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205 서리꽃이 핀 윈터세이보리


 겨울이 성큼 다가왔습니다. 저희 집에는 거실에 나무난로를 놓고, 하루 종일 나무 타는 냄새와 함께 따뜻한 겨울 보내고 있습니다. 옛날에 아랫목 찾듯이 난로 옆에 옹기종기 앉아 있게 되네요. 남편이 도끼질을 곧잘 하지만, 나무 하는 일이 만만치 않습니다. 창문에 비닐도 덧대야 하고, 나무도 더 넉넉히 해야 합니다. (위에 사진은 서리를 맞은 윈터세이보리(허브)랍니다. 마치 꽃이 핀 것 같지요^^)
 지난주에는 저희 가족이 처음으로 ‘당원’ 되었습니다. 농부가 무슨 당원이냐? 하는 생각이 드시지요?^^ 바로 ‘녹색당’입니다. 가까운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 정부는 원자력발전소를 앞으로도 계속 짓겠다는 발표를 했지요. 후쿠시마의 농부들이 몇 십년동안 힘겹게 일구어 만든 좋은 땅들이, 원전 사고로 일순간에 방사능에 오염되었다는 소식은 비단 먼 나라 이야기만은 아닐 것입니다. 원자력발전소를 막아낼 수 있는, 아니 적어도 목소리라도 낼 수 있는 의원을 단 한명이라도 국회에 보내기 위해 녹색당을 만드는 일에 동참했습니다. 정식으로 당을 등록하려면, 전국적으로 발기인 5천명 이상을 모집해야 한다기에 저희 부부와 엄니, 아줌니까지 녹색당 발기인으로 가입을 했지요. 이삼십년 후, 여름이와 여울이를 위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할머니보따리 식구들도 함께 마음을 모아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녹색당: kgreens.org 02-737-1711 

1. 콩나물 : 일주일동안 아줌니댁 안방을 차지하고 자란 콩나물입니다. 옛날엔 콩 농사가 제일 쉬웠다고 하는데, 요즘에는 벌레 피해로 열매를 거두기 가장 힘든 것이 콩입니다. 도리깨질로 콩콩 콩을 털고, 잘 골라낸 햇콩으로 콩나물을 키웠습니다. 올해 첫 콩나물! 저도 맛이 궁금합니다.   
2. 식혜 : 쌀과 직접 싹틔운 엿기름으로 만든 식혜. 설탕(유기농 비정제 설탕_브라질산)은 아주 조금만 넣고, 대신 쌀을 많이 넣어 단맛을 냈어요. 입맛에 따라 설탕을 더 넣으셔도 되요. 날이 추워졌으니 이번엔 상하지 않고 잘 도착하겠지요?
3. 시금치 : 이렇게 추운데도 아직 꿋꿋이 살아있는 시금치가 기특하고, 고맙습니다. 살짝 데쳐서, 집간장, 마늘, 깨소금, 참기름 넣고 무쳐드세요. [된장2, 고추장1, 마른새우, 멸치 다시마 우린 물 넣고 시금치토장국 끓여도 좋아요] 
4. 냉이 : 가을 냉이가 한창입니다. 논, 밭 여기저기에 자연스레 올라온 냉이를 캐서 보냅니다. 흙이 묻어있으니 깨끗하게 다듬어서 드세요. [쫑쫑 썰어서 부침개에 넣어도 향이 좋아요. 된장찌개에 넣어도 좋고, 살짝 데쳐서 고추장+조청+깨소금에 무쳐도 맛있지요]
5. : 얼지 않게 땅에 묻어 둔 무를 다시 갈무리해서 보내드립니다. 바람들지 않게 밀폐용기에 넣어두시면 오래 두고 드실 수 있어요. 무생채, 무나물, 생선조림에 넣어 먹어도 좋고, 육수 낼 때도 넣어주시면 좋아요.
6. 당근 : 채소를 기르는 비닐하우스가 없는 저희는 겨울에 보낼 채소가 점점 없어집니다. 겨울에는 이웃 농부님들이 기르신 채소를 한 두가지씩 넣어드려야 할 것 같아요. 문당리 고운네서 가져온 당근입니다. 당근은 칼슘 흡수에 도움 되는 비타민 D가 많은데, 기름에 볶아서 먹거나 우유와 함께 갈아드시면 더 흡수가 잘 된답니다.
7. 동치미 : 조금 짜게 되었으니, 드시기 전에 물을 적당히 타서 10분 정도 두었다가, 간 맞추어 드세요. 
8. 유정란 : 깻묵, 들풀과 청치(유기농전문 정미소에서 가져온 덜 읽은 푸른 쌀(유기재배), 그리고 조개, 굴 껍질을 골고루 먹이며 키우고 있어요. 엄니께 전화드리면, 전화기 너머로 수탉들의 꼬꼬댁 소리가 울려 퍼진답니다. 

# 채소 보관은? 신문지에 싸서, 밀폐용기에 담아 냉장고 야채실에 두면 신선하게 드실 수 있어요. 
# 채소 먹기 전에? 씻어서 차가운 물에 10분정도 담가 두시면 싱싱해집니다.  

❖ (당연한 이야기지만^^) 할머니보따리에서 보내드리는 먹거리는 모두 여름이네 할머니와 옆집 김정자 아줌니께서 유기농으로 직접 기르신 농산물(가공 먹거리)입니다. 모양이 좀 예쁘지 않거나, 거친 맛이 있지만 정직한 먹거리랍니다. 종종 부족한 것은 이웃에서 유기농으로 농사지으시는 농부들의 믿을 만한 먹거리만 함께 보내드리고 꼭 편지에 그 내용을 밝히니 걱정마세요^^ 

❖ 다음 할머니보따리는 12월 28일(수)에 보냅니다.                      
❖ 여름이네 농사일기 & 할머니보따리 블로그   sonong.tisto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