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학교에 들어와서 두번째 갖는 연휴다. 3월초에도 연휴가 한번 있었지만, 바쁜 일상중에 맞은 이번 연휴야말로 진짜 연휴인셈이다. 지난 토요일엔 여기 내려오고나서 처음으로 서울에 마실을 다녀왔다. AS받으려고 무겁게 들고 간 노트북은 원래 그런거라며, 이상이 없는거라고 해서 계속 무겁게 들고 다녀야했지만, 먹고 싶었던 스파게티도 먹고, 좋은 사람도 만나고, 이래저래 선물도 받고, 좋아하는 까페 마당에 있는 나무그늘 아래서 한참동안 수다도 떨고. 하루를 돌아보니 느긋하고 알차게 마실을 다녀온 것 같다. 태어나서 처음 기차를 탄 여름이도 크게 힘들어하지 않고 재밌어해줘서 또 고마왔다. 여름이덕에 짧은 여행이 되었지만, 그래서 더 좋았던 것 같다. 그리고 어제 오후 그리고 오늘, 쉬엄쉬엄 쉬면서 집 앞에 있는 잡풀들이 무성하게 자란 밭을 다듬어 이랑을 만들고 작물을 심었다. 집주인이 갖다 준 호박모종하나, 어머니가 길러다 주신 호박모종 3개를 심었고, 이랑 만들기 전에 풀밭에서 알아서 막 자라고 있던 개똥오이들도 새로 만든 두둑에 옮겨심어주었다. 개똥오이들이 어떤 모양으로 자랄지, 맛은 또 어떨지 벌써부터 몹시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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