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올해는 특히 추운 날이 계속되네요. 지하수도 얼고, 배수구도 얼고, 자동차 문짝도 얼고, 길에 눈도 잘 녹지 않네요. 보따리 식구 여러분들도 겨울 보내시느라, 어려움이 많으시죠? 어른들은 추운 날씨가 싫고 어렵지만, 아이들은 추워도 밖에서 눈과 얼음가지고 노느라 정신없네요. 지난 주 어린이집 겨울 방학이었던 여름이는 눈썰매 타는 걸 엄청 기다렸는데, 마침 소복소복 내려 준 눈 덕분에 실컷 눈썰매 탔습니다. 비닐포대에 나뭇잎을 넣어서 폭신하게 눈썰매를 만들었습니다. 차가 다니지 않는 경사진 농로길에서 실컷 눈썰매 탔지요. 눈으로 이글루도 만들겠다고, 집 앞 밭에는 여름이 키보다 더 높게 잔뜩 눈을 쌓아 두었네요. 길게 자란 고드름을 따서 지팡이로 들고 다니며 재밌게 놀기도 하고요.   

 겨울이다보니 할머니보따리에 보낼 수 있는 것이 다양하지 않고 반복되는 것들이 있네요. 반찬도 만들어 보고, 간식꺼리도 고민을 열심히 합니다만 다양하진 않지요? 있는 그대로, 시골의 겨울 밥상이랍니다. 소박해도 맛있게 잘 드셔주시길 부탁드리고, 어떻게 드시고 계신지 블로그에도 종종 소식 전해주세요.  

1. 호박 고지 :  여름에 말려둔 애호박 나물입니다. 물에 불렸다가 삶아둡니다. [국간장, 마늘 넣고 무쳐서 기름 넣고 볶다가 멸치육수 약간 넣고 뚜껑 덮어서 익히고, 파, 깨소금, 들기름 넣고 드세요.] 
2. 동치미무침 : 동치미 무를 갖은 양념으로 무쳐 보냅니다. 조금 짭짜롬합니다. 조금씩 드시고요. 김밥 만들 때, 단무지대신 넣어도 좋습니다.   
3. 삶은 시래기 :  비타민과 철분이 엄청 많아요. [1. 시래기를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서, 국간장, 된장(청국장), 다진 파마늘, 들기름, 국멸치 넣고 볶다가 물을 조금 넣고 푹 끓여 드세요] [2. 시래기밥 - 시래기를 넣고 밥을 하고, 양념장에 비벼 드세요. 3.시래기파스타 : 쫑쫑 썰은 시래기를 올리브기름, 마늘, 파마산 치즈를 넣고 볶아, 삶은 파스타면과 함께 드시면 이태리시골마을 파스타가 완성됩니다.]  
4. 마늘쫑무침 : 지난 여름에 거둬 소금으로 장아찌를 담궜던 마늘쫑을 무쳤습니다. 입맛에 맞으실지?^^
5. 쌈채소 : 풀무학교 전공과정을 졸업한, 청년농부(조대성, 유성환)가 기른 쌈채소입니다. 겨울에 푸른잎 채소가 없어서, 이웃에서 조금 구해와 넣습니다. 
6. 콩나물 : 따뜻한 방에서 날마다 물주며 기른, 검정 쥐눈이콩(서목태)으로 기른 콩나물. 콩나물무침, 콩나물국, 콩나물 돼지고기볶음... 양념간장만 있으면 간편히 먹을 수 있는 콩나물밥도 좋지요. 
7. 식혜 : 농사 지은 쌀과 직접 싹틔운 엿기름으로 만든 식혜입니다.  
8. 유정란 : 암수가 어울려 살며, 깻묵, 들풀, 청치, 생선 대가리, 조개, 굴 껍질을 먹으며 낳은 건강한 유정란입니다. [일반적으로 말하면, non-GMO먹이를 먹인 방사 유정란]. 겨울이라 알을 많이 낳지 않네요. 가능한대로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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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할머니보따리는 1월 23일(수)에 보내드릴 예정입니다.  

할머니 보따리 식구 여러분, 반갑습니다^^
여름이네 밭 옆에는 버들강아지가 귀엽고 예쁘게 피어올라 봄을 알리고 있네요. 첫 보따리라서 더욱 손도 많이 가고 정성도 많이 담았는데, 만족하실만한 보따리 일지 궁금합니다.

블로그에도 간단히 올리긴 했지만, 꽃샘 추위가 계속 되어서인지 유채도, 쪽파도 아직 작아서 넣지 못했어요. 봄동은 지난 겨울 추위에 다 얼었고요. 그래서 처음 계획과는 좀 다르게 할머니 보따리를 꾸리게 되었어요. 앞으로도 기후와 작물 상황에 따라(하늘이 주시는대로) 보따리가 다르게 채워질 것 같아요. 아직 일철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지 않아, 도라지, 시금치, 냉이 등을 다듬어 보냅니다. 할머니들의 정성^^ 

1. 콩나물 - 농사지은 검은콩으로 직접 시루에서 길러냈어요. 1주일간 아줌니집 안방을 차지하고 자란 콩나물이예요.

2. 도라지 - 밭에서 3년 이상, 10년 가까이 자란 도라지예요. 농약 먹고 자란 인삼보다, 더 훌륭한 약이 되지 않을까 생각돼요. [고추장, 조청, 깨소금, 매실엑기스나 식초 조금 넣고 조물조물 무쳐 드세요. 그냥 고추장에 찍어 드셔도 맛있어요] 감기 걸렸을 땐, 생강, 파뿌리, 도라지, 귤껍질말린 것 넣고 함께 끓여 드셔도 좋지요. 할머니들이 직접 껍질 까고 손질해주셨어요.

3. 냉이 - 봄 기운 가득담은 냉이. 시중에 판매되는 냉이는 제초제를 엄청나게 많이 치고 키운 냉이가 대부분이지요. 저흰 밭 여기저기에 자연스레 올라온 냉이를 캐서 보냅니다.[잘게 잘라서 부침개에 넣어도 향이 좋아요. 된장찌개에 넣어도 좋고, 살짝 데쳐서 고추장+조청+깨소금에 무쳐도 맛있지요] 

4. 호박고지 - 지난 여름에 잘 갈무리해서 말려 보관한 거예요. [물에 불렸다가 된장찌개에 넣거나, 다른 야채와 함께 볶아 드세요]

5. 달걀 - 깨지진 않았나요? 유기농 청취, 굴껍질 등을 먹여 키운 집닭이 낳은 달걀입니다. 대량으로 키우는 게 아니라... 10개 모두 채워보내진 못하네요. 무항생제 유정란이예요.

6. 죽순볶음과 마늘쫑장아찌 : 죽순은 작년 봄에 채취하여 자르고 말려둔 거예요. 물에 불려 양념을 해서 볶았답니다. 마늘쫑장아찌도 작년에 담근 것인데, 조금 새콤하지만, 입맛 돋을 수 있을 것 같아 넣었어요. 고기 먹을 때 함께 드셔도 좋아요.

7. 시금치 : 계획했던 채소가 자라지 않아 고민하다가, 이웃농부 이환의 오미정씨댁 하우스에서 시금치가 너무 잘 자라 걱정(농부는 풍년이어도 걱정입니다. 가격이 너무 떨어지고 판로가 없으니..)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캐왔어요. 이환의씨는 유기농 인증이 있으시고 귀농 10년차 선배님이세요. 

8. 아줌니가 직접 만든 식혜와 쌀조청 : 쌀조청은 유기농쌀과 직접 싹틔운 엿기름으로 만든 것 이예요. [쌀조청은 모든 요리에 설탕이나 물엿대신 쓸 수 있어요] 발효식품이라 소화도 잘되고 쌀로 만들어 영양도 최고. 아들 여름이는 조청만 보면, ‘한 숟갈만’을 외친답니다.

9. 유기농쌀로 동네 떡방앗간에서 만든 가래떡 - 함께 보내드리는 쌀조청에 찍어 드셔보세요~ [떡이 굳었으면 찜통에 살짝 쪄주시고, 작게 잘라서 떡볶이로 드셔도 좋아요. 들기름 두르고 살짝 구워먹어도 맛있지요] 첫 할머니보따리 특별 선물이랍니다~^^

다음 달에는 저희 밭에 있는 시금치도 캐서 보낼 수 있겠지요? 쑥도 좀 자랄테고요. 지난 주에는 알타리, 쑥갓, 상추, 아욱, 배추 씨를 밭에 좀 뿌렸고, 완두콩, 감자를 심었습니다. 문철은 고추 등을 파종해 모종을 열심히 키우고 있답니다. 참, 직접 담근 된장, 고추장, 집간장, 청국장(가루), 조청이 필요하시면 함께 주문할 수 있습니다.

그럼 할머니보따리 맛있게 드세요^^ 

4월은 7일, 21일에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