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안하신지요? 

햅쌀을 나눠먹는 이웃들에게 감사와 안부 인사를 전합니다. 

올 해 벼품종은 '삼광'이고요, 한 해 논농사는 이렇게 지었습니다.



4월에는 모를 부었습니다. 지난 해부터 이웃마을 주하늬농부가 키운 폿트묘를 가져다 심고 있습니다. 폿트묘는 한 구멍에 두세알씩만 떨어트려 키우는 방식이라 볏대가 크고 굵으며, 뿌리를 찢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손모내기에 적합하지요. 


5월, 논에다 유박으로 밑거름을 냈습니다. 올 해는 꿈뜰 농사일이 많아져서, 경운기 쟁기 대신 트랙터 원판쟁기로 갈아엎고 로타리를 쳤습니다. 열배 이상 시간이 걸리는 경운기는 일이 힘들기는 해도 그만큼 논농사를 짓는 맛이 진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쉬움이 남습니다. 밑거름은 혼합유박 권장 시비량의 절반 만큼만 넣었고, 따로 웃거름은 주지 않았습니다. 거름을 적게 넣으면 생산량이 줄겠지만, 밥맛이 좋고 건강에 이롭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볏짚은 해마다 고스란히 논으로 되돌려주고 있습니다.


논둑의 옆면과 윗면을 한 발 한 발 꾹꾹 눌러서 다지고, 쳐지는 곳은 논 흙으로 꼼꼼하게 채워 넣었습니다. 논둑을 높이 쌓아 올리진 못했지만 더 단단해진 느낌입니다. 물댄 논을 가는 일은 모내기 바로 전에 풀무학교 전공부 호율씨가 트랙터로 갈아주었습니다. 


6월, 올해도 어김없이 홍동중학교 학생들과 선생님들 백여명이 한꺼번에 논에 들어와 길다랗게 한 줄로 서서 손모내기를 했습니다. 11살 큰아들 여름군도 학교를 가지 않고 중학교 형들과 함께 두어시간 동안 모내기를 잘 해냈습니다. 8살 여울과 수영도 모내기를 함께 했습니다. 올 해는 중학교 학부모회에서 수박 간식도 챙겨주시고, 헔소리 풍물패가 손모내기 응원을 와주었습니다. 풍물소리가 들리는 모내기날 풍경이 아주 보기 좋았습니다. 여느 해보다 모내기 속도가 빨랐는데, 특히 1학년들이 빠르고 정확하게 심어서 다들 놀랐습니다. 모내기를 마치고 사회적농업 연수를 받으러 자리를 비운 틈에는 재혁씨가 논을 살펴주었습니다. 


7월, 우렁이를 넣어서 풀을 잡았습니다.  7월 초에 비가 많이 올 때, 논둑 일부가 살짝 내려앉았습니다. 넘치는 물에 쓸리지 않게 비닐로 덮어주었습니다. 내년엔 이 부분을 더 단단하게 챙겨야겠습니다. 다행히 더 이상은 내려앉지 않았습니다.


8월, 큰비바람 없이 잘 지나갔습니다. 논둑에 자란 풀을 두어번 베 주었습니다. 


9월 말, 이삭이 여물어 가는데 제법 큰 비바람이 불었습니다. 바람을 많이 맞은 논 오른쪽 편에 벼가 반쯤 기울었습니다. 벼가 쓰러져서 누워버리면 추수가 힘들어지기 때문에 비가 내릴라치면 마음이 조마조마 했습니다. 다행히 이후엔 큰 비바람이 없어서 더 이상 쓰러지지 않았습니다.


10월, 모를 키워줬던 주하늬 농부의 도움을 받아 추수를 했습니다. 꿈뜰 일이 바쁘고, 날이 좋지 않아 벼말리기가 어려웠는데, 하늬네 건조기에서 잘 말렸습니다.


올 해는 여느해보다도 조마조마한 일이 많았지만, 또 그만큼 이웃들의 도움을 많이 받으며 한 해 농사를  지었습니다. 그 덕분인지 지금껏 지은 논농사중에 최고 풍년이 들었구요, 모두에게 고맙고 감사할 따름입니다. 여름이네 농사일기 sonong.tistory.com에 오시면 한 해 농사를 어떻게 지었는지 사진으로 보실 수 있도록 올려두었습니다. 부족한 농부가 나누는 쌀입니다만 아무쪼록 귀하게 여겨주시기를, 맛있게 드시고 늘 건강하시기를, 밥심으로 한 해를 잘 마무리 짓고 새해를 맞이하시길 바랍니다. 논엽서와 이삭을 함께 부칩니다. 감사합니다. 


_2017년 입동지나고 최문철, 수영, 여름, 여울이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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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보는 2017년 논농사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2017.4.24 트랙터 원판쟁기로 갈아엎는 날


2017.5.26 트랙터로 로타리를 치고, 물대기 시작


2017.5.28 논둑을 한발한발 눌러 밟아서


2017.5.28 논 흙으로 메꿔서 논둑다듬기


2017.6.3 그동안 잘쓰던 배수구를 새로 바꾸었습니다. 투박하지만 3단계 높이조절도 가능!


2017.6.3 모내기를 준비하면서 물을 가득 받아두었습니다.


2017.6.4 모내기 하루전날. 물에 비친 그림자의 주인공은 바로 수영


2017.6.5 곧 심겨질 포트묘


2017.6.5 폿트묘판들


2017.6.5 모심기 직전의 논.


2017.6.5 동네 풍물패 헔소리와 함께 홍동중학교 일꾼들 등장~


2017.6.5 3학년자리. 처음부터 빈곳을 찾아 모를 떼워주는 고마운 친구


2017.6.5 어영과 여울. 어영인 곧 논에 들어갔다고.


2017.6.5 절반쯤 왔나보다.


2017.6.5 올 해는 학부모회에서 수박간식을 준비해주셨음.


2017.6.5 머드팩하고 노는 모잽이들.



2017.6.5 잘해. 매년 날씨가 좋아서 다행이다.


2017.6.5 물에 비친 모습이 알록달록


2017.6.5 다 심어간다~


2017.6.5 우리집 상일꾼, 최여름군.


2017.6.5 박용주 교장선생님과 아이들. 좋은 추억으로 마음논에 심겨지기를. 살아가는데 보탬이 되기를.


2017.6.5 맛있는 오디!


2017.6.15 우렁이 넣은 날


2017.6.15 모내기하고 열흘.


2017.7.8 모내기하고 한달 후


2017.7.8 비가 많이 오던 중에, 논둑 한켠(5m정도)이 반쯤 내려앉으려고 한다.


2017.7.28 논둑을 반듯하게 깍아주었다.


2017.8.6 모내기하고 두달 후.


2017.9.10 모내기하고 석달 후.


2017.9.27 이삭 맺혀 무거운데 가을비가 내리고, 바람이 불어서 논 오른쪽 편히 반쯤 기울었다.


2017.10.6 마지막 논둑을 깍아주던 날. 좋아하는 논둑풀 수크령은 일부러 남겨두었다.


2017.10.6 모내기하고 넉달 후.



2017.10.16 이상 맺히고 초반에 가을비가 많이 내려서 깜부기가 많이 생겼다.


2017.10.16 물론 안생긴 이삭이 훨씩 더 많지!


2017.10.16 가을가을~ 하다.


2017.10.16 모내기하고 넉달하고 열흘째. 바심(추수)하기 직전 풍경.


2017.10.16 아름답다...


2017.10.20 짚을 썰어놓은 텅빈 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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