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가뭄 소식은 들으셨겠지요? 충남에서도 가장 가뭄이 심하다는 이곳 홍성에는 한 달 이상, 비다운 비가 한 번도 내리지 않았네요.  여기 홍동에서는 지하수를 퍼올리거나, 저수지 물이 내려오는 홍동천에서 물을 끌어다 농사에 쓰는데, 저희 집 앞에 홍동천은 거의 바닥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홍동천에는 청둥오리, 중대백로가 많이 날아왔었는데, 아마 새들도 가뭄 때문에 적잖이 힘들 것 같네요. 물 대기가 어려운 논에서는 서로 물을 대겠다고 하시다가 어르신들 언성이 높아지는 일도 종종 있다지요. 그나마 물대기 좋다는 저희 논도 앞으로 며칠만 더 비가 오지 않으면 또 어찌 될지 모르겠습니다. 


  지난주 감자를 캐면서, 땅을 아무리 뒤집어도 마른 흙만 만져지고, 감자도 마른 흙만 묻어있는 상태였답니다. 옥수수는 비비 뒤틀리고, 고추도 잘 자라지 않습니다. 밭에는 가끔씩 지하수를 퍼올려서 물을 주고 있지만, 워낙 가뭄이 심한 때라 마음이 불편해서 그것도 마음껏 줄 수가 없습니다. 이러다 지하수까지 바닥나지 않을까 싶어서이지요. 기우제라도 지내야 할까요? 정말 기도가 필요한 순간입니다. 

  감자가 양이 작을 거라 생각했었는데, 생각보다 수확량이 많네요. 지난해 가을에 김장배추를 팔지 못해서 그대로 다 갈아엎었는데, 아마도 그것이 훌륭한 밑거름이 되었나봅니다. 혹시 주변에 감자가 필요하신 분이 있으시면 소개해주세요. 다른 농작물과 마찬가지로 농약, 제초제, 화학비료 없이 기른 것이랍니다. 가뭄에도 열매를 맺는 호박, 오이, 마늘, 양파가 참말로 기특하고 고맙습니다. 맛있게 드셔주세요.

 

1. 햇감자 : 햇감자가 포슬포슬 맛납니다. [찐감자 맛있게 찌는 법 : 소금 약간, 물 넉넉히 넣어서 푹 쪄내고(가뭄에 자란 것이라 푹~ 잘 쪄내야 맛있어요), 물을 따라내고 새로운 물을 조금 넣고 (기호에 따라 설탕, 소금 넣어) 우르르 끓이고 물 없이 뜸 들였다가 드세요.] [감자국, 감자스프, 감자밥, 감자탕, 생선찌게에 감자...]
2. 통마늘 : 잘 여문 햇마늘 조금씩 보냅니다. 
3. 열무김치 : 봄부터 열무김치 한번 담궈 보내려고 했는데, 열무를 세번 심었는데도 제대로 자라지 않았네요. 긴 가뭄에 싹도 잘 안나고, 질겨지고, 벌레 먹고. 결국 선배농부(정해일, 조유상 농부님 농장)네서 열무를 좀 얻어 와서 김치를 담궜습니다. 그나마 하우스라서 낫긴 하다지만, 그래도 벌레가 많이 먹고 억센 게 많으네요. 농약없이  열무를 기르는 게 정말 어렵답니다. 조금이지만 맛있게 드세요. 
4. 오이지 : 지난번 보따리를 보내고 나니 오이가 엄청 열였습니다. 작물들이 보따리 날짜를 기다려주지 않네요. 오이지를 담궜어요. 쫑쫑 썰어서 양념(깨소금, 다진마늘, 참기름, 고춧가루 조금)에 무쳐 드시거나, 차가운 물에 담궜다가 국물과 함께 시원하게 드셔도 됩니다.
5. 애호박 : 호박역시 보따리 보낸 후에 많이 열렸지요. 하루가 다르게 늙어버리기 때문에 마을 이웃들과 나눠 먹었고요. 오늘은 호박이 열리는 대로 작은 것, 좀 큰 것 되는대로 보냅니다. [호박전, 호박국, 호박볶음(기름에 볶다가 새우젓으로 간하고 다진마늘, 깨소금, 참기름 넣으면 완성)]
6. 깻잎순 : 깻잎 어린순입니다. 깻잎처럼 쌈 싸서 드시거나, 마늘, 국간장 기름 넣고 볶아서 드셔도 되요. 닭볶음이나 순대볶음에 넣어도 향이 좋아요. 부침개에 넣어도 좋지요.
7. 상추, 쑥갓 : 여린 상추는 처음 받으면 시들하게 보일 수 있습니다. 꼭 찬물에 10분 이상 담궈 두세요. 부드럽고 싱싱한 상추가 됩니다. [맛있는 쌈장 - 된장(3), 고추장(1), 마늘소스(0.5), 참기름(0.5), 들풀효소(0.5), 깨소금]
8. 아욱(또는 근대): 아욱은 단백질, 칼슘, 무기질 등이 풍부해서 특히 아이들에게 좋답니다. [줄기 쪽은 쫑쫑 썰어 넣고, 행주 빨 듯이 박박 문질러 씻어서 녹색 물 빼내고, 된장국에 마른새우와 함께 넣어 푹 끓이면 맛있는 아욱된장국이 됩니다.]
9. 유정란 : 암탉, 수탉이 어울려 살며, 깻묵, 들풀, 청치, 생선 대가리, 조개, 굴 껍질을 먹으며 낳은 건강한 유정란입니다. [일반적으로 말하면, non-GMO 사료 먹인 방사 유정란].

❖ 다음 할머니보따리는 7월 11일(수)에 보내 드릴 예정입니다.
❖ 농협 473042-56-020271 최수영. (매달 5일 전으로 입금해주시면 좋습니다)                   

 

 안녕하세요? 맘씨 좋으신 이웃집 어르신(최범노, 김정자), 여름이 할머니(권정열), 여름이 아빠 엄마(최문철, 수영)과 여름, 여울 오누이가 함께 농사지은 감자입니다. 따로 유기농 인증번호는 없지만, 농약과 제초제, 화학비료 없이 정직하게 키웠습니다. 


 같은 감자라도 해마다 다르네요. 작년에는 비가 많이 오고 습해서 상하고 팔수 있는 감자가 많지 않았는데, 올해는 한달 이상 가뭄이 계속되어서 과연 감자가 어떻게 잘 컸을까 걱정이 많았습니다. 그래도 (작년 가을, 배추를 팔지 못해 모두 갈아엎었던 것이 좋은 밑거름이 되었는지...) 다른 밭보다는 제법 알이 굵게, 양도 넉넉하게 거두었습니다. 올해도 여름이네 햇감자를 맛있게 드셨으면 좋겠습니다. 드셔보시고 맛있으시면 주변에도 많이 알려주세요. 생각보다 감자가 잘 들어서 팔수 있는 양이 아직 꽤 남아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뜨거운 여름, 평안하세요^^ 


 감자를 잘 보관하는 법 

1. 혹시 찍혔거나 상하려는 감자가 있으면 먼저 골라내세요. 옆에 것까지 상할 수 있습니다. 

2. 박스에 신문지를 잘 덮어서(햇볕이 들면 초록색으로 변합니다) 그늘지고 바람이 잘 통하는 선선한 곳에 보관해주세요. 감자는 숨쉬는 생물이니, 밀봉하면 상합니다. 


▶ 감자 맛있고 재미있게 먹는 법

1. 여름철 별미간식. 찐 감자 : 중간 크기, 작은 것은 쪄먹으면 맛있어요. 소금 약간, 물 넉넉히 넣어서 푹 쪄내고(가뭄에 자란 것이라 푹~ 잘 쪄내야 맛있어요), 물을 따라내고 새로운 물을 조금 넣고 (기호에 따라 설탕, 소금 넣어) 우르르 끓여서 뜸들이고 꺼내서 드세요. 


2. 감자국 : 물(4컵)에 다시마(사방 10cm 1장), 국멸치(8마리) 넣고 5분 정도 끓이다가 다시마는 건져내고, 5분 더 끓인 다음 국멸치도 건져내고, 감자(1/2개), 양파(1/8개) 넣어 5분 정도 끓이고, [거품이 생기면 모두 걷어내세요.] 새우젓(1), 청양고추(1/2개), 후춧가루(0.2), 참기름(0.2) 넣고 마무리. 양파 감자국(2인분) 완성.


3. 별미 감자밥 : 밥 지을때, 감자를 한입 크기로 썰어 넣어주세요. 양념간장(진간장(2), 다진 파(1), 다진 마늘(0.5), 참기름(1), 깨(0.5), 후춧가루(0.2)) 만들어, 섞어 드시면 맛있어요.


4. 아이들이 좋아하는 감자스프 : 버터(1.5) 녹인 냄비에 양파(1/4개) 넣어 볶고, 감자(2개) 썰어 넣어 볶다가 물(1과 1/2컵) 넣어 10분 정도 끓인 다음. 모두 믹서에 갈아 냄비에 담고, 우유(1과 1/2컵), 파마산치즈가루(2), 고운소금(0.5), 후춧가루(0.3) 넣고 끓여 그릇 2개에 나눠 담고, 체다치즈(1/4장씩) 다져 올리고, 바짝 구운 다진 베이컨(1장씩) 파슬리가루 솔솔 뿌리고 마무리.


5. 볶아 먹고, 얇게 잘라서 오븐에 구워먹고, 생선찌게나 닭찜에도 넣어 드시면 맛있어요. 



▶입금처 : 농협 473042-56-020271 최수영   

▷가격 : 10kg 25000원,   20kg 44000원 

▷연락처 : 010-이육팔육-삼일오일(수영)   010-사칠오일-사삼일육 (문철) 



  지난주에는 저희 논에 모내기를 했습니다. 홍동중학교 전교생이 와서 하나하나 손으로 잘 심어주었고요. 뜬모도 끝내고, 그저께는 우렁이를 논에 넣었습니다. 우렁이가 풀을 먹어주어서, 농약이나 제초제 없이도 벼농사를 지을 수 있지요. 작년에도 우렁각시들이 풀을 잘 매주어, 풀 때문에 고생하는 일은 없었답니다. 올해도 열심히 풀 매주길! 모내기 마치고 문철은 크게 한숨을 돌렸답니다. (살짝 여유가 생겼단 이야기지요) 옆집 김정자 아주머니댁도 어제 모내기를 마치셨답니다. 논 일 맡아서 하시는 아저씨도 이제 한 숨 돌리실 여유가 생기셨겠지요? 이앙기로 모심어주시는 아저씨가 근래 심어본 모들 중에 아저씨댁 모가 제일 짱짱하다고 하셨다네요. 기분좋은 이야기가 아닐 수 없습니다^^
  논에 모내기하고 물대려니 물이 많이 필요할 때이고, 밭에도 감자 알 들어차고, 고구마 심고 하려면 역시 물이 간절한데, 한 달 내내 가뭄이 계속 되어 걱정입니다. 홍동천도 여기저기 바닥이 보일 듯하네요. 이렇게 가뭄이 오래 되다가, 또 작년처럼 여름 장마가 길어지는 건 아닐지 걱정입니다. 기우제라도 지내야 할까요? 적절한 때에 단비가 오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요즘, 오디, 앵두, 버찌, 보리수가 한창입니다. 아이들과 산책하며 따 먹는 재미가 쏠쏠하네요^^

1. 완두콩 : 이른 여름에 첫 수확을 하는 완두콩이예요. 수확이 많지 않아, 조금씩 넣어드립니다. 꼬투리 채 쪄서 드셔도 좋고요. 까서 밥에 넣어 드셔도 됩니다. 
2. 오디잼 (냉장보관) : 뽕나무에 오디가 주렁주렁! 일반 잼보다, 설탕이 좀 적게 들어가서 쉽게 상할 수 있으니, 꼭 냉장보관하고 빨리 드세요. [얼린 두유(우유)를 살짝 녹여 오디잼 한 숟갈 넣으면 맛있는 엄마표 아이스크림.)
3. 깻잎순 : 깻잎 어린순입니다. 깻잎처럼 쌈 싸서 드시거나, 마늘, 국간장 기름 넣고 볶아서 드셔도 되요. 닭볶음이나 순대볶음에 넣어도 향이 좋아요. 부침개에 넣어도 좋지요. 
4. 고춧잎과 풋고추 : 방아다리 아래 고춧잎과 고추를 따서 보내드립니다. 방아다리 아래를 따주어야 고추가 잘 자란답니다. 무쳐먹으면 별미. [고춧잎은 살짝 데쳐 국간장(1), 다진파마늘(1), 깨, 참기름으로 무쳐드세요.]
5. 비름나물 : 여름철 배앓이에 최고라는 비름나물. 살짝(2분정도) 데쳐서, 마늘고추장(1), 다진파(1), 다진마늘(0.5), 깨(0.5), 참기름(1)넣고 무쳐 드세요.
6. 호박 : 좀 빨리 심은 호박이 열리기 시작했어요. 보따리 보내는 날을 기다리다보니, 호박이 좀 늙었네요. 씨가 많은 부분만 잘라내 드시면 됩니다. 여름 열매 채소는 하루 이틀 사이에 쑥쑥 자라니 이해하시고 드셔주셔요. 
7. 오이 : 첫 오이네요. 아삭하니 맛있어요. 
8. 상추, 쑥갓 : 여린 상추는 처음 받으면 시들하게 보일 수 있습니다. 꼭 찬물에 10분 이상 담궈 두세요. 부드럽고 맛있는 상추가 됩니다. 하우스에서 한잎 한잎 따서 파는 상추와는 다른 부드러운 맛이예요. 날이 더워지기 전 마지막 상추가 될 것 같네요. 쑥갓은 찌게에 넣어 드세요.  
9. 유정란 : 암탉, 수탉이 어울려 살며, 깻묵, 들풀, 청치, 생선 대가리, 조개, 굴 껍질을 먹으며 낳은 건강한 유정란입니다. [일반적으로 말하면, non-GMO 사료 먹인 방사 유정란].


❖ 다음 할머니보따리는 6월 27일(수)에 보내 드릴 예정입니다.
❖ 할머니보따리 농사 블로그:  sonong.tistory.com
농부의 하루 | Posted by 여름울 2012. 6. 1. 18:41

2012.06.01 모내기 하는 날!


오늘은 모내기 하는 날! 
논에 모를 심는 것도 즐거운 일이지만, 더 즐거운 것은 아이들을 논에 심는 일^^ 
얘들아, 모들아 부디 지금 여기에 뿌리를 내리고 무럭무럭 건강하게 자라다오~
농부의 하루 | Posted by 여름울 2012. 5. 31. 18:36

모내기 하루전날.


예쁘게 잘자라 주어 고맙다. 내일 넓은 논으로 이사가자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