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살 여울이가 엄마와 함께 바느질로 작은 장난감을 만들고 있어요.


  새해가 시작된 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시간이 훌쩍 지났네요. 다들 새해 계획들은 잘 이루어지고 계신지요? 여기는 특별할 것 없는 일상이 흘러가고 있습니다. 저희 집은 나무난로로 난방을 하고 있답니다. 아침에 일어나자말자 난로에 나무를 넣고, 하루 땔감을 마련하기 위해, 큰 나무를 도끼질해서 쪼개고 긴 나무는 톱으로 자르고요. 털보 문철은 시간이 많이 걸리고 힘도 들지만, 덕분에 저희는 참 따뜻하게 잘 지냅니다. 나무가 불꽃을 내며 타는 모습을 보는 것도 재밌고요. 겨울에 놀러 오시면, 나무난로 곁에서 오순도순 이야기 나눌 수 있어요. 


  저희 엄니께서는 겨울을 맞아 책도 실컷 보시고, 아주머니와 틈나는 대로 한과를 만들어 마을 가게에서 내놓고 판매하시네요. 지난주에는 엄니 방에서 청국장을 띄우셨어요. 이불을 뒤짚어 쓰고, 안방에 떡하니 차지하고 앉아, 구수한(?) 냄새를 풍풍 풍기더니, 맛있는 청국장이 되었습니다. 양이 많질 않아서, 이번에는 보내드리지 못하고 저희만 맛을 보내요. 작년에 고생해서 콩 농사를 지으셨는데, 생각보다 양이 넉넉치 않으신가봐요. 저는 결혼하고 제대로 청국장 맛을 봤는데요. 냄새는 아직 적응이 안 되지만, 청국장 맛은 참 좋아하게 되었어요. 도시촌년이 많이 발전했지요?^^ 이번 주에는 정농회(유기농으로 농사를 짓는 기독신앙인들의 모임) 겨울연수에 참여하러 전남 보성으로 여행을 떠납니다. 많이 배우고 즐겁게 잘 다녀오겠습니다. 모두 건강하세요. 


❖ 다음 할머니보따리는 2월 6일(수)에 보내드릴 예정입니다.  



+ 먹거리 목록은 할머니보따리와 함께 넣어드린 종이를 참고해주세요.


+ 이번에 포장하려고 보니 유정란이 적어도 너무 적어서, 마을에서 무항생제인증받은, 건강한 사료를 먹여 키우는 닭이 낳은달걀을 구해와서 넣었습니다. 저희 달걀도 겨울에 풀을 못먹이니, 노른자가 별로 노랗지않네요. 풀 먹는 양만큼 노란알의 색깔이 진하다는데... 겨울이라 어쩔 수 없네요. 


+ 정농회 다녀오면서, 글을 빨리 올리지 못했네요. 늦어져서 죄송합니다. 그리고 블로그 내용에도 변화가 좀 있지요? 자세한 사정은 다음번 보따리와 함께 편지 띄우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