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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10.18 [2012. 10. 15] 서른일곱 번째 할머니 보따리 이야기 8


  가을입니다. 밤이 익어서 툭툭 떨어지고, 감나무에 감이 발갛게 익어가고, 구수한 냄새 풍기는 은행 알이 후두둑 떨어지는 가을이네요. 그리고 저희 엄니께서는 가을에 잘 걸린다는 ‘쯔즈가무시’라는 병으로 일주일 이상 앓으시며 가을맞이 하셨네요. 처음에는 몸살 감기인줄만 알고 감기약 먹으며 며칠 심하게 앓으셨는데, 알고보니 쯔즈가무시여서 바로 입원하셨지요. 가을에 풀에 앉거나 산에서 밤을 따다가, 야생 동물에 사는 진드기가 몸속으로 들어와 생기는 병인데, 몸살처럼 온 몸이 다 아프고 뇌까지 감염이 되면 머리가 많이 아프기도 하답니다. 가을에 야외 나들이 가실 땐, 꼭 돗자리에 앉으시고 풀밭에 옷을 벗어놓는 일이 없어야 한답니다. 그런데 매일 밭일 하고, 밤 주으러 온 동네 산을 돌아다니는 농부들은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지요. 그래도 일주일 앓으시고 완쾌하셔서 얼마나 다행인지요?^^ 보따리 식구 여러분도 꼭 조심하세요.
  이번 주에는 저희도 벼바심을 하려합니다. 이 동네에서는 추수하고 탈곡하는 것을 ‘바심’이라고 하지요. 밭작물은 알곡이 바로바로 보이지만, 논농사는 벼바심을 끝내야만 올해 농사가 잘 되었는지 알 수 있어요. 그래도 여름아빠 문철군은 알곡이 아주 실하다고 자신만만하네요. 작년에 햅쌀은 참말로 달콤하고 맛났는데, 올해는 어떨지 기대가 됩니다.  

1. 시래기: 비타민과 철분이 엄청 많다는 열무시래기입니다. 삶아서 보낼까 하다가, 지난번 고구마순 삶은 게 상했다고 하신 분이 몇 분 계셔서 그냥 보냅니다. 양을 넉넉하게 보내니, 한 번에 다 드시기 어려우시면 데쳐서 물기를 적당히 빼고(꽉 쥐어짜지 마시고) 먹을 만큼 분량을 나눠서 냉동실에 보관하셨다가 드시면 됩니다. [1. 물을 자작자작 부어서, 약간 물렁해질 정도로 삶아냅니다. 2. 시래기를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서, 국간장, 된장(청국장), 다진 파마늘, 들기름, 국멸치 넣고 볶다가 물을 조금 넣고 푹 끓여 드세요] [*시래기밥 - 시래기를 넣고 밥을 하고, 양념장에 비벼 드세요] [삶은 시래기를 볶다가, 새우젓, 마늘 넣고 무쳐드셔도 맛있답니다.] 
2. 밤: 할머니들이 집 주변 산에서 밤나무를 샅샅이 뒤져 딴 밤입니다. 자연상태에서 자란 산밤이라 벌레 먹은 것이 있을 수 있어요. 잘 골라내고 드세요. 물을 넣고 삶아서 먹으면 됩니다. 저희는 생밤으로 깎아 먹는 걸 더 좋아해요.
3. 감: 소금물에 하룻밤 삭힌 감이예요. 떫은 맛 없이 드실 수 있을 거예요. (간혹 덜 삭아져서, 떫은 맛이 있을 수 있어요. 며칠 더 두었다가 삭혀서 드시면 좋아요.)
4. 열무김치: 날이 선선해지면서, 쑥 올라온 열무로 담근 김치예요. 모든 양념은 저희가 직접 농사지은 거예요.
5. 상추와 쑥갓: 보드라운 상추는 찬물에 담가두면 싱싱해집니다. 쑥갓은 상추와 함께 쌈 싸드시거나, 생선찌게, 전골 등에 넣어드세요. [상추 쫑쫑 썰어서 부침개 만들어 먹어도 맛있어요]
6. 냉이: 가을 냉이입니다. 봄 냉이보다는 좀 억세지만, 꼭꼭 씹어서 맛있게 드세요. 
7. 호박: 여름 내 긴 비에 대부분 호박 넝쿨이 죽었더랬는데, 꿋꿋이 살아남은 호박 넝쿨에서 찬바람 맞으며 호박이 달렸네요. 바로 못드시는 분은 적당한 크기로 잘라서 냉동실에 넣어두셨다가, 찌게나 국 끓일 때 바로 넣어서 드세요.
8. 유정란: 암탉, 수탉이 어울려 살며, 깻묵, 들풀, 청치, 생선 대가리, 조개, 굴 껍질을 먹으며 낳은 건강한 유정란입니다. [일반적으로 말하면, non-GMO 사료 먹인 방사 유정란]. 숫자 가능한대로 보냅니다. 

❖ 다음 할머니보따리는 10월 30일(화)에 보내드릴 예정입니다.  

☺ 여름이네 유기농 햅쌀(현미, 쌀눈있는 백미) 미리 주문받아요. 
 : 20kg 82,000원 / 10kg 44,000원 / 5kg 25,000원.(택배비 무료)    *배송: 10월 29일 이후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