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날씨: 맑음

● 풀무새벽집회: 사도행전 5장_망군

○ 논농사
 - 논정하기(내가 관찰할 논은 412-1답, 초승달논)
 - 관찰기록표 작성방법
 - 못자리내는 21일 전에 18~20p 미리 읽어보고 나갈 것

○ 갓골 나들이: <봄바람>

   잠을 잘 못자서 그런지 머리도 아프고, 속이 울렁거려서 교실 밖으로 나왔다. 방샘한테 택배 온 물건도 전해드릴겸 목공실에 내려왔다가, 방금 전 논농사 수업시간에 올 한해동안 내가 관찰하기로 정한 논도 한번 봐둘 겸 해서 논길로 들어섰다. 배가 고프다. 그래서 속이 울렁거렸나보다. 논길을 내려오면서 아내한테 전화를 했다. 자기는 아침에 여름이 챙기고 청소하기도 바쁜데, 나는 논에 놀멘놀멘 바람쐬러 나왔다며 좋겠다고 한다. 어지럽고 배가 고파서 갓골 작은가게에 빵이라도 사먹으러 갈까 한다 했더니, 식혜도 같이 사서 마시란다. 자기가 결재한다고. 맘씨 좋은 아내다.

   내가 한 해 동안 관찰하고, 일지를 기록해야 하는 논은 모양이 초승달처럼 생겼다고 해서 이름이 초승달 논이다. 길게 휘어진 논둑길을 따라 가다보니 홍샘집 앞이다. 홍샘집은 요즘 정원만드는 공사가 한창인데, 오늘은 지붕에서 흘러내리는 빗물을 새로 만들 연못에 대주는 파이프공사를 하고 있었다. 루씨이모가 나를 보더니 수업시간 아니냐며 웃는다. "아, 배가 고파서..."라고 그랬더니, 탁자 위에 빵 남은게 있다며 하나 먹으란다. 쭈삣쭈삣 일하는 모습을 구경하다가, 곰보빵 하나 집어들고 잘먹겠습니다 인사하고 작은가게로 발걸음을 옮겼다. 전에는 두세번 배어물고, 바로 씹어 삼키던 빵을 야곰야곰 뜯어서 조근조근 씹어먹었다. 아, 맛있다. 곰보빵이 이 맛이구나.

   작은가게에 갔더니, 빵굽는 냄새가 난다. 냄새가 좋다. 일단 곰보빵으로 배를 채우긴 했는데, 뭘 좀 더 먹을까 두리번 거리는데, 빵만드시던 아줌마가 먹어보라며 방금 구운 스콘을 하나 건내주신다. 뜨거운 놈 식혀가며 조금씩 뜯어 먹는데, 이렇게 맛있을 수가. 아줌마는 식혀서 먹으면 바삭해서 더 맛있다고 하시는데, 따뜻할 때 먹는 것도 부드럽고 빵냄새가 나는게 또 색다른 맛이었다. 아무것도 안사먹고 어물쩡거리는게 조금 미안하기도 해서 식혜라도 사먹을까 잠깐 고민하다가, 그냥 주머니에 있던 홍차티백을 꺼내들고 뜨거운 물을 받아 작은 가게 앞에 있는 탁자에 앉았다.  살랑살랑 따듯한 봄바람이 분다. 좋구나.

   친구들 배웅나온 준민누나가 가게 앞에 앉아있는 나를 보더니 씨익 웃는다. 이 시간에 여기서 뭐하냐는 웃음이다. 그리고는 가게에 들어가더니, 빵하고 요구르트를 한보따리 사가지고 나온다. 시청 앞에서 농성중인 동료들한테 올려보낸단다. 동료들은 좋겠다. 좋은 거 먹어서.  농성할 맛 나겠네. 누나는 차에 물건을 실어주고 다시 돌아와서는 방금 딸기밭에서 사온거라며 딸기를 한웅큼 집어주고 간다. 이 놈, 진짜 맛있다. 딸기향은 조금 약하지만 시금텁텁하고 달콤한게 맛이 묘하다. 안씻어서 그런가? 이걸 무슨 맛이라고 해야하나 궁금해서 계속 집어먹는데, 먹는 거마다 맛이 조금씩 다르다. 그러다 어느새 다 먹었다.

   수업을 들을까, 글쓰기 숙제를 할까하다가 몸이 힘들어서 쉬러 나온 참인데, 이것저것 맛있는 것들을 얻어먹고 나니, 기운도 나고 자랑도 하고 싶어진다. 그래서 나는 지금 홍차를 마시고, 딸기를 집어먹으며 이 글을 쓰고 있다. 수첩에다 글을 쓰고 있는데, 볼펜을 잡은 오른손이 점점 굳어지는 느낌이 든다. 땡땡하게 부어오른 손을 움직여보니 움직이긴 하는데, 영 내 손 같지가 않다. 남의 손 같다. 손가락 마디마디가 저릿한게 글씨가 자꾸 흔들린다. 이제 그만 쓰라고 하나보다. 다시 좀 쉬어야 겠다. 수고했다. 내 오른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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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농부와 인문 글쓰기 과제로 쓴 생활글

○ 농요

● 원예실습
 - 72구멍 트레이에 있는 모종을 작은 포트에 옮겨심기
 - 박사찰 옥수수 씨앗심기
 - 원두막 새로 짓기(다듬어서 조립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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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의 하루 | Posted by 여름울 2008. 3. 13. 23:55

2008년 3월 13일 목요일

◎ 날씨: 흐리다 저녁늦게 비가 조금 내림

● 풀무새벽집회: 마태복음 4장

● WTB 여호수아 13~17장

○ 논농사

○ 시각소통

○ 농요
 - 통영 개타령 복습
 - 밭메는 노래: 우리의 소리를 찾아서 함께 읽기
 - 개고리타령(전남 진도) 함께 배워부르기

● 간장, 된장 담그기 실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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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색 대추는 단맛을 위해, 숯은 탈취와 잡균 제거를 위해, 참깨(통깨)는 고소한 맛을 위해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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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준비해서 불순물을 가라 앉힌 소금물을 아사천(한복 속치맛감)에 걸러서 메주가 있는 항아리에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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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주가 뜨지 않도록 닦나무로 고정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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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와 이슬을 피해 햇빛을 쬐어준다. 정월장은 50일 동안, 2월장은 40일동안, 3월장은 30일동안 숙성한다. 숙성후에 메주를 건져내 으깨면 된장이고, 남은 물을 졸이면 간장이 된다.

● 풀무학교 고등부 전열온상 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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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배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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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을 보낸 상추. 상추는 추위에 강하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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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무학교 고등부 온상 큰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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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게 걸려있는 것이 전열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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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열온상 아래에는 보온을 위해 왕겨와 비닐, 보온덥개가 깔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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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배추 모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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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수 모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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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선 양배추 모종 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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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파로스 양배추 모종 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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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 모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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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 모종 2.2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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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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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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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 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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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 2.19


떡잎의 역할은 균형잡기.
줄기를 보면 꽃색깔을 알 수 있단다.
포트의 크기는 식물 성장에 맞게 선택해야 한다. 포트가 너무 크면 식물이 지쳐서 자라기를 포기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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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가을에 식물들을 화분채 흙에 심고, 물 많이 주고, 낙엽을 덮어서 겨울을 나게 했다. 오늘은 화분 걷어 내는 날. 낙엽은 보온, 거름, 습도유지, 햇볕가림, 공기층제공, 기타 병균방지(미생물 다량보유)효과가 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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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쪽에서는 화분을 걷어내고, 한 쪽에서는 배추를 심기 위한 밭을 만들고 있다. 배추는 다비작물이어서 낙엽에 거름을 더 뿌려주고 샆으로 갈어엎어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