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이른 아침, 논에서 찍은 이슬맺힌 벼들의 모습.


  날마다 너무 덥다고, 이 여름이 언제나 끝날까하고 생각했는데, 말복과 입추 지나고 나니 확실히 날이 선선해졌네요. 정말 거짓말 같은 일이에요. 깨도 털기 시작했으니 정말 가을이 시작되긴 한 것 같습니다. 할머니들은 여전히 풀 뽑고, 김매는 일에 바쁘시지요. 콩밭에 김매고 돌아서면 반대쪽 들깨밭에서 또 풀이 올라온다고 하십니다. 사람은 낮 시간에만 풀을 매는데, 풀은 밤이고 낮이고 자라기 때문에 사람은 풀을 이길 수 없다지요? 


  이번 여름에는 손님들이 많이 다녀가셨습니다. 마을 수영장에서 함께 놀기도 하고, 도서관에서 강의도 듣고, 마을도 함께 둘러보며 저희도 같이 쉬기도 하고, 지금 여기 홍동마을에서 저희가 누리고 사는 것들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도 가질 수 있었답니다. 


  다음 주에는 벼꽃이 필 것 같습니다. 벼꽃이 필 때는 날이 맑아야 풍년이 든다는데, 비가 고만 오기를 기대해봅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탄저병이 든 고추도 있지만, 그래도 작년보다는 사정이 괜찮아서 붉게 익은 고추를 두어번 땄습니다. 뜨거운 뙤약볕에 고추를 따고, 비를 피해가며 고추를 말리는 일이 쉽지 않네요. 그래도 작년보다는 고추 상태가 괜찮으니 감사해야겠지요?^^ 수확을 끝낸 옥수수, 호박, 오이를 뽑아내고, 김장할 배추와 무를 심을 밭을 새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논과 밭에서는 벌써 가을, 겨울이 성큼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1. 열무김치 : 초여름에 계속 된 가뭄으로 네 번이나 심고도 싹이나지 않아 실패하고 다섯 번째 다시 심어서 거둔 열무입니다. 김치가 귀한 여름철이지요. 귀하게, 맛나게 드세요. 

2. 깻잎 : 깻잎은 양념간장[진간장, 깨소금, 고춧가루, 다진마늘]을 발라서 켜켜이 쌓아놓고 풋내 날 때 바로 먹어도 맛있고, 좀 더 익혀뒀다 먹어도 맛있어요. 마늘, 국간장 기름 넣고 볶아서 드시면 되요. 닭볶음이나 순대볶음에 넣어도 향이 좋아요. 부침개에 넣어도 좋지요.

3. 고춧잎 : 무쳐먹으면 여름 별미. [고춧잎은 살짝 데쳐 국간장(1), 다진파마늘(1), 깨, 참기름으로 무쳐드세요.]

4. 부추 : 비온 뒤 쑥 올라온 부추입니다. 벌써 꽃대가 올라온 녀석들도 있네요. [간장, 깨소금, 고춧가루 조금, 식초, 들풀효소 넣고 겉절이로 무쳐 드셔도 좋아요]. [깻잎 어린순, 부추, 양파 넣고 전부쳐 드셔도 물론 좋고요]

5. 당근 : 봄에 씨 뿌려 거둔 당근입니다. 양이 좀 모자라, 정해일 농부님댁 당근도 함께 넣습니다.

6. 파프리카 : 꿈이자라는뜰에서 자란 파프리카, 피망입니다. 얇게 잘라서 볶아 먹거나, 생으로 쌈장 찍어 먹거나, 샐러드에 넣어 드셔도 좋습니다. 올해는 덥고 가물어서인지 수확량이 많지 않고, 겉이 약간 쪼글거리는 게 있네요. 오늘 아침에 바로 수확했는데도 그렇습니다. 

7. 서리태, 백태 : 작년 겨울에 수확해서 보관했던 것이예요. [콩국수 만들기 - 1. 콩 씻어서 충분히 물에 잠길 정도로 물을 부어 1시간이상 불리고 2. 물을 좀 더 넉넉히 넣고 바글바글 끓이세요. 3. 거품 걷어내면서 30분정도 삶은 후, 식혀서 믹서에서 갈아주세요. 4. 거친 것이 싫으면 채반에 한번 걸러서 콩물을 준비하면 됩니다. 5. 냉장고에서 시원하게 둔 후, 소면 삶아서 소금 간하고 시원하게 드세요] 밥에 넣어 드시거나, 콩조림 해도 좋아요.  

8. 유정란 : 암탉, 수탉이 어울려 살며, 깻묵, 들풀, 청치, 생선 대가리, 조개, 굴 껍질을 먹으며 낳은 건강한 유정란입니다. [일반적으로 말하면, non-GMO 사료 먹인 방사 유정란]. 숫자 가능한대로 보냅니다. 



☺ 다음 할머니보따리는 8월 29일(수)에 보내드릴 예정입니다.  

❖ 농협 473042-56-020271 최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