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보따리'에 해당되는 글 49건
- 2012.06.14 [2012. 6. 12] 스물 아홉번째 할머니 보따리 이야기 2
- 2012.05.29 [2012. 5. 29] 스물 여덟번째 할머니 보따리 이야기 12
- 2012.05.09 [2012. 5. 9] 스물일곱번째 할머니 보따리 이야기 14
- 2012.04.24 [2012. 4. 24] 스물 여섯 번째 할머니 보따리 이야기 21
- 2012.04.13 [2012. 4. 12] 스무 다섯 번째 할머니 보따리 이야기 12
- 2012.04.04 [2012. 3. 27] 스무 네 번째 할머니 보따리 이야기 8
- 2012.02.28 [2012. 2. 27] 스무 세 번째 할머니 보따리 이야기 18
- 2012.02.15 [2012. 2. 12] 스물두 번째 할머니 보따리 이야기 12
- 2012.01.30 [2012. 1. 30] 스물한번째 할머니 보따리 이야기 21
- 2012.01.16 [2012. 1. 16] 스무번째 할머니 보따리 이야기 8
할머니들께서 나흘 동안 내내 감자밭에서 김매시고, 북도 주시고(초록 감자가 생기지 않도록 뿌리 부분에 흙을 덮어주는 일) 하시더니 “팔이 없어지는 줄 알았는디, 그래도 하룻밤 자고 일어나니 팔이 붙어 있더라고!” 이야기하십니다. 팔이 집을 나가고 싶을 만큼, 일이 많은 일철입니다.
보따리에 챙겨 넣으실 생각에 죽순을 따와서 자르고 쪼개고 말리고, 뽕잎도 따다가 장아찌 만드시고 하시느라 쉴 틈이 없으시네요. 뽕잎, 감잎이 몸에 좋다는 이야기를 들으시더니, 차 만드는 법을 배워서 뽕잎차, 감잎차도 만들고 계십니다. 생각대로 잘 안 되서 속상할 때도 있지만, 보따리 식구들과 좋은 것 나눠 먹으려고 새로운 것도 배워가며 다들 애쓰고 계시답니다.
뽕잎을 따고 있어요. 뽕잎을 하나하나 따내면서, 젊은 시절에 누에 기르고, 실 뽑아서, 베 짜던 추억을 술술술 실 뽑듯이 풀어주시네요
올해는 어쩐 일인지, 열무를 세번이나 다시 심었는데도 잘 자라지 않고 있네요. 아욱, 근대도 파종은 했는데 쑥쑥 자라지 않고 있고요. 봄에 넉넉히 넣어드리면 좋을 열무, 아욱은 좀 더 기다려 주셔야 할 것 같아요. 봄가뭄이 심해서 먼지만 풀풀 날리더니, 내일은 정말 오래간만에 비소식이 있네요. 얼마나 반가운 소식인지요? 단비를 흠뻑 맞고, 열무도 아욱도 감자도 양파도 쑥쑥 잘 자랐으면 좋겠습니다.
여름이네 논은 쟁기로 갈아엎고, 논두렁도 바르고, 물대는 일까지 해놨구요, 써래질까지 마치면, 6월 1일에는 모내기를 한답니다. 작년처럼 홍동중학교 전교생이 와서 손모내기를 할건데요, 백여명의 아이들이 길게 늘어서서 모를 심는 모습이 아주 장관이랍니다. 아이들의 밝고 맑은 기운을 받아, 올 해도 튼실한 알곡이 맺히길!
1. 죽순 : 중국집에서 만나던 죽순입니다. 양파, 무 등 집에 있는 야채와 볶아서 드시면 되요. 간장, 마늘을 넣으면 더 맛나지요. 겨울에도 보내 드릴려고 잘라서 말리고도 있어요.
2. 뽕잎차 : 따뜻한 물에 우려드시면 좋아요. 뽕잎차 만드는 법을 배워서 처음으로 만들어본 뽕잎차 입니다. 몸에 좋다니 많이 드세요. 뽕잎은 칼슘, 철분, 단백질이 많다지요? 피를 맑게 해주고, 당뇨에도 좋다고 하네요. 카페인도 없으니 애들과 함께 맘 놓고 드세요. [녹차처럼 우려내어 드시거나, 가루를 내어 요리에 사용하셔도 좋아요]
3. 마늘쫑 : 마늘쫑이 쑥쑥 올라옵니다. 마늘쫑 먹으니, 여름이 오고 있는 것 같아요. [1.소금을 뿌려서 간이 배이도록 하고 살짝 헹궈줍니다. 2.기름 두르고 (멸치, 마른새우 있으면 먼저 볶다가) 마늘쫑 넣고 볶아주세요. 3. 간장으로 간을 하고, 깨소금 뿌리면 훌륭한 초여름 밑반찬이 됩니다] [장아찌를 담궜다가 먹어도 맛있어요]
4. 햇양파 : 알이 제법 굵어지고 있는 양파 중에 숫놈을 먼저 뽑아 보냅니다. 양파에도 암, 수가 있다니 신기하지요? 숫놈은 꽃대가 올라오는 것으로 양파 수확기까지 두면, 가운데 질겨져서 먹기 불편하답니다. 냉장 보관해서 드세요.
5. 시금치 : 시금치토장국, 시금치무침 해 드세요. 저는 시금치만 보면 김밥싸서 소풍가고 싶어요.
6. 상추 : 저희 밭(노지)에서 상추가 잘 올라왔어요. 여린 상추는 처음 받으면 시들하게 보일 수 있습니다. 꼭 찬물에 10분 이상 담궈 두세요. 부드럽고 맛있는 상추가 됩니다. 보따리 회원분중에는 상추로 전을 부쳐 먹는데, 아주 맛있다는 소식 올려주셨네요. (부추와 함께) 한번 전 부쳐서도 드셔보세요. [쌈장은 된장, 들풀효소, 깨소금, 들기름, 마늘 넣으면 쉽고 맛있게 됩니다]
7. 부추 : 비가 좀 오면 더 부추가 잘 올라왔을텐데... 양이 되는대로 보내드립니다.
8. 뽕잎장아찌 : 여린 뽕잎으로 담근 뽕잎장아찌입니다. 좀 더 두고 드셔도 맛이 좋습니다.
9. 유정란 : 암탉, 수탉이 어울려 살며, 깻묵, 들풀, 청치, 생선 대가리, 조개, 굴 껍질을 먹으며 낳은 건강한 유정란입니다. [일반적으로 말하면, non-GMO 사료 먹인 방사 유정란].
❖ 다음 할머니보따리는 6월13일(수)에 보내 드릴 예정입니다.
2012.05.08 참깨 심는 이른 아침
5월은 갈아엎고, 심는 달이네요. 새벽에도, 저녁에도, 주말에도 계속 밭 갈고, 두둑 만들고, 심고, 멀칭하는 일이 계속됩니다. 작년에 받아 둔 씨앗 중에서 참깨, 땅콩, 호랑이콩, 덩쿨콩을 심었고, 이른 봄부터 열심히 키운 고추, 단호박, 애호박, 오이, 토마토, 옥수수 모종들도 본밭에 옮겨 심었습니다. 지난 가을에 심어 둔 양파, 마늘, 보리도 밭에서 쑥쑥 잘 자라고 있네요. 아, 고구마 순도 열심히 기르고 있어요. 마당 빗자루라도 나서서 일을 해야 할 것 같이 바쁜 날들이네요. 이 바쁜 와중에 할머니들은 마을 장터에서 봄소풍 도시락으로 유부초밥, 김밥, 깻잎쌈밥을 만들어서 팔기도 하셨고요. 내일은 요리교실에서 젊은 새댁들에게 맛있는 도시락 비법들을 가르쳐 줄 예정이랍니다.
5. 부추: 싱싱하게 잘 올라왔어요. 비소식은 없지만, 부추전에 막걸리 한잔. 저도 생각나는 메뉴^^
“엄니, 하루 종일 어디가셨어요? 집전화도 안 받으시고, 핸드폰도 꺼져있고...”
“가긴 어딜 가? 하루 종일 밭에 가 있었지. 밖에서 할 일이 천지여!”
드디어 일철이 시작되고, 낮이 길어지기 시작하니, 할머니들은 아침부터 저녁 해질 때까지 엄청 바쁘십니다. 도라지, 상추, 아욱, 근대, 시금치 씨앗을 밭에 심고, 대파, 호박, 오이, 가지 등은 포트에 씨앗을 심어, 모종을 기르고 있답니다. 밭 한 켠에는 고구마순을 열심히 기르고 있고요. 파밭에서 김도 매고(풀 뽑는다는 이야기지요), 마늘 밭도 매야 하고. 짬짬이, 머위 따다 장아찌 담그고, 겨우내 저장했던 당근으로는 효소를 담으셨답니다. 먹성 좋은 암탉들이 배고프다고 고고고 울면, 하루에 두 세번씩 풀 뜯어다 닭 모이로 가져다 줘야 하지요. 싱싱한 풀을 먹어야, 노른자가 노랗게 예쁜 달걀을 낳는답니다.
보릿고개라고 아시지요? ‘묵은 곡식이 떨어지고 보리가 아직 여물지 않아 농가의 식생활에서 가장 어려움을 겪게 되는 음력 4~5월경을 이르던 말’이라고 백과사전에 나오네요. 할머니보따리도 보릿고개 같아요. 겨울에 저장해두었던 것이 점점 줄어들고, 이제 막 심고 있으니, 밭에서 수확할 것은 많지 않네요.(보따리에서 쪽파와 시금치만 밭에 심어 재배한 것). 하지만 그 대신 저희가 기르지 않아도, 온 지천에 쑥, 머위, 민들레가 그득합니다. 민들레는 벌써 꽃이 피기 시작했고요^^ 대신 봄나물(쑥, 머위)은 찾아다니고, 캐고, 다듬는 데에 시간이 많이 걸린답니다.
남편의 일터, 꿈이자라는뜰(마을 장애청소년들을 위한 배움터와 일터 http://greencarefarm.org)에서 정성껏 기른 모종(한련화, 피망, 파프리카, 가지, 청양고추, 토마토, 참외, 단호박, 수세미, 양배추, 양상추, 근대, 바질 등)을 5월 4일부터 판매합니다. 모종도 사실 겸, 일손도 나눠주실 겸, 마실한번 오세요. 베란다에 작은 텃밭 마련해보시면 어떨까요?^^
1. 쑥개떡 반죽 : 제철인 쑥과 쌀을 함께 빻아 만든 쑥개떡 반죽입니다.
1) 동글, 납작하게(크기 :10cm, 두께 5mm 정도) 모양을 만드세요.
2-1) 찜기에 올려 찐다. (송편에 기름 바르듯이, 참기름, 물 약간, 소금약간 넣고 쑥개떡에 바르세요)
찐 쑥개떡은 한 김 식혀서 먹으면 더 맛있어요.
2-2) 기름을 두른 팬에 약한 불로 구워 익혀 드세요. 얇게 눌러주면서 구우면 더 빨리 맛있게 익어요.
3) 조청 찍어 드시면 더욱 맛나요.
2. 쪽파김치 : 잘 자란 쪽파로 담근 할머니보따리표 쪽파김치. 입맛대로 익혀 드세요.
3. 단풍깻잎장아찌 : 작년 가을, 마지막 남은 단풍깻잎으로 담궈 둔 장아찌예요. 우리 여름이도 밥에 척척 올려서 맛있게 잘 먹네요. 별다른 요리 없이, 그냥 바로 드시면 되요.
4. 마늘소스 : 마늘, 식초, 설탕, 소금으로 만든 비법소스. [꼭 냉장보관 해주세요]
1) 마늘소스+고추장 =초고추장.
2) 마늘소스+간장 깨소금 참기름(올리브유)=샐러드 드레싱.
3) 마늘소스+고춧가루 깨소금 참기름=겉절이 양념(상추, 배추 등)
5. 시금치 : 시금치가 먹기 좋게 자랐습니다. 시금치토장국, 살짝 데쳐 시금치 무침 해드세요. 봄소풍 김밥에도 필수.
6. 머위 : 쌉싸름한 맛의 머위나물. * 줄기부분 껍질을 살짝 벗기고, 30초 정도 데쳐서, 찬물에 30분 이상 담가 쓴맛을 뺍니다. [초고추장 양념에 무쳐 드세요] [호박잎 드시듯, 살짝 쪄서 쌈채소와 함께 쌈밥으로 드세요.]
7. 쌈 채소 : 홍성유기농에서 기른 쌈채소입니다.
8. 식혜 : 쌀과 직접 싹틔운 엿기름으로 만든 식혜. (할머니들이 날 더워지기 전에 몇 번 더 보내자고 하시네요)
9. 유정란 : 암탉, 수탉이 어울려 살며, 깻묵, 들풀과 청치, 생선 대가리, 조개, 굴 껍질을 먹으며 낳은 건강한 유정란입니다. [일반적으로 말하면, non-GMO 사료 먹인 유정란] 암닭의 컨디션에 따라, 10개가 안될 수도 있으니 이해부탁드려요^^
다음 할머니보따리는 5월 8일(화)에 보내 드릴 예정입니다. 작물의 상태에 따라 변경될 수 있어요.
농협 473042-56-020271 최수영.
봄이 왔습니다. 여기저기 수선화가 활짝 피고, 매화꽃도 피기 시작하네요. 무엇보다 봄비가 내리고 나니, 밭이 전부 풀밭이 되었습니다. 하하. 웃을 일이 아닙니다. 달래, 냉이, 쑥, 질경이, 소리쟁이, 지칭개... 그리고 이름 모를 풀들이 빼곡히 올라옵니다. 하루가 다르게 푸르게 변해가는 밭을 보고 있잖니, 봄이 온 것이 반갑고, 생명이라는 것에 흐뭇한 미소를 짓게 됩니다만, 곧이어 ‘저 풀을 언제 다 매나?’ 걱정이 앞섭니다. 이동식 닭장이 있다면, 우리집 닭들을 파견하여 풀을 먹어 치라 할텐데, 제가 풀을 베어 닭에게 가져다 주려니, 도저히 풀나는 속도를 따라 잡을 수가 없네요.
이번 할머니 보따리에도 봄나물이 가득합니다. 할머니들이 며칠을 밭둑, 논둑을 샅샅이 뒤져서 캐내신, 민들레, 달래, 미나리와 밭에서 올라온 보드라운 유채, 쪽파를 보냅니다. 모두 유기농으로 농사짓는 논둑, 밭둑이지요. 보따리와 함께 홍동의 봄을 선물로 드리고 싶네요.
참, 월간 <샘터> 5월에 할머니들의 이야기가 실렸습니다. ‘할머니의 부엌 수업’이라는 코너에서 봄의 진미를 소개해 드렸지요. [사진설명: 오른쪽부터 권정열할머니(저희엄니), 최영숙할머니(건너편집, 보따리 포장할 때마다 많은 도움주시지요), 김정자할머니(옆집, 조청 고추장 박사님)] 할머니보따리 블로그보고 취재하러 오셨는데, 할머니들께 즐거운 추억이 되었답니다.^^ 보따리 식구 여러분, 봄나물 맛나게 드시고, 건강하고 활기찬 봄 맞이하세요.
1. 도라지 : 밭에서 3년 이상 자란 도라지예요. 농약 먹고 자란 인삼보다, 더 훌륭한 약이 되지 않을까 생각돼요. [고추장, 조청, 깨소금, 매실엑기스나 식초 조금 넣고 무쳐 드세요. 그냥 고추장에 찍어 드셔도 맛있어요] 감기 걸렸을 땐, 대추 생강 파뿌리 도라지 넣고 끓여 드셔도 좋지요. 싹이 올라오기 전에 캔 도라지라 연하고 부드러운 맛 이예요. 할머니들이 기나긴 밤에 일일이 껍질 벗겨 보내드립니다.2. 민들레 : 유기농으로 작물을 심는 논둑, 밭둑에서 채취했습니다. 민들레는 열을 내려주고 염증을 없애주며 해독작용과 항암효과가 있답니다. 간에도 좋다고 하네요. 쌉싸름한 맛이 입맛을 돋웁니다. [고춧장 2, 고춧가루 조금, 매실효소1, 조청1, 식초1, 참기름, 통깨. 넣고 초고추장 만들어 무쳐 드세요.] *많이 쓰면, 소금물에 담궜다 드세요.
3. 유채 : 유채꽃 아시지요? 생으로 쌈장에 찍어 드셔도 되고요. 살짝 데쳐서 된장양념(된장1 고추가루 조금, 다진마늘조금, 참기름, 깨)에 무쳐 드셔도 좋아요.
4. 쪽파 : 쪽파가 먹기 좋게 자랐네요. 부추전처럼, 파전(밀가루, 계란, 파, 오징어나 조갯살) 부쳐 먹어도 되고요. 살짝 데쳐서 초고추장에 찍어먹어도 되요.
5. 달래 : 논둑, 밭둑, 저희 집 마당에서 캤어요. [뿌리째 쫑쫑 썰어, 간장, 고춧가루, 마늘, 깨소금 넣고 달래간장 만들어, 비벼 먹거나 김에 싸서 먹으면 다른 반찬이 필요 없답니다.]
6. 미나리 : 깨끗한 논둑 아래 물길에서 자란 미나리예요. 미나리는 해독작용이 있답니다. [생선찌게에 넣어 드셔도 되고요. 데친 오징어나 골뱅이를 넣어 함께 무치면 별미입니다. 술안주로도 좋겠네요.]
7. 콩나물 : 농사지은 검은콩으로 직접 시루에서 길러냈어요.
8. 당근 : 지난 가을에 수확해서 저장해둔 당근. 모양은 어설퍼도, 맛은 꽤 괜찮답니다.
9. 식혜 : 쌀과 직접 싹틔운 엿기름으로 만든 식혜. 단맛이 덜 하신 분은 설탕을 조금 더 넣어서 드세요.
10. 유정란 : 암탉, 수탉이 어울려 살며, 깻묵, 들풀과 청치, 생선 대가리, 조개, 굴 껍질을 먹으며 낳은 건강한 유정란입니다. 날이 길어지고, 햇볕이 좋으니 날마다 낳는 개수도 많아지고, 달걀껍질도 튼튼하네요.
* 보내드리려 했던 냉이는 꽃이 펴서 질겨졌고, 시금치도 아직 덜 자랐고, 무장아찌도 맛이 덜 들어 다른 작물로 바꾸어 보내드립니다^^
* 참, 유채나 민들레가 시들해보이나요? 차가운 물에 10분정도 담궈두시면 생기를 되찾는답니다^^
❖ 다음 할머니보따리는 4월 24일(화)에 보내 드릴 예정입니다. 작물의 상태에 따라 변경될 수 있어요.
❖ 농협 473042-56-020271 최수영. (매달 5일 전으로 입금해주시면 좋습니다)
할머니보따리를 시작한지, 꼭 일년이 되었습니다. 시작하면서, 또 매번 보따리를 꾸리면서, 계속 할 수 있을까? 노심초사하는 날도 많았는데, 벌써 1년을 꽉 채우고 24번째 보따리를 보냅니다. 처음이라 미숙한 점도 많고, 작년에 비가 많이 와서 작물들이 제대로 자라지 못해 많이 아쉬웠지요. 보따리 식구들은 익숙하지 않은 나물, 채소 다듬어 드시는 것도 쉽지 않으셨을텐데, 불평 없이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한 해를 돌아보니... 할머니들, 저희 애들 선물까지 챙겨서 저희집에 놀러 오신 분들도 계셨고, 할머니들 여행 가신다고 여비를 보태주신분도 계시지요. 직접 만든 수제비누를 보내주신 가족들도 있었고요. 신문지, 박스, 계란박스, 완충제를 차곡차곡 모아, 보내 주시기도 했지요. 무엇보다 저희 집에 오셔서 함께 이야기 나누고, 할머니들 뵙고서는 ‘할머니들 덕분에 귀한 것 잘 먹고 있다’며 할머니들을 꼭 안아주셔서 큰 격려를 받기도 했답니다. 어떤 분은 할머니보따리를 받으면, 돌아가신 친정엄마 생각이 나신다는 분도 계셨지요. 고맙습니다. 더 이상 고향이 없고, 뿌리가 없는 이 시대에, 할머니보따리를 통해 고향과 같이 언제든 가고 싶은 곳, 만나고 싶은 사람들이 있는 곳을 덤으로 받으신다면 참말로 좋겠습니다. 고향 냄새, 엄마 손맛을 조금이나마 채워 줄 수 있는 할머니보따리가 되면 좋겠다는 소박하지만, 결코 쉽지 않은 꿈을 꾸어봅니다.
할머니들은 이집트, 이스라엘, 요르단까지 건강하고, 즐겁게 여행 잘 다녀오셨고요. 감자밭을 만들어 4일간 감자도 심으셨습니다. 문철군은 고추, 가지, 피망 등을 파종하고 모종을 기르고 있답니다. 밭에는 냉이가 한창이고, 봄동(사진), 달래, 쑥, 수선화가 조금씩 올라오고 있습니다. 다음주에는 앞으로 1년간 할머니보따리 계속 하실지 전화 한번 드릴께요. 안부인사도 나눌 겸. 반갑게 받아주세요. 환절기 감기 조심하세요.
1. 땅콩 : 마지막으로 보내드리는 땅콩입니다. 껍질을 까서 보내드리니, 냉장고에 넣어두시고 밥하실 때 한줌씩 넣어 잡곡처럼 드셔보세요.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견과류입니다. 볶아서 간식으로 드셔도 좋아요.
2. 냉이 : 유기농으로 농사짓는 밭, 논둑에서 자연스레 자란 냉이를 캐서 보내드립니다. 밤이 늦도록 할머니들이 정성으로 하나하나 다듬어 보냅니다. [쫑쫑 썰어서 부침개해도 좋아요. 된장찌개에 넣어도 좋고, 살짝 데쳐서, 고추장+1조청(또는 들풀효소)+깨소금 또는 된장(1)+참기름(0.5)+마늘(0.5)+깨소금에 무쳐도 맛있지요]
3. 마늘쫑 장아찌 : 작년에 담아 둔 것이예요. 입맛 돋을 수 있을 것 같아 넣었어요. 고기 먹을 때 같이 쌈싸서 드셔도 좋아요.
4. 삶은 시래기 : 겨우내 말려둔, 무청 시래기입니다. 비타민과 철분이 엄청 많아요. [1. 시래기를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서, 국간장, 된장(청국장), 다진 파마늘, 들기름, 국멸치 넣고 볶다가 물을 조금 넣고 푹 끓여 드세요] [2. 시래기밥 - 시래기를 넣고 밥을 하고, 양념장에 비벼 드세요]
5. 동치미 무침 : 동치미에 갖은 양념해서 무쳤습니다. 저희 어머님의 별미 반찬입니다.
6. 모둠쌈 : 푸른 야채가 부족한 것 같아, 이웃 정해일 농부님 댁 비닐하우스에서 유기농법으로 자란 상추, 치커리, 겨자채 등을 구해 넣어드립니다.
7. 무, 배추 : 최고의 자연저장고, 땅 속에 묻어 두었던 무, 배추입니다. 배추 된장국도 끓이고, 무쳐드세요.
8. 식혜 : 쌀과 직접 싹틔운 엿기름으로 만든 식혜. 단맛이 덜 하신 분은 설탕을 조금 더 넣어서 드세요. 날이 따뜻해져서 마지막 식혜가 될 듯 하네요^^
9. 유정란 : 암탉, 수탉이 어울려 살며, 깻묵, 들풀과 청치, 생선 대가리, 조개, 굴 껍질을 먹으며 낳은 건강한 유정란입니다. 날이 길어지고, 햇볕이 좋으니 날마다 낳는 개수도 많아지고, 달걀껍질도 튼튼하네요.
* 감자 : 덤으로 몇개 넣습니다. 땅에 묻어 저장해서 둔 것입니다. 싹이 좀 난것도 있고, 흠이 있는 것도 있지만, 남은 것이 넉넉해서 덤으로 보내드리니, 잘 골라서 드세요. 6월말에 나올 햇감자를 기다리며. ^^
❖ 다음 할머니보따리는 4월 10일(화)에 보내 드릴 예정입니다.
▷▶ 원래 예정했었던 깐 땅콩은 다음에 보내드리게 되었어요.
이번에 준비가 안되어서 빼기로 했는데... 제가 전달을 제대로 못받아서 편지에 함께 썼네요...
죄송합니다. 다음에 꼭 보낼께요^^
❖ 다음 할머니보따리는 3월 21일(수)에 보내 드릴 예정입니다. 3월은 1회만 보냅니다.
지난 여름에 이어, 이번에도 할머니보따리 가족들-김정자 할머니, 권정열 할머니, 최문철, 최수영, 최여름, 최여울- 모두가 총출동해서 정농회 겨울 연수에 잘 참여하고 왔습니다. 이번에는 가까운 홍동 문당리 환경농업교육관에서 연수회가 열려 어렵지 않게 참석할 수 있었답니다. 한평생 정직하게 신앙으로 농사 지어오신 훌륭한 백발의 농부님들, 여전히 실험 중인 젊은 농부들, 농촌에서 살아 남을 수 있는 자신만의 방법을 터득한 중년의 농부님들... 전국에서 모인 다양한 농부들의 농법, 유통, 생활, 자녀교육을 엿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문철군은 ‘꿈이자라는뜰(장애학생들을 위한 배움터와 일터)’을 소개하기도 했지요. 농부들이 넉넉히 준비해 온 먹거리를 끼니 때마다 서로 나누어 먹는 것도 아주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저희 할머니들은 나박김치를 담궈 가셨답니다.
바른농사 정농회 겨울연수중입니다. 하승수선생님이 원자력발전을 멈추는 일에 대하여 열강을 해주셨습니다.
대보름날, 논에서는 달집을 태우고, 여름이는 쥐불놀이 깡통을 들고 섰습니다.(여름이는 열살이 되면 깡통을 돌려보겠다고 합니다. 대신 아빠가 신나게 휘돌렸지요^^)
설날은 잘 지내셨나요? 저희는 가족끼리 조용한 명절 보냈답니다. 아이들과 함께 만두를 빚어 떡만두국을 끓여 먹고, 여름이는 아빠와 눈썰매도 탔지요. 비료포대에 지난해 모아 둔 낙엽을 넣어 폭신하게 만들고, 튼튼한 줄을 매어 훌륭한 썰매를 만들었습니다. 비탈진 논둑길에서 혼자 내려오기도 하고, 밭에서는 아빠가 끌어 주는대로 신나게 썰매를 탔지요. 바깥에서 실컷 놀고 나면, 집안에서도 재밌게 잘 지냅니다. 아이들은 겨울에도 바깥에서 놀며 에너지를 써야 몸과 마음이 편한 가 봅니다.
1. 숙주 : 녹두를 잘 갈무리해서, 매일 아침저녁으로 물을 주어 일주일 동안 아줌니댁 안방에서 길렀습니다. [끓는 물에 3분 정도 데쳐서, 찬물에 헹구어 물기 빼고, 소금1, 다진마늘1, 참기름1, 깨소금 넣고 무쳐 드세요.]
올해는 음력설이 빨리 찾아와서인지, 1월이 더욱 짧게 느껴집니다. 얼마 전까지는 5시 반만 되어도 캄캄해졌는데, 요즘엔 6시가 되어야 어둑해집니다. 그만큼 해가 길어졌다는 이야기겠지요? 해가 길어졌다는 건, 겨울이 끝나가고, 일철이 다가온다는 소식이네요. 난로 덕분에 따뜻한 겨울을 보내서인지 더욱 겨울이 지나가는 것이 아쉽네요. 다음 주가 음력설이어서, 설음식에 필요한 먹거리 위주로 챙겨 보냅니다.