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한뼘이나 왔어요! 앞에는 꿈이자라는뜰 농장 텃밭정원이구요, 뒤쪽이 여름이네 집이랍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성탄절은 잘 보내셨나요? 저희 동네에서는 교회에만 유일하게 크리스마스 장식이 되어 있네요. 워낙 희귀한(?) 풍경인지라 볼 때마다 반갑고 정겹습니다. 저희는 가까운 이웃들과 함께 푸짐하게 먹고, 마시고, 아이들 재롱 보면서 즐거운 성탄절을 보냈습니다. 
  저희가 사는 충남 홍성은 서해안 쪽이다 보니, 눈이 꽤 많이 오는 편입니다. 그저께도 밤새 펑펑 눈이 오더니 며칠째 눈이 녹지 않네요. 겨울농부 문철의 하루 일과는 집 앞 눈 쓸기로 시작됩니다. 큰길에는 제법 눈이 녹았지만, 작은 길들은 아직 눈이 녹지않고 얼어있어서 운전도 조심조심해야지요. 하루 일과 마무리는 나무 난로와 보일러에 땔감 넣기!^^
  저희 어머님은 바쁜 농사철에 손 놓으셨던 책읽기를 다시 시작하셨습니다. 지난번 보따리 보내고 나서, ‘토지’를 읽기 시작하셨는데, 벌써 2권까지 읽으셨답니다. 겨울이 되니 마을에서 작은 공부모임이나 공연, 마을장터 등이 열려, 참여하시기도 하고요. 아줌니께서는 각종 연말 모임으로 한창 바쁘십니다. 동창, 친구들, 가족들도 만나시고요. 지난주에는 생협(생산자 협동조합) 생산자들과 제주도로 견학 여행을 다녀오셨어요. 다들 제 각각, 농사철에 하지 못했던 일들로 바쁜 겨울을 보내고 있네요. 겨울이라 잎채소는 없고요. 저장해 둔 먹거리들이 주로 나갑니다. 

1. 생 들깨 : 도리깨질로 열심히 털고 키질로 고르고, 깨끗이 씻어 말린 들깨를 드디어 보내드리네요. 들깨는 콜레스테롤도 낮추고, 몸의 면역력도 높여주고,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성질을 가지고 있답니다. 들깨는 볶지 않고 생으로 드시는 게 몸에 더 좋답니다. 드시기 전에 절구나 작은 믹서에 물 조금 넣고 갈아서 요리에 쓰시면 됩니다. [들깨떡국, 들깨수제비, 들깨미역국, 순대볶음, 야채볶음 마지막에 들깨를 듬뿍 넣어주시면, 들깨 향 가득하게 맛있게 수 있어요. *드레싱 소스(들깨4, 식초2, 들풀효소(설탕,꿀)2, 올리브오일2, 소금약간)도 만들 수 있어요. 친정엄마가 자주 해주시던 소스인데, 맛있어요. 좀 빡빡해 보이는데 야채와 버무리면 딱 좋아요.]  
2. 웰빙무(보라색무) : 땅에 잘 묻어 보관하다가 보냅니다. 항산화물질이 들어있어서, 노화방지하고 피를 맑게 한답니다. 무를 사용하는 곳에 어디든 사용할 수 있지만, 생으로 요리해서 드시면 전체적으로 보라색으로 변해 보기에도 좋기 때문에 초절임이나, 피클, 샐러드로 드시면 좋아요. [*무초절임 : 1. 무를 얇게 썬다. 2. 식초(4), 설탕(1), 소금(0.5) 넣고, 설탕이 녹으면 무 넣고. 3. 30분 이상 두면 맛이 나고요. 하루 정도 두면 더 좋아요. 4. 얇게 썬 야채 싸서 먹거나, 고기 구워서 싸 먹으면 맛있어요.] 
3. 석박지 : 갈무리해두었던 무로 석박지(큰 깍두기) 담아 보냅니다. 입맛대로 익혀 드세요.
4. 사과 : 해인농원(저농약인증)의 사과를 보냅니다. 크기는 작지만 달고 맛있습니다. 식초 몇 방울 넣은 물에 씻어서 껍질 채 드세요. 
5. 쌀 튀밥 : 오늘이 장날이어서, 오늘 아침에 가서 뻥튀기 해왔어요. 한 웅큼 씩 팍팍 집어먹으면 더 맛이 납니다. 떠 먹는 요구르트에 넣어 드셔도 맛있어요. 
6. 콩나물 : 지난번 콩나물은 맛있게 드셨나요? 생각보다 양이 많지 않아서, 저희는 맛도 못보고, 모두 싸서 보냈지요. 찬찬히 잘 골라낸 검정 쥐눈이콩(서목태)으로 닷새 동안 길러낸 콩나물입니다. 아줌니댁에서 방에 불을 더 열심히 지피고 물도 자주 줬더니, 예상보다 빨리 자랐네요. 그래서 배송도 하루 앞당겼습니다.
7. 식혜 : 쌀과 직접 싹틔운 엿기름으로 만든 식혜. 설탕(유기농 비정제 설탕_브라질산)은 아주 조금만 넣고, 대신 쌀을 많이 넣어 단맛을 냈어요. 
8. 유정란 : 깻묵, 들풀과 청치(유기농전문 정미소에서 가져온 덜 읽은 푸른 쌀(유기재배), 그리고 조개, 굴 껍질을 골고루 먹이며 키우고 있어요. 겨울이라 해도 짧고, 먹일 풀도 거의 없어져서 암탉들이 힘든가봅니다. 깨지는 달걀이 다시 많아졌네요. 2개 이상 깨진 경우는 연락주세요. 

❖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다음 할머니보따리는 2012년 1월 10일(화)에 보냅니다.


    지난 주말에는 언덕 위엣밭에 베어놓은 들깨를 경운기에 실어 집 앞에 내리고, 도리깨질로 들깨 터는 일을 했습니다. 오전 내내 도리깨질을 하고 돌아온 남편에게서 들깨향이 솔솔 납니다. 건너편집 엄씨 아줌니와 옆집 김정자 아줌니, 울 엄니까지 세 할머니 사이에서 재미나게 도리깨질을 했다고 전해주네요. 몇 분 전에 한 이야기는 잊어버려도, 50년 전에 만난 호랑이 이야기는 몇 번이건 생생하게 전해주시는 엄씨 아줌니의 재미난 이야기를 녹음해오지 못한 것을 아쉬워합니다. 기억은 오락가락해도, 몸으로 익히 도리깨질은 끝내주게 잘 하시는 할머니지요. 할머니보따리 싸는 날에도 (기억만 하신다면) 꼭 오셔서 포장을 도와주시는 고마운 분이랍니다.
    요즘 추수가 한창이라, 엄니는 ‘흐뭇하다’고 하셨지만, 하나 하나 다시 여쭤보니, 배추랑 무는 ‘비료도 안 주고, 약도 안하니, 다른 집 무에 반만큼도 자라지 않았고, 배추도 속이 제대로 영글지 않는다’고 하시네요. ‘들깨는 꽤 잘 되긴 했는데, 엄청 많이 심은 것에 비하면 잘 열리지 않았다’고 하시고, ‘올해 콩은 다 풍년이라는데, 약을 안 하니, 우린 반 밖에 안 여물거라’ 하십니다. 말씀은 그리 하셔도, 동네 아저씨들의 ‘배추에는 비료를 줘야 한다’는 끊임없는 설득과 협박에도 전혀 굴하지 않으시는 어머니, 아침저녁으로 배추벌레 잡느라 애쓰시는 울 엄니, 파이팅! 입니다.
    드디어 오늘 벼바심(추수)합니다. 추수를 해도, 땅값의 은행이자만큼도 이익이 나지 않는다고 하지만, 그래도 설레고 기대가 됩니다. 내 땅에서 나오는 쌀, 남편이 아침저녁으로 살피며 농사지은 쌀을 먹는다니 놀랍습니다.

1. 고구마 : 주로 호박고구마입니다. 올해는 대체로 고구마가 흉년이라고 하는데, 저희 고구마도 큰 것이 거의 없네요. 저희 엄니도 고구마 캐시며 좀 속상해 하셨습니다. 비가 많이 오기도 했고, 뭣이(고라니인지, 꿩인지 확인을 못했어요^^) 고구마 달릴 때 많이 파먹었다고도 하시네요. 좀 작어도 생으로 깎아 먹고, 삶아 먹으니 달콤합니다. 
2. 웰빙무 : 보라색 무예요. 원래 크기가 많이 크지 않고요. 항산화물질이 들어있어서, 노화방지하고 피를 맑게 한답니다. 무를 사용하는 곳에 어디든 사용할 수 있지만, 생으로 요리하면 전체적으로 보라색으로 변하는 게 예쁘기 때문에 초절임이나, 피클, 샐러드로 드시면 좋아요. [*무초절임 : 1. 무를 얇게 썬다. 2. 식초(4), 설탕(1), 소금(0.5) 넣고, 설탕이 녹으면 무 넣고. 3. 30분 이상 두면 맛이 나고요. 하루 정도 두면 더 좋아요. 4. 얇게 썬 야채 싸서 먹거나, 고기 구워서 싸 먹으면 맛있어요.]
3. : 김장용으로 자라고 있는 무 중에 뽑아서 하나씩 보내드립니다. 신문지에 싸서, 밀폐용기에 넣어두시면 오래 두고 드실 수 있어요. 무생채, 무나물, 생선조림에 넣서 먹어도 좋고, 육수 낼 때도 넣어주시면 좋아요.
4. 대파 : 처음으로 넣어드리네요. 신문지에 잘 싸서 보관하며 드세요.
5. 아욱 : 단백질, 칼슘, 무기질 등이 풍부해서 특히 아이들에게 좋답니다. [줄기 쪽은 쫑쫑 썰어 넣고, 행주 빨 듯이 박박 문질러 씻어서 녹색 물 빼내고, 된장국에 마른새우와 함께 넣어 푹 끓이면 맛있는 아욱된장국이 됩니다.]
6. 상추 : 보드라운 상추입니다. 맛있게 쌈 싸드세요. 고기 없이 쌈장만 맛있게 해도 즐겁게 먹을 수 있어요.            [된장1, 고추장1, 깨소금, 참기름(0.5), 다진마늘(0.5)] 쫑쫑 썰어서 비빔국수나 비빔밥에 넣어 드셔도 되요.
7. 당근 : 가을 당근. 생으로 먹어도 달콤합니다. 칼슘 흡수에 도움이 되는 비타민 D가 많은데, 기름에 볶아서 먹거나 우유와 함께 갈아드시면 더 흡수가 좋답니다. 고운네 집에서 당근 거둔다고 해서, 일손 거들어 주고 받아온 당근이예요. 생협으로 납품하고 남은 것이라 모양은 별로 좋지 않지만, 맛과 영양은 문제없답니다.
8. 유정란 : 일조량이 줄어들어, 달걀 낳는 숫자가 줄었다고 걱정하십니다. (그래서 일반 양계장에서는 밤까지 환하게 불 켜놓고 사료를 먹여 키우나 봅니다.) 풀이 없어지는 겨울이 되면 무엇을 먹여야 하나 고민도 하시고요. 아직까지는 풀, 청취, 굴이나 조개껍데기 등을 먹고 열심히 달걀을 낳고 있네요.
9. 꽈리고추 : 꿈이자라는뜰 농장에서 자란 꽈리 고추(매울 수 있으니 조심하세요)를 함께 넣어드립니다. 본격적으로 추워지는 바람에 이번을 마지막으로 보내드립니다.

❖ 다음 할머니보따리는 11월9일(수)에 보냅니다.
 

상자에 포장을 하다보니, 꽉 차서 겨우 테이프를 붙였습니다.(흐뭇~) 그런데 계란이 온전할지 걱정이네요. 그리고 대파가 너무 잘 자라서ㅋㅋ 박스에 도저히 들어가지 않아, 반으로 뚝 접어서 보냈는데... 괜찮을지 모르겠네요. 첨부터 예상을 했다면 가위로 한번 이쁘게 잘라서 넣어주었을텐데.. 죄송합니다. 대파에게도 미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