’를 읽기 시작하셨는데, 벌써 2권까지 읽으셨답니다. 겨울이 되니 마을에서 작은 공부모임이나 공연, 마을장터 등이 열려, 참여하시기도 하고요. 아줌니께서는 각종 연말 모임으로 한창 바쁘십니다. 동창, 친구들, 가족들도 만나시고요. 지난주에는 생협(생산자 협동조합) 생산자들과 제주도로 견학 여행을 다녀오셨어요. 다들 제 각각, 농사철에 하지 못했던 일들로 바쁜 겨울을 보내고 있네요. 겨울이라 잎채소는 없고요. 저장해 둔 먹거리들이 주로 나갑니다. 

1. 생 들깨 : 도리깨질로 열심히 털고 키질로 고르고, 깨끗이 씻어 말린 들깨를 드디어 보내드리네요. 들깨는 콜레스테롤도 낮추고, 몸의 면역력도 높여주고,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성질을 가지고 있답니다. 들깨는 볶지 않고 생으로 드시는 게 몸에 더 좋답니다. 드시기 전에 절구나 작은 믹서에 물 조금 넣고 갈아서 요리에 쓰시면 됩니다. [들깨떡국, 들깨수제비, 들깨미역국, 순대볶음, 야채볶음 마지막에 들깨를 듬뿍 넣어주시면, 들깨 향 가득하게 맛있게 수 있어요. *드레싱 소스(들깨4, 식초2, 들풀효소(설탕,꿀)2, 올리브오일2, 소금약간)도 만들 수 있어요. 친정엄마가 자주 해주시던 소스인데, 맛있어요. 좀 빡빡해 보이는데 야채와 버무리면 딱 좋아요.]  
2. 웰빙무(보라색무) : 땅에 잘 묻어 보관하다가 보냅니다. 항산화물질이 들어있어서, 노화방지하고 피를 맑게 한답니다. 무를 사용하는 곳에 어디든 사용할 수 있지만, 생으로 요리해서 드시면 전체적으로 보라색으로 변해 보기에도 좋기 때문에 초절임이나, 피클, 샐러드로 드시면 좋아요. [*무초절임 : 1. 무를 얇게 썬다. 2. 식초(4), 설탕(1), 소금(0.5) 넣고, 설탕이 녹으면 무 넣고. 3. 30분 이상 두면 맛이 나고요. 하루 정도 두면 더 좋아요. 4. 얇게 썬 야채 싸서 먹거나, 고기 구워서 싸 먹으면 맛있어요.] 
3. 석박지 : 갈무리해두었던 무로 석박지(큰 깍두기) 담아 보냅니다. 입맛대로 익혀 드세요.
4. 사과 : 해인농원(저농약인증)의 사과를 보냅니다. 크기는 작지만 달고 맛있습니다. 식초 몇 방울 넣은 물에 씻어서 껍질 채 드세요. 
5. 쌀 튀밥 : 오늘이 장날이어서, 오늘 아침에 가서 뻥튀기 해왔어요. 한 웅큼 씩 팍팍 집어먹으면 더 맛이 납니다. 떠 먹는 요구르트에 넣어 드셔도 맛있어요. 
6. 콩나물 : 지난번 콩나물은 맛있게 드셨나요? 생각보다 양이 많지 않아서, 저희는 맛도 못보고, 모두 싸서 보냈지요. 찬찬히 잘 골라낸 검정 쥐눈이콩(서목태)으로 닷새 동안 길러낸 콩나물입니다. 아줌니댁에서 방에 불을 더 열심히 지피고 물도 자주 줬더니, 예상보다 빨리 자랐네요. 그래서 배송도 하루 앞당겼습니다.
7. 식혜 : 쌀과 직접 싹틔운 엿기름으로 만든 식혜. 설탕(유기농 비정제 설탕_브라질산)은 아주 조금만 넣고, 대신 쌀을 많이 넣어 단맛을 냈어요. 
8. 유정란 : 깻묵, 들풀과 청치(유기농전문 정미소에서 가져온 덜 읽은 푸른 쌀(유기재배), 그리고 조개, 굴 껍질을 골고루 먹이며 키우고 있어요. 겨울이라 해도 짧고, 먹일 풀도 거의 없어져서 암탉들이 힘든가봅니다. 깨지는 달걀이 다시 많아졌네요. 2개 이상 깨진 경우는 연락주세요. 

❖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다음 할머니보따리는 2012년 1월 10일(화)에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