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자라는뜰 농장에서 파프리카를 수확하는 풀무고등부 나눔반 친구들 모습입니다.



  태풍이 지나간 뒤에도 며칠에 한 번씩 추적추적 계속 비가 오네요. 봄에는 비가 오랫동안 오지 않아 작물들을 제때 심지 못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이제 알곡이 여물어야 하는 늦여름, 초가을에는 비가 좀 덜 와도 좋겠구만, 비가 자꾸 오네네요. 무씨를 뿌려 놓으면  싹이 조금 올라오다가, 비에 녹아버려서 벌써 여러번 씨를 다시 뿌렸습니다. 물기가 좀 빠져야 밭을 만져서 배추를 심을텐데, 오랜 비에 밭이 질어서 어찌해야 하나 많이 난처했답니다. 다행이도 김정자 아주머니댁에서 상태가 좀 나아진 밭을 빌려주셔서, 오늘은 밭을 만들어 보려고 합니다. 어머님 말씀이 올해 김장꺼리는 엄청 비쌀 것 같다고 하시네요. 벼꽃이 피던 시기에 비바람이 심해서, 아마 올해 쌀 수확량은 좀 줄어들지 않을까 생각되고요. 없으면 없는 대로, 주시는 대로 먹어야지 생각하면서도 앞으로 이런 이상한 기후가 계속되면 어찌 살아야 하나 걱정이 됩니다. 


  지난 일요일, “저기 감나무에 감 색깔이 변했네~ 쫌만 있으면 먹을 수 있겠다!“라고 여름이가 이야기하네요. 농사가 잘 안 되는 것도 있지만, 그래도 가을이 되니, 감도 익고, 대추도 익고, 땅콩도 수확을 합니다. 햇땅콩을 (경상도식으로) 껍질 채 쪄서 까먹으니, 어린 시절 가을운동회 기억이 소록소록 납니다. 여름이, 여울이도 나중에 커서 풋대추와 달콤한 감을 먹을 때면 저처럼 좋은 추억을 떠올릴 것 같습니다. 이번 할머니보따리에 담긴 먹거리가 보따리식구 여러분들에게는 어떤 추억을 떠올리게 할까요? 혹은 몇십년 뒤에 되새길만한 행복한 기억, 즐거운 추억이 되는 밥상을 차리시는데 한 몫 할 수 있을까요? 아무쪼록 그럴 수 있기를 바랍니다. 맛있게 드시고, 건강하세요^^     


1. 햇땅콩: 땅콩 캐서 보냅니다. 껍질 채 물 자작자작하게 넣고, 푹 삶아서 드셔도 부드럽게 맛있어요. 껍질 까서 후라이팬에 약불로 슬슬 볶아서 간식으로 먹어도 좋고요.(적당히 볶는게 생각보다 쉽진 않아요.^^; 너무 볶으면 타거나 질겨질 수 있어요) 껍질 까서 밥 지을 때 넣어서 먹는데, 참 맛있습니다.  

2. 쌀조청: 김정자 아줌니댁에서 직접 고아 만든 정성가득 조청입니다. 엿기름도 직접 싹틔운 것이지요. 발효식품이라 소화도 잘되고 (유기농)쌀로 만들어 영양도 최고지요. 쌀조청은 식혜를 만들어, 조린 것입니다.[조청은 단맛이 필요한 모든 요리에 설탕, 물엿대신 쓸 수 있어요. 멸치볶음, 고기볶음, 초고추장 등 각종 양념장. 가래떡 조청에 찍어먹으면 따봉!] [냉장보관]

3. 마늘소스: 마늘, 식초, 설탕, 소금으로 만든 비법소스. [냉장보관]

  1) 마늘소스+고추장 =초고추장.     

  2) 마늘소스+간장, 깨소금, 참기름(올리브유)=샐러드 드레싱. 

  3) 마늘소스+고춧가루, 간장조금, 깨소금, 참기름=겉절이 양념(상추, 배추 등) 

4. 쪽파: 부추 전처럼, 파전(밀가루, 계란, 파, 오징어나 조갯살)으로 부쳐 먹어도 되고요. 살짝 데쳐서 초고추장에 찍어먹어도 되요. 대파대신 요리에 사용해도 됩니다. 

5. 부추: 긴 비에 그나마 살아남은 초록 부추입니다. 마늘소스3번 소스에 생으로 부쳐 드셔도 좋아요. 

6. 파프리카, 피망, 가지: 꿈뜰 농장에서 키운 것들입니다. 가지는 수량이 부족해서 몇 집은 가지대신 파프리카를 더 넣어드렷습니다. (문철의 일터인 꿈이자라는뜰은 발달장애청소년들과 함께 농사를 짓고 배우는 곳이랍니다.) 

7. 쌈채소: 긴 비에 노지에서 남아난 채소가 없네요. 갓골생태농업연구소 청년협업농장에서 기른 쌈채소입니다. 찬물에 5분정도 담가두면 싱싱해집니다. 쌈 싸드시거나, 샐러드 만들어드세요. 

8. 고춧잎: 무쳐먹으면 별미. [고춧잎은 살짝 데쳐 국간장(1), 다진파마늘(1), 깨, 참기름으로 무쳐드세요.]

9. 유정란: 암탉, 수탉이 어울려 살며, 깻묵, 들풀, 청치, 생선 대가리, 조개, 굴 껍질을 먹으며 낳은 건강한 유정란입니다. [일반적으로 말하면, non-GMO 사료 먹인 방사 유정란]. 비가 오니, 달걀을 많이 낳지 않네요. 숫자 가능한대로 보냅니다. 


마을 이웃분이 고추농사(유기농 인증)를 잘 지으셨는데, 판로가 없다고 합니다. 건고추(또는 고춧가루) 1근에 2만원입니다. 믿을만하고, 고춧가루 상태도 참 좋답니다. 문의전화: 010-이구일사-6773(박신자선생님, 문자로 연락드리시면 더 좋습니다^^)



☺ 다음 할머니보따리는 9월 25일(화)에 보내드릴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